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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연애실격 - 2

토쿠이소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2.16 00:09:46
조회 975 추천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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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로 몇번이고 그 가게를 찾아가 그 여자를 지명했다.

몸을 탐하지도, 입술을 맞대지도 않고 그저 얘기를 하기 위해서.



「그러고보니 너는 어떻게 이런 곳에 오게 된 거지」

「흔한 얘기입니다. 어디에나 있을 법 한, 굳이 들을 가치도 없는」

「아니, 아무리 흔한 얘기더라도 네 입으로 듣고 싶어」

「별 거 아닙니다. 그저 부모님이 빚을 지셨고 딸인 제가 그 빚을 갚기 위해 팔려왔을 뿐인 그런 얘기입니다」




흔한 얘기인가.

아니, 나한테는 아니지만, 이 여자한테는 흔한 얘기겠지.

돈으로 사람을 사고 판다.

그런 것을 겪으면서 이 여자는 살아가고 있고, 그런 것이 있기에 내가 지금 이렇게 이 여자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겠지. 



「혹시 말이야」

「예?」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금방 포기했습니다」

「어째서지?」

「제가 도망치면 제 가족들이 해를 당하게 될 테니까요」

「널 팔아치운 부모인데도 지키고 싶다는 건가?」

「아니요, 부모님들은 걱정 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도 어린 제 동생들이 어떤 꼴을 겪을 지 뻔히 알기에 도망칠 수 없는 겁니다. 저는 아직도 빚을 다 갚지 못했으니까요. 제가 도망치거나 하면 제 동생들이 저와 같은 꼴을 겪게 되겠지요」




이 여자는 정말이지.

한치도 방심할 수 없군.

거진 다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더더욱 알고 싶다.

과연 이 여자의 내면에는 아직도 뭐가 숨어 있을까.




「그러고보니깐 그렇지, 너한테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다」

「무엇입니까」

「노래를 불러줄 수 있겠나」

「노래입니까...저는 노래를 파는 가기(歌妓)가 아니기에 잘 부르지 못합니다만

「잘 부르지 못해도 상관없어, 그저 너의 노래를 듣고 싶다」

「그렇습니까...그렇다면 준비를 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악기를 가져 올 셈인가, 그런 거라면 필요없다. 그저 너의 목소리만 있으면 돼」

「손님은 정말로 특이하시군요」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하는 건 너 뿐이야」




그럼 하고 흠흠 목을 가다듬는 그녀의 입에서 노래소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눈을 감는다.

딱히 눈을 감고 들어야 노래가 더 잘 들린다는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째서인지 이러고 싶었다.

어쩌면 밖에서 내리쬐는 달빛이 마음을 흔든 것일 지도 모른다.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그러면 널 붙잡을 수 있을텐데」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며,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붙잡아 주시지 않더라도 난 머무를 겁니다」

「손님도 아시는군요」

「흠, 유명한 노래이니깐. 그것보다 네 말대로 정말로 노래를 잘 하지는 못 하는군」

「못하는 걸 못 한다고 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요, 오히려 못 하는 걸 잘 한다고 속이는 게 부끄러운 짓이겠죠」

「그건 그렇지」

「그것보다 손님은 노래를 잘 하시는군요, 어지간한 기녀들보다도 더...아, 이런 발언은 실례가 되겠군요. 죄송합니다」

「아니, 됐어. 사과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앞에서 노래를 해본 건 처음이라서 나름 즐거웠다」

「그렇습니까, 영광입니다」




어째서일까.

이 여자와 있으면 모든 것이 새롭게만 느껴진다.

단순하게 얘기를 나누는 것도, 그저 얼굴을 보는 것도,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것도.




「혹시 말이지」

「예?」

「내가 여기서 너를 빼주겠다고 하면 너는 나를 따라올건가?」

「아니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째서지?」

「그것 또한 규칙이기에」

「대체 무슨 규칙이 또 있단 말인가」

「비밀입니다」

「흥, 참으로 까다롭군. 까다로운 규칙과 까다로운 여자야」

「많이 듣습니다, 그런 소리」



「그렇지만 설령 내가 빚을 다 갚아 준다고 하더라도 그런 규칙을 들먹일건가?」

「...괜한 기대는 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괜한 기대일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 아는 법이야」




나는 어째서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

대체 왜 이 여자에게...





부랄 긁으면서 떠오른 소재로 쓰는 팬픽 다음 편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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