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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스압, 후기) 외교관 강감찬, 미치도록 승리하고 싶은.jpg

콘트라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03 23: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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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를 날려버려 민심이 흉흉해지니 외교로 다시 기강을 잡는 이 드라마는 대체


이번 화 최대 명장면이라고 다들 동의할 "미치도록 승리하고 싶사옵니다." 장면 정리해봄




1. 현종의 눈 밖에 나는 강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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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없소? 모두 같은 생각이오? 단 한 명도, 계속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거요? 예부시랑."


강감찬 "예, 폐하."


현종 "경이 말해보시오. 경은 어찌 생각하오?"


강감찬 "재상들의 말이 맞사옵니다. 친조를 청하시옵소서."


현종 "뭐요?"


강감찬 "소신이 직접 친조를 청하는 표문을 짓겠사옵니다."


현종 "예부시랑!"




통주에서의 참패와 강조의 전사에 이은, 곽주와 영주의 함락 소식


재상들은 한 목소리로 항복만이 전란의 참화로부터 국가와 백성을 보존하는 길이라 고한다.


항전의 뜻을 품은 현종은 마지막 믿을 구석인 강감찬에게 의견을 묻지만, 평소의 그답지 않게 순순히 항복의 중론에 편승한다.




2. 강감찬의 빅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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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 "친조를 청하시옵소서. 그래야 이길 수 있사옵니다."


현종 "뭐요?"


강감찬 "곽주와 영주가 너무 빨리 무너졌사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서경이옵니다. 허나 서경을 지키려면 동북면의 군사들이 필요하옵니다."




친조는 고려의 군주가 거란 황제 앞에 기어들어간다는 것이니 곧 항복을 의미한다. 근데 강감찬은 친조가 곧 승전의 길이라고 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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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요?"


강감찬 "적을 기만하자는 것이옵니다. 적을 속여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반격을 준비하자는 말이옵니다."




전형적인 기만책이다. 항복의 의지를 넌지시 던져 적을 방심시킨 다음 등 뒤에 칼 꽂을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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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친조를 청하는 순간 우리 고려는 항복하는 것이요. 헌데 친조를 청하여 놓고 군사를 이동시킨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이오?"


강감찬 "고려는 단지 친조를 청했을 뿐이옵니다. 말 그대로 고려의 군주가 거란의 군주를 직접 찾아간다고 했을 뿐이옵니다.


친조를 청하는 표문 어디에도 항복이라는 글자는 들어있지 않을 것이옵니다."


현종 "그게 무슨... 그럼 친조하겠다는 약속은 어찌 하는 거요?"


강감찬 "날짜를 못박지 않은 약속이옵니다. 구속받으실 필요 없사옵니다.


친조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옵니다. 폐하께서 거란주의 발 아래 엎드리시면, 그 순간부터 폐하는 거란주의 일개 신하가 되는 것이옵니다.


그리고 우리 고려는 자주적인 황제의 나라가 아니라 거란의 속국이 되는 거나 마찬가지이옵니다."




거짓말도 일종의 아트이니 기술자의 솜씨가 필요하다.


친조는 말 그대로 "직접 찾아가겠다"는 뜻일 뿐 항복이라 한 적은 없으며 심지어 찾아갈 날짜도 안 박아놓는 묘수가 있다.


강감찬은 이에 덧붙여 "고려의 황제가 거란의 신하가 될 수 없다"는, 현종과의 첫 독대에서 밝힌 바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친조는 강감찬에게 있어 중차대한 사건이 아닌 결사항전을 위한 도구일 뿐이며, 이젠 현종에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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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그럼 거짓 약속을 하라는 말이오? 정말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이오? 아무리 적국과의 관계라 해도 외교에는 최소한의 신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오?"


강감찬 "신의를 먼저 저버린 것은 거란이옵니다. 어린 아이도 비웃을 거짓 명분을 내세워 이 고려를 침략해온 것이 바로 저들이옵니다.


그런 자들에게까지 공명정대한 외교를 펼칠 이유는 없사옵니다."




천하인들은 물론 우리 임금님도 명분과 신의 참 좋아하시니, 통수는 우리가 맞았다는 것 먼저 재확인해주는 센스도 있다.




3. 교활함과 과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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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경의 이런 생각을 다른 재상들도 알고 있소?"


