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주의, 오글주의, 내용이상주의


칠흙같이 어둡고 좁은공간..
지상의 시신이 누워있다...

하지만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지상의 몸!
눈꺼플 아래로 연신 눈동자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상의 눈앞에 아름다운 제주도 숲이 펼쳐져있다. 그리고 저 멀리에 검은색의상을 입고 서 있는 리타의 뒷모습이 보인다.
너무나 보고싶었던 리타..
리타를 한걸음에 달려가 앉고싶지만 어찌된영문인지 발걸음이 떼지지않는다. 뒤돌아선 리타의 얼굴엔 슬픔이 가득차있다. 한손엔 리타가 이름붙인 인형이 들려있다.
그리고 얼마뒤 저 뒷쪽에서 리타를 향해 다가오는 무리들이 보인다...감염자들이었다!

\'안돼!!\'

목소리조차 나오지않는 지상은 리타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를 써보지만 꼼짝을 할 수가 없다. 그 사이 감염자들이 리타를 덮친다.
그 순간 깊은 잠에서 지상은 눈을 번쩍뜨며 깨어난다!

자신이 관안에 누워있는지도 모른채 지상은 이 좁고 어두운곳에서 빠져나와야한단생각으로 몸부림쳤다. 부서진 관 틈사이로
모래와 흙이 순식간에 지상의 몸위를 뒤덮는다.
재빨리 무덤에서 빠져나온 지상은 혼미한 정신으로 주위를 둘려본다.
줄지어 늘어진 무덤들.. 그제야 지상은 자신이
다시 살아났음 알아챈다.
그리고 생각나는 단한사람

 유리타!



마음 놓지못하는 수은을 겨우 보낸 리타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옷방 문을 연다.
그곳엔 이미 다 싸여져있는 트렁크옆에 영희 인형이 놓여져있다.
물을 마시러 냉장고 문을열어보니 그간 수은이 사다놓은 죽들이 쌓여있다. 지상이 떠난후로 줄곳 위로해주며 옆에서 보살펴준 수은이 고마워 리타는 침실책상에 앉이 종이 한장을 꺼낸다.
기분탓일까..? 코체니아에 가서 지상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고 마음을 추스릴겸
 이곳저곳 여행을 다닐생각에 오랫동안 못볼 수은에게 쓰는 편지는 마치 마지막인사를 건내는듯 씌여져있었다.

"우리 최수은.. 이 편지보면 내가 죽으려간다고 오해하겠네..."

리타는 쓰던 편지를 이내 구긴채 책상 귀퉁이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꺼내든 새종이에 편지를 쓰려던 순간 현기증을 느낀 리타는 침대에 다시 누웠다.

5시간 뒤면 코체니아에 가기위해 비행기를 타야할시간.. 지상의 장례식이후 한달을넘게
집밖을 나가지 않았던 리타는 집안이 갑자기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것저것 또다시 복잡해진 머리속을 식히고 싶던 리타는 차리리 공항에서 기다리자며 나갈준비를 마친 후 서둘려 집밖으로 나간다.



리타가 나가고 얼마뒤 지상이 리타에 집에 도착했다. 흙이 온몸를 뒤덮은 지상은 그것도 모른채 리타의 집에 뛰어 들어온다.

"유교수! 유교수!"

아무리 불러도 적막하고 고요한 리타의 집.
마지막 기대를 하며 리타의 침실문을 열었지만
리타는 그곳에 마저 없었다. 힘이 빠진 지상은 리타의 침대에 털썩 주져 앉는다. 자신이 살아돌아왔을때 가장 기뻐할사람이 리타라는걸 지상 또한 너무 잘알기때문이다.
리타의 체취가 묻어나는 방안.
이리저리 보던 지상의 눈에 책상 위 구겨져있는 종이가 들어온다.
책상에 다가가 종이를 펼쳐 읽어내려간 지상의 손이 떨리기 시작한다.

\'설마... 설마...
무슨생각을 하고 떠난거야.....\'

그간의 리타의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편지에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침착해지기 위해 지상은 애를 쓴다.
지상은 리타가 수은에게 자신과 마지막으로 가기로 한곳에 가봐야한단 편지내용을 생각하며 그곳이 어딘지 기억을 더듬는다.
그리고 이내 영희를 생각해낸다.



검은색모자에 검은색 옷을 입은 리타는 말없이 비행기창 밖 구름 위로 떠오른 해를 보며 지상과의 마지막을 회상한다..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내서야 도착한 곳에서 약속했던 영희를 만나 지상의 편지를 건내며 리타는 영희를 위로했다.

저녁이 되어서 야외카페에 앉은 리타는 지상과의 마지막약속을 끝내니 정말로
지상을 보내야만 할것같은 생각에 눈물이 났다.
지갑속에 꺼내든 사진 속 지상을 보며 깊은 그리움에 지상이 너무도 보고싶어진다.



코체니아에 영희를 만나러 리타가 왔음을 확신한 지상은 코체니아에 도착해 영희를 돌봐주던 동료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화들짝 놀란 동료의사는 어떻게 된일이냐며  지상에게 끊임없이 물어댄다. 분명 낮에 만난 리타를 통해 지상의 죽음 들었기때문이다.
지상은 동료의사를 통해 리타가 여기에 있음알고 묶고있는 숙소도 알수있었다.

밤이 되도록 숙소앞에서 초초하게 기다리던 지상은 돌아 오지 않는 리타가 걱정이 돼 찾아나섰다.



지상과의 추억에 젖어 한참을 걷던 리타는 어느덧 인적이 드문 곳까지 와버렸다.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고있음을 느낀 리타는 걸음을 재촉하며 서둘려 그곳을 빠져 나오려고했다.
서서히 자신을 뒤쫓던 사람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겁에 질린 리타는 있는힘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리타의 키를 훌쩍 넘겨 뛰어오르는 무리들은 금새 리타를 애워쌓다.



한편 리타를 찾아나섰던지상은 길건너 멀리에
리타의 뒷모습을 발견한다.
리타의 뒤로 그녀를 쫓는 무리들을 보며
지상은 죽음에서 깨어나기전 꿈속 제주도 숲에서 리타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상은 한걸음에 리타가 있는곳으로 뛰어간다.



리타는 자신을 둘려싼 무리들이 깊이 쓴 모자를 벗는 순간 감염자들이란걸 알아챘다.
두려운 리타는 지상을 생각하며 그자리에서 주저앉았다.
그순간 거짓말처럼 누군가가 자신을 대신해 감염자들과 싸우며 그들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을 지켜주었다.

감염자들이 떠난 후 차마고개를 들지못한채 떨고있는 리타에게 자신의 손을 잡으라는듯 쓰윽 손을 내민다.

리타가 고개를 드는 순간 
그토록 보고싶었던..
지상이 서 있었다.

한참을 놀라 바라보던 리타에게 웃음을 보이던 지상은
이내 손을 끌어당겨 자신에 품으로 리타를 껴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