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물었다.

여긴,

어딥니까?

동지(東池)란

이름의 호수야.

이 세계는

절대

안전한 곳이

아니다.

궁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어디든

마음 놓고

한 번

제대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고

힘든 이 곳에서

유일하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머물 수 있는,

나만의 은신처.

하지만

나는 그 말은 

네게 하지 

않았다.

그냥

알려 주고

싶었어.

이런 곳도

있다는 

것을.

황궁은,

어떤 데...인데요?

쫓겨 가듯이

신주(信州),

어딘지도 모르는

남의 집으로

양자를 갔다가

겨우 

돌아온 황궁은

그리 편한

곳이

아니었다.

들어오긴 힘들지만,

나가기는 더 힘든 곳.

남을 믿으면 죽고,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의심해야 살 수 있는 곳.

그런 곳이라

배웠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고,

기뻐해주지 않는

귀환.

어딜 가도

편치 않은 시선,

어딜 가도

곱지 않은 대우에

숨이 막힐 것 

같은 순간이

다가오면,

난 아무도 모르게

이 쪽 세계로

넘어왔다.

신기하게도,

다리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여기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이 곳에서는

누구나 혼자야.

그거 하난,

확실하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고,

아무도 나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도

여기서 이렇게

편하기를

바랐어.

하지만

나는

그 말도

네게는 

하지 않았다.

전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그저,

앞장 서서

걸었을 뿐이다.

이상한 일이지.

네가

따라 걷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황자님도 계신데,

제가 왜 혼잡니까?

풍경이 

변해간다.

그래도

시끄러운 네가 와서

황궁이 지루하진

않겠어.

농을 하듯

눙을 쳤지만,

기뻤다.

너무 기뻐서

얼른 뒤를 돌았다.

들킬까 봐,

쑥스러워서.

(* 이상하게도...돌아서서 웃는 소가 더 싱그럽게 느껴져.

소 해피 준기 데이, 울은섬사야 또 오는 데이. ㅎㅎ

그래여!!! ME더덕은 아직 배고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