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쨩은, 니코쨩이랑 사귀고 있는거 걸까냐?」
점심 시간, 한 책상에 마주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중에 린이 갑자기 돌직구를 날려왔다.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직격한 그 '공'을 받은 마키는
무의식 중에 젓가락을 입에 물고는, 침묵하며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하다니 정말 뜬금 없네.
머릿 속에서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마키는 사고를 되찾아, 지극히 침착하게, 그리고 느긋하게 대답했다.
「그런거 아냐. 뭐야 그거」
「에- 의외다냐. 두 사람은 항상 붙어다니니까 분명히 러브러브하다고 생각했는데냐」
「......, 그런 말을 하는 너도 하나요와 언제나 함께 있잖아」
「응! 린하고 카요찡은 러브러브다냐」
「에!? 너희들, 사, 사귀고 있었어?」
「그렇다냐. 사귀자는 말을 한적은 없지만, 린은 언제라도, 어떤 때라도 카요찡에게 러브러브다냐~
그러니까 카요찡이 원한다면 린은 연인이든, 친구든, 어느 쪽이라 해도 좋다냐」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눈부시게 웃는 린의 얼굴을 마주하니
마키는 말문이 막혀버린다.
너무나도 직설적인 고백에, 듣고 있는 이 쪽이 부끄러워진다.
마키는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진지하게 린을 살펴보았다.
린은 한 점의 흐림조차 없는 반짝거리는 눈동자로, 하나요가 어째서 린에게 있어서 소중한 존재인지를 쭉 말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이상하게도 불순한 이야기 처럼 들리지 않고, 오로지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린은 결국, 카요찡을 정말 좋아하니까 이걸로 안심이라는 거다냐!」
린은 강한 어조로 단언하면서 흐흥하고 콧김이 새어나올 것 같은 기세로, 만족감에 가득찬 듯이 움켜쥔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것에 끌려, 자신을 올려다보는 마키에게 린은,
「그러니까, 마키쨩도 좋아한다고 제대로 니코쨩에게 전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냐. 그러면 더 즐겁고, 해피해진다고 생각한다냐~ 」
「저기 있잖아, 그런거 아니라니까. 나랑 니코쨩은」
그것이 유일무이한 정답이라는 듯이, 의자에 몸을 기댄 채로 말하고 있던 린. 마키는 린의 코를 손바닥으로 확하고 밀곤 한숨 섞인 말을 한다.
그럴까냐~? 라며 물음표를 띄우며 납득하지 못한 얼굴을 하고 있는 린을 거들떠 보지 않고, 마키는 도시락통을 빨리 정리해버렸다.
그러자, 사육 위원회에서 돌아온 하나요가 느긋하고도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두 사람과 함께 늦은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린은 주인을 잘 따르는 강아지처럼 하나요의 옆에 딱 달라 붙어 앉아, 때때로 도시락 반찬을 받아 먹으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마치 먹이를 주는 것 같네, 라고 마음 속에서 중얼 거리며, 그 광경을 자신과 니코의 모습으로 바꾸어 상상해본다.
니코가 입을 벌린 채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활짝 웃고 있는 그 모습.
그것은 너무 행복한 광경이었다. 그런 니코를 보면 망설이지 않고 머리를 쓰다듬어 버릴 것이다.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니코와 마키 사이에서는 그런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마키는 턱을 괴고 린과 하나요를 바라보면서, 그 두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한숨을 내뱉는 것 이었다.
*
방과 후 린과 하나요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마키는 3학년 교실로 향했다.
니코와는 점심 시간에 같이 보기로 약속을 했었지만, 오늘은 수학 보충 수업 때문에 만날 수 없었다.
함께 있어야 할 시간에, 그 상대가 없다는 것은 의외로 심심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 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있어야 할'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조금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곤,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건.. 그래. 니코쨩이 친구이기 때문이야. 친구와 만나지 못하면 외로워지는 건 당연한 일인걸.
마키는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곤, 발걸음을 옮겼다.
『마키쨩도 좋아한다고 제대로 니코쨩에게 전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린이 조금 전에 말한 것이 뇌리에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좋아한다고? 내가 니코쨩을? 그런 니코쨩이라구? 조금 바보같은데다가 시끄럽고, 경박한 사람이지만,
여차 할 때는 상냥하게 대해주고, 믿음직스러운......
아니야. 사귀고 있다든가 그런건 아냐. 그렇지 않아. 진짜로, 아마도, 정말로 !
마키는 스스로도 잘 모르는 이런 기분을 억지로 억누르고, 목적지의 미닫이 문에 손을 가져갔다.