강감찬 "모르옵니다."


현종 "그럼 재상들까지 속인 것이오?"


강감찬 "예, 폐하. 지금은 논쟁을 벌일 시간조차 없사옵니다."




야만적인 오랑캐들은 그렇다 쳐도, 지금 강감찬은 재상들은 물론 현종마저 살짝 배신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도 딱히 꾸며 말하지 않는다.


지금껏 입바른 소리를 일삼던 꼬장꼬장한 공직자로서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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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그럼 이 일은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오? 적진으로 들어가 적국의 황제를 기만해야 하는 일이오. 누구에게 이 위험한 일을 맡겨야 하오?"


강감찬 "소신이 가겠사옵니다. 소신이 직접 표문을 지어 거란의 진중으로 가겠사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외교관 강감찬은 교활하다. 그러나 비열하지는 않다. 이 대담하고 위험한 술수를 완성시키기 위해 자신이 맡을 역할까지 미리 비워놨다.


빈틈이 없다. 이제 현종으로서는 강감찬을 밀어줄 수밖에 없다.




4. 현종은 알 수 없는 심연, 강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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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대체 경은 어떤 사람이오? 처음에는 아버지처럼 자상한 늙은 신하였소."




탁 트인 둘의 관계를 대변하듯 궐 내 조명은 이제 대비가 약하고 쨍하다. 그러나 현종은 여전히 강감찬을 종잡을 수 없다.


현종이 처음 느낀 강감찬은 아버지와 같은 충신이었다.


아비도 어미도 형제도 없이 궐 안에 던져진 어린 왕순은 누구라도 맡아주길 원했던 아버지의 자리를 강감찬에게 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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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그 다음에는 바른 말 하기 좋아하는 고집쟁이 신하였소."




슬슬 정치인으로서 궤도에 오른 현종이 본 예부시랑은 고지식한 고집불통 노인네였다.


중요한 건 현종이 강감찬을 "바른 말 하기 좋아하는 고집쟁이"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언쟁이 있었을지언정 현종은 여전히 강감찬을 충신으로서 믿고 그의 말을 정당한 쓴소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저 다루기 힘들 뿐.


혹여 불충을 저지른 것이 아닐까 나름대로 속 썩이던 강감찬은 황제의 진심에 내심 마음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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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헌데, 이제 보니 승리에만 미쳐있는 광인 같소."


강감찬 "예, 폐하. 맞사옵니다. 소신은 미치도록 승리하고 싶사옵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 전쟁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사옵니다."




현종은 이제 강감찬을 "광인"이라 표현한다.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없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담하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까지 나아가는 자다.


강감찬은 천 년동안 숭상받는 영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현종과 고려를 위해 하늘에서 떨어진 이가 아니다.


현종이 세상을 인지하기 훨씬 전부터 거란의 호전성을 보았고 재침의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뒤집어버릴 수를 끊임없이 찾는 관료였다.


충신이지만 황제조차도 마음대로 주무를 수가 없는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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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뻘 신하 복명복창 시키며 갈구는 현종 싸가지;;)




이와 관련하여 꽤 재밌는 연출이 있다. 강감찬에게 실망한 현종은 원하는 대답을 얻어내고자 그에게 다가가며 압박한다.


현종이 강감찬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허나 그러기 위해 그는 용상에서 일어나 계단에서 내려와야 한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눈높이 또한 강감찬과 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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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현종은 강감찬과 완전히 동등한 위치에 놓인다. 군신 간이라는 허울을 벗어던지고 속을 터놓는 동지가 되는 지점이다.


여기서 마음에 안 드는 신하에게도 다가가려는 현종의 의지와 황제를 자신의 앞에 데려올 수 있는 강감찬의 충심과 지략이 합치된다.




5. 총평




이 장면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티저 예고에서는 좀 아리송했기 때문임


피침략국의 재상이 "전쟁광" 소리 들을 이유가 있나 싶었는데... 강감찬이 복수심에 이끌려 항전만 외치는 매파가 되는 거 아닐까 우려도 됐고


오히려 강감찬의 주도면밀함과 그에 감복하여 동조하는 현종의 동지애(?)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승화하는 게 꽤 감명깊었음


7화가 거시기하긴 한데 최소한 또다시 1주일 기다리게 할 만한 장면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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