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상황에 심각해봐야 나아지는것이 없어서

심각할수록 농담을 한다는 유대위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숨을 고르지도 못하고 

격리실 밖에서 정신없이 눈으로 강선생을 쳐다보는건

농담은 고사하고 자기가 모르는 상황에 강모영이 얼마나 아플지

자기가 뭘 해야 상황이 나아지는지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니까

그건 무서운거거든

지금까진 모연이가 늘 그랬지

어떤 상황인지

뭐가 더 나은건지

최선인지 최악인지 선택하는것 만으로도 벅차서

그 순간들이 계속 무섭고 힘들었다

죽을고비 넘기고

온몸에 상처투성이 피를 잔뜩 묻히고서도

싱글싱글 웃어대며

심각하지 말자며 여유있게 농담해 대는 유시진이 이해안될 때가 더 많았지

어떻게 저럴수 있나

왜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거지

그래서 화낸적도 있고

근데 상황이 바뀌고

이번엔 위험한 상황에 아픈 사람이 모연이가 되니까

정작 모연이는

늘 유대위가 그랬듯이 

심각한 상황에 농담하고 여유있는 모습인데

지진현장에서 아무리 웃기려고 농담을 하고 웃어봐도

굳은얼굴로 풀죽어있던 모연이처럼

농담은 고사하고 미소한번 짓지도 못한채

격리실 창에 달라붙어서 안절부절 못한다

여유 든 농담 이든

심각해봐야 하는 생각이든

저 사람이 잘못되면 어떻하지 하는 걱정이 커져서 무서움이 되면

결국 머리는 아무것도 못하고 굳어지는 거야

제발 진심을 말해달라고 해도

눈앞에서 울고

뺨을 때려도

무표정한 얼굴로 내내

서운한 말들만 해대던 서대영도

괜찮다며 

스튜어디스 택배때보다 빨리 뛰어온게 기특하다 농담하는 명주에게

관등성명 무시하고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너 괜찮냐고 악을 쓰게 돼고

무서우니까

당신이 잘못될까봐 무서우니까

가까이 가지도 못하는데

그 안에서

내가 모르는 동안에

뭘 해야할지 생각도 못하는채로

당신이 잘못될까봐

"너한테서 도망쳤던 모든 시간들을 후회했겠지..."

명주가 양성판정 받았단 말을 듣고

어떻게든 해주겠다

도망쳐서 미안했다

지켜주겠다

미안하다

아무말도 못하고 부서져라 명주를 꽉 끌어안고서

격리중이니 떨어지라는 명주 말에도 

세상이 멸망당한 듯한 눈으로 

할수 있는게 그저 

사람들 눈 피해 손잡아주는거 잠깐 안아주는게 소원이라는

명주를 꼭 안고

내가 군인이라

나를 따라 파병을 와서

바이러스 양성판정을 받은 너를 위해

내가 뭘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좋을지 아무것도 모른채

너한테서 도망쳤던 그 모든 시간들을 후회하면서

나를 원망하면서

명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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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어째 어제 좀 달다 했다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