안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 온다.
「뭐고, 니콧치 지쳤나?」
「음~, 그럴지도」
「니콧치는 노력파니까 말이제」
「하아~, 네 가슴은 역시...... 좋네」
「응석부리는기가? 뭐, 내도 니콧치랑 있으면 안심된다 안카나. 두근거리진 않아도 말이제.」
「나도 너한테는 두근두근 안한다구」
「응? 그 카는거 듣자하니, 따로 두근두근 하는 상대가 있나보제?」
「글쎄. 너야말로 그런 상대가 있잖아」
「헤?」
「에리, 에리치카, 에리치」
「뭐, 뭐라카노. 그럴리가 없잖...」
「볼, 빨갛게 됬네」
「!?」
「봐봐, 불 보듯 뻔한 걸」
「니콧치 --」
니코의 조금 심술궃은, 하지만 즐거운듯한 목소리와 노조미의 초조한듯한 목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니코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안도감'은, 마키에게 향해진 적이 없었던 음색이었다.
처음 듣는 그 목소리는 마키의 마음에 잔 물결을 일게 한다.
마키는 잠시 귀를 곤두 세우고, 작은 숨을 내뱉으며 미닫이 문을 열었다.
부실 안에는 힘이 빠진 채로 노조미에게 등을 맡긴, 하지만 즐거운듯한 얼굴의 니코가 보였다.
노조미는 뾰로통한 얼굴로, 뒤에서 니코의 허리에 손을 두른 채 니코를 쏘아보고 있다.
두 사람은 마키가 들어온 것을 보고, 동시에 활짝 열린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아-, 마키쨩. 무슨 일이야? 오늘은 부활동 없는데」
싱긋 미소짓는 니코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마키는 왠지 모를 초조함과 가슴의 격통을 느껴버리곤, 생각 보다 먼저 몸이 움직이고 만다.
똑바로, 종종걸음으로 조금씩 니코가 있는 곳으로 가서는,
그 손을 강하게, 매달리는 듯이 붙잡아 자기 쪽으로 끌어 당겼다.
스스로도 이해 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 와, 소용돌이 치고 있다.
그 물결이 한 번에 떠밀려 나오는 듯, 마키의 눈동자에는 눈물조차 차오르는 것 이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를 이 감정이 목구멍에 걸려 버린 것 처럼, 어떤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채로,
단지, 마키는 무언가를 참는 듯한 눈동자로 니코를 바라보았다.
마키의 얼굴을 본 니코는 잠깐 놀란 듯한 얼굴이었다가, 이윽고 몹시 걱정되는 듯한 얼굴을 하며
잡은 손을 부드럽게 맞잡아주면서 상냥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야? 마키쨩」
이라고 말을 걸었다.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마키의 마음 속의 초조함이 눈 녹듯 누그러져가고,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 이었다.
바로 옆에 노조미가 있다는 것을 머리가 이해하고 있어도,
마키의 눈에는 니코만이 비치고 있었고, 니코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노조미는 뭔가 짐작한 듯이 조심스레 니코에게서 떨어져,
「그라믄 내는 학생회 일하러 간데이. 내일 보제이. 니콧치, 마키쨩」
그렇게 말하고, 가방을 한 손에 들고 활짝 열린 문에서 부실을 나와, 확실하게 그 문을 닫고 유유히 사라졌다.
니코는 노조미에게 눈 인사를 하고, 다시 마키를 바라보았다.
마키는 단지, 니코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다시 니코가 묻자 마키는 작게 고개를 젓고 난 다음, 머리를 푹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니, 니코쨩, 지쳐보였으니까......걱정......됬을 뿐이야......」
'그래', 라고 읊조렸다.
서투른 변명이라고 생각했다.
걱정되게 하는 행동을 하고 선 '네가 걱정이 되서' 라니, 전혀 들어 맞지 않는다.
평소의 냉정하고 침착한, 명석한 두뇌가 조금도 작동하지 않는다.
간단한 이유 하나조차 댈 수가 없다.
니코에 대한 것이라면, 어째서 항상 이렇게 되는 걸까.
마키가 마음 속에서 자문자답하고 있을 때, 니코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 듯 밝은 목소리로
「그래~. 점심 시간 때 수학 보충 수업이 있었는데. 정말, 하나도 모르겠던데. 이젠 좀 그만하지 라고 느낄 정도로 말이야」
라고 말하면서 맞잡은 마키의 손을 흔들면서 마키를 불렀다.
