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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병원에 가면

ㅇㅇ(112.160) 2024.05.07 23:12:25
조회 82 추천 0 댓글 0

무슨 검사다 해서 큰 바늘도 찔러넣고 그러거든


맞아본 놈이 잘 맞는다고 늘상 병원에 다니는 놈들은 그게 일상이지만


가끔 가면 그런게 참 부담스럽다


내시경 관이라던가, 큰 바늘이라던가 메스 같은 것들


대기의자에 가만 앉아서 보면, 혹은 이동식 바퀴달린 침대에 누워 가만 보면 말이다


다들 불안하고 두렵다


형은 그럴 때 이런 주문을 외운다


내가 누구였지


잠깐 눈 감고 내가 누군지 모른다고 여긴다


이곳이 어딘지 모른다고 여긴다


시간도 모른다고 여긴다


그건 일종의 도피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형이 보기엔 잠시 본질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그러면 이후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내시경도 그럴만 하고


살을 찢는 메스도 그러려니하게 된다


마취제 맞고 아프지도 않으니, 사실 이 본질과 잘 닿아있다면, 아파도 그만이다 


너네들, 아픈 애들에게 건네는 작은 팁이다


아픔의 원인이자 결과는 바로 니들이었음


그걸 아는 녀석들은 서울대도 카이스트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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