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별세하셨습니다.

사실, 고명종 전 시의원의 직업은 농사군이다. 그의 아버지도 농사를 지으셨고 그의 할아버지도 농사를 지으셨단다. 그러나 우리네 농업정책이 언제나 그러하듯이, 소작농이었던 그의 집안은 언제나 가난했다. 현재에도 그의 재산은 마이너스 한참 이하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교에 다닐 수 없었기에 그는 아버지의 농사를 도와가며 '밤을 세워' 공부하였고 그 결과 수업료 부담없이 중학교를 마치고 지방명문고인 충주고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철이 들어갈 수록, 가난의 되물림이 개인의 성실성 보다는 불로소득과 땅투기 등 사회구조의 모순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후 88년 당시 청주사대(현 서원대)에 입학, '열혈' 운동권이 되어 학생운동, 사회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한때는 전대협(현 한총련) 산하 충대협 의장까지 맡게 된다.

그리고 '양심있는' 목소리를 총칼로 짓밟던 당시, 그는 구속수배 속에서 '탁월한' 도발이를 전개하다 수감되어 '양심수'로서 3년 가까이의 옥살이를 하게 된다.

이 시기, 그는 당시 민중운동, 통일운동을 이끌다가 같은 감옥소에 수감된 김근태 우리당 최고위원과 '조우'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시절을 고 전 시의원은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밖에 있는 동지들에게는 죄송했지만 책도 많이 읽고 운동의 대의와 신념을 차분하게 다지는 기회였다. 그리고 그 때 만난 김근태 선배는 정말 지식과 열정, 민중에 대한 사랑 등에 있어 완벽 그 자체였다.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나의 진로와 운동의 대의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동영 당의장 뿐만 아니라 우리당 내 개혁파를 이끌고 있는 김근태 최고위원측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흔히 말하는 386 의원들 일부의 변절과 과오에 대해서도 그는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낸다. 정치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운동'정신'의 연장인데, 현실정치판의 구태에 빠져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포기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