그 행동에 고분고분하게 얼굴을 들어 올리니, 니코는 생각 했던 것보다 상냥한 표정으로 마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 대체 니코쨩은 제대로 수업 듣고 있긴 한거야? 수업 시간에 이해하면 보충 수업따윈...」
「들어도 잘 모르겠는걸」
「그건 큰 문제네」
「정말, 위험한 수준이라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면... 내가 가르쳐줄게」
「에? 니코는 3학년이라구? 마키쨩 1학년이잖아」
「그래도, 니코쨩보다는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예습도 되고」
「에에에에, 마키쨩 대단해...라고 할까, 니코의 입장은 대체... 1학년한테 배우는 3학년이라니...우우」
니코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스스로가 한심한 듯 웃음을 지으며
「그러면, 부탁해버릴까나」
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그런 모습을 봤을 때, 마키는 가슴을 콱 움켜쥐는 듯한 아픔과도 같은 '무언가'를 느꼈다.
니코를 대할 때 종종 일어나는, 이름 모를 그 감정은
마키를 속수무책으로 두려움에 떨게 하고, 제멋대로 행동하게 한다.
「좋아. 하지만... 그 대신에...」
「에? 뭐야? 교환 조건 같은거?」
「대신에, 니코쨩...그...」
「뭐야?」
「으, 응석 부려달라구?」
「헤? 응석 부려달라구?」
「노조미한테 한 것 처럼, 나한테도 그렇게 하라구」
마키는 시선을 맞출 수 없게 되서, 흥 하고 얼굴을 돌리고는 반응을 기다렸다.
부끄러워. 방금 내가 말한 거, 부끄러워.
누구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은, 원래부터 서툴었다.
게다가 이런 부탁같은 걸, 잘도 말했구나 라고 스스로도 생각했다.
그래도, 꼭 전해야 하는 이 마음. 마키의 마음 속 '무언가'가 크게 성장한 것 이었다.
니코는 잠시 멍하니 마키를 올려다보고 있다가 표정을 바꾸고는, 확 하고 마키의 가슴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허리에 손을 두른 뒤 강하게 마키를 끌어 안으며,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미소 지었다.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마키쨩 귀여워」
「우, 붸에에」
갑작스런 일에 이상한 신음 소리를 높이며 마키가 당황하고 있으니, 니코는
「마키쨩, 정말로 귀엽네」
그렇게 말하고는, 만면에 미소를 띄며 싱긋거렸다.
*
마키의 눈 앞에 니코의 호리호리하고 뽀얀 목덜미가 다가온다.
니코는 당장 응석 부려볼까나 라고 말하면서, 마키에게 벽을 등지게 한 뒤 무릎 앉기를 시키고,
그 무릎 사이에 자신의 몸을 밀어 넣고는 마키의 몸에 등을 맡겼다.
니코는 기쁜 듯이 극락 극락~ 거리면서 몸을 기대고 있었지만, 마키는 직접 전해져오는 니코의 부드러운 감촉과 체온에 당황하고 있었다.
니코의 허리를 조심스레 감싼 손을, 니코는 너무도 쉽사리 양손으로 끌어 안아버린다.
전신에서 전해지는 열기에 몽롱해져가는 중에, 마키는 니코의 목덜미를 바라 보았다.
사랑스러운 조그마한 귀가 시야에 들어오는가 하면,
마키는 그것에 빨려 들어가는 듯, 입을 맞추고 있었다.
몹시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햐우」
니코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새어나온다.
다시 한 번, 부드럽게 입을 맞추니 역시나 아까와 같은,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었던 소리를 니코는 연주했다.
그것은 마키에게 있어서 마음을 채워주는 기쁨이었다.
아마도, 분명, 아무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이 소리.
오로지 마키만의 소리.
좀 더 듣고 싶어. 좀 더 들려줬으면 좋겠어. 그 소리를.
마키는 뭔가에 홀린 것 처럼 그 귓불을 몇 번이고 애무한다.
니코는 불평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마키의 귀에는 닿지 않는다.
단지, 마키는 니코의 온도와, 처음 듣는 사랑스러운 소리에만 마음을 쏟고 있었다.
갑자기 마키의 이마에 둔한 통증이 내달린다.
니코가 손등으로 마키의 이마를 살짝 친 것이다.
퍼뜩 정신이 든 마키는 당황하며 니코의 귓불에서 입술을 뗀다.
「무시하지마」
조금 화난 듯한 목소리로 니코가 말한다.
마키는 니코의 뒷머리에 자신의 이마를 대고는, 미안해요 라고 속삭였다.
그리고 나선, 그래도 라며 덧붙였다.
