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앉아있다 문득 책장이 눈에 들어왔는데

괜히 옛날 생각난다

난 종소리 때 입덕했어

노래가 너무 좋아서

출퇴근하면서 종소리만 들었는데

노래를 계속 듣다 보니까

군대에서 기상할 때나 보던 뮤비가 궁금해지더라고

그 뮤비가 본격적인 덕질의 시작이었어

인트로 때 눈에 확 들어온 멤버가 있었고

그 멤버의 이름이 류수정이라는 것을 알았고

류수정이 나온 온갖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지

지금 돌이켜보면 입덕 멤버가 류수정이 아니었다면

난 러블리즈에 빠지지 않았을 것 같아

여느 연예인들처럼 관심 정도에서 그쳤겠지

하지만 수정이는 노래를 아주 잘했고, 악기를 잘 다뤘고

순둥하고 착한 느낌도 너무 좋았고

주변 멤버들도 눈에 들어올 때까지 날 잡아두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었어

수정이는 케이와 자주 듀엣을 했기 때문에

슬쩍 케이에게도 관심이 갔고

자연스럽게 케빵은 내 최애 조합이 되었지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늘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있을 예정인

케빵이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저 사진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야

케빵은 후에 쟤케빵으로 진화했고

쟤케빵은 다시 짓쟤케빵으로..

정신을 차려보니 난 어느새 러블리너스가 되어 있었어

한창 앓을 때는 꿈에도 나오고

러블리즈 라는 단어만 들어도 벅차고 설레고

러블리즈.. 러블리즈.. 아 이름도 어쩜 러블리즈지?

그때는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었던 게

응.. 내 차야..

여긴 울림 사옥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타고 다녀

앞으로도 2~3년 더 탈 듯..

당연한 말이지만 사진 조합은 직접 했는데

멤버들 밸런스 + 색감 살린다고 꽤나 고생했다

그 고생이 아까워서라도 못 떼겠어

그리고 겨나럽2 때 구매한 포카 앨범

여기다가 포카를 정리하려니까

앨범마다 포카 크기가 제각각이라서

포카를 직접 제작했어

종소리 입덕이라서

데뷔 초반 구하지 못했던 포카부터

포카가 없는 디지털 앨범도 자체 제작

외에도 온갖 사진들 전부 포카화했는데

몇백장 되던 거 겨나럽3 때 대부분 나눔했어

300 이라는 프로그램 있는지도 몰랐는데

럽갤 눈팅하다가 인원 구한다는 글 보고

담당자한테 연락해서 부랴부랴 참석했어ㅋㅋㅋㅋㅋ

상대방 무대할 동안 멤버들 응원석 쪽에 대기하는데

운 좋게 1열이라서 멤버들이랑 인사한 게 인생 최고 업적

처음 팬싸 당첨되고 어버버만 하다 왔는데

사실 이때 팬싸 후유증이 좀 심했어

끝판왕을 깬 느낌?

더이상은 다가갈 수 없는 거잖아

굉장히 허무하고..

연예인과 팬이라는 벽을 확실히 체감했지

이때부터 팬심이 식기 시작했던 것 같아

이때 이후로 나온 노래들이 취향에 안 맞은 것도 한몫했고..

그렇다고 러블리즈가 싫어졌다는 말은 아니야

좋아했던 노래는 여전히 자주 듣고

유튜브에 추천 영상이 뜨면 꼬박꼬박 시청하고

멤버들이 방송에 나오면 반갑고

그냥 그 정도야

살면서 이렇게 미치게 덕질할 일은 다신 없을 텐데

오늘따라 그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가 문득 그립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