은호야 안녕? 아직도 여기는 널 잊지 못하는 눈화임호들의 절규가 가득하단다. 밥 잘 챙겨먹고 영화 잘 찍고 있는거지? 오늘 인터넷에서 천정명이 스텝 멱살을 잡았다는 기사를 봤어. 사연이 어떤것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단다. 정명이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그 이유를 다 들어주진 않는다. 정명이 입장에서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순간적으로 보여지는 작은 행동이 그의 이미지에 흠을 내게 되는것이지. 니가 더 잘 알겠지만, 기자들은 촉수를 세우고 꺼리가 던져지기만을 기다렸다가 미끼가 던져지면 덥썩물어 자기 취향대로 손으로도 쓰고 발로도 쓰고 그러는거란다. 정명이도 아마 너처럼 최근에 큰 사랑을 받은걸로 알고 있어. 여우야를 한번도 보진 않았지만, 시청률이 엎치락 뒤치락 한걸 보면 은호만큼이나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졌으려니 생각된다. 그러니 기자들의 관심 사정권안에 들어와 있다가 걸려든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호사다마라는 얘기가 있지. 좋은일에는 항상 마가 낀다는것. 살면서 느끼는건데 그말 과히 틀리지 않다는거다. 사람들은 변덕스러워서 작은 기사 하나에 과거까지 들춰내기도 하고 별 희한한 추측을 해대기도 하고 하면서 당사자를 깊은 구덩이에 꼭꼭 밟아 묻기도 한단다. 좋은 일이 있을수록, 자신에게 찬사가 쏟아질수록 더 자신을 살피고 주위를 돌보고 겸양의 미덕을 발휘해야 모든 이들을 너의 편으로 만들어 둘수 있는거란다. 은호가 현금에게 보여주었던 자신을 낮추는 자세.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덕목이란다. 나이 어린 너에게 너무 이것저것 요구하는게 많은것 같아 미안하지만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이런 글을 쓰는구나. 우리 영리한 은호가 다 알아서 잘 하겠지만 엄마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구나. 이해하렴. 오늘도 잔소리해서 미안하다. 안녕.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