「니코쨩이 내는 소리, 너무 귀여웠는걸...」
「무, 무슨 소릴하는거야? 마키쨩 변태?」
「아니야! 단지, 니코쨩이 내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조금 더 듣고 싶었어...」
「왜, 왠지 엄청 부끄러운데...」
그 후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찾아 오고, 5분 정도 지났을 때 마키는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냈다.
「린이 있잖아, 점심 때 말했어. 우리들 사귀고 있는거 아니냐고」
「정-말로 어린애구나. 바~로 그런거랑 연관 짓고 싶어하고 말이지」
니코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이, 질린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마키는 그 음색을 듣고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왔다.
항상 그래. 소중하게 대해주는데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데도,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
「그래서, 나랑 니코쨩은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말했어」
「곤란하네. 덮어 놓고 연애랑 관련 지어버리니. 우리들은 아이돌이라니까」
「연애금지, 맞지?」
「그래, 마키쨩도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우리들도......」
「그래, 그렇지」
아프다.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왜 이렇게 가슴이 아파오는 걸까.
마키는 그 이유를 찾고 싶어서, 꼬옥 하고 니코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그 체온이 더욱더 강하게 느껴지고, 그 향기가 폐에 가득 채워졌을 때, 마키는 깨닫고 말았다.
좀 더, 좀 더 라며 갈구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 말았다.
그것은 아주 단순한 것으로, 거리를 두고 봤었다면 이미 깨달았을 것.
자신만이 깨닫지 못했던, 미열조차 나게 할 듯한 달콤한 이 기분.
좋아해.
그렇다.
니코가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니코가 '그렇다'고 했다면, '그랬을 것'이다.
이 기분을 니코에게 지나치게 맡기고 있었던 마키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 마음의 목적지를 이제서야 찾아냈다.
니코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도, 마키는 '그러하고 싶다'
마키에게 있어서 니코만이 특별한 존재이고, 니코에게 있어서 자신(마키)만이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가슴이 저려와 어쩔 수가 없었던 것도, 자기 것으로만 하고 싶었던 것도, 솔직하게 되고 싶었던 것도, 곁에 있고 싶다고 바랐던 것도,
그것은 친구로서도, 동료로서도, 동경하는 연장자로서 인 것도 아니다.
착각도 아니다.
좋아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니코를 좋아하는 것이다.
아아, 울고 싶어 졌다.
정신이 들어 보니, 중요한 곳에서 니코는 '그렇지 않다' 고 단언 했으니까.
「친구 사이에도, 하는거야?」
「뭐를?」
「이런거」
마키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니코에게 묻는다.
슬픔과 두려움을 견디는 듯이 이마를 니코에게 파묻으니, 니코의 향기가 한층 강하게 마키를 감싼다.
「안하지」
니코는 조금 곤란한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잘라 말하고는, 마키와 잡은 손을 풀고는 마주 보도록
휙 하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마키의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시선을 맞추고는, 곤란한 듯한 얼굴로 미소 지었다.
그 웃는 얼굴을 보니, 속수무책으로 가슴이 고동치며 아파온다.
마키는 매달리는 듯한 시선을 보내면서, 자신의 가슴을 그 손으로 끌어안았다.
눈 앞에 보이는 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 마음이, 마키의 마음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넘쳐 흐른다.
이제 정체를 알게 된 이 마음은,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기세로 마키를 침식해간다.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맞닿고 싶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두렵기도 하다.
니코는 그런 마키의 손에 살짝 자신의 손을 겹치며, 다른 쪽 손으로 마키의 이마에 달라 붙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주었다.
「다른 누구에게도 이렇게까지 해주지 않는다구」
이렇게 말하고 나서 살짝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극히 일 순간, 깃털이 가볍게 내려앉은 것 처럼 닿았을 뿐인데, 점점 뜨거운 열이 마키의 전신을 감싸기 시작한다.
기쁘고, 애달프고, 그리고 분하다.
「우린 그런 관계도 아닌데?」
「마키쨩은 특별해. 특별한......친구..야」
「특별한 친구.......」
얼마나 치사한 사람인가.
머릿 속에서 니코의 목소리가 빙글빙글 돈다.
눈 앞에서 곤란한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동자가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워서, 얄밉다.
마키는 주체 못할 감정을 부딪치는 것처럼, 니코의 귓불을 물었다.
그것은 마키의 의사 표시면서, 치사한 니코에 대한 선전 포고.
「특별하니까, 괜찮지?」
후아 하고 니코가 '특별'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으며,
마키는 니코의 특별한 연인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完]
원문 : 픽시브 さん님
http://touch.pixiv.net/novel/show.php?id=342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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