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南國이여 안녕!

ㅇㅇ(58.228) 2021.07.04 16:47:04
조회 42500 추천 551 댓글 67
														

viewimage.php?id=20bcc22febd73ba97cafc5&no=24b0d769e1d32ca73cec8ffa11d0283137a147df66c0ff0e9ff48c5b5f7c56d8d72b9a556a332d144c9b4d0415f770e16e69e79138e4588f80682c974e7b2962fe6106d74190

어제 내 자짤가지고 념글간 쉐리. 왜 사칭하냐고 물으니까 댓글까지 지워버려? 시불놈

=======================================================================



때는 1968년 4월, 건기(乾期)

월맹군의 구정공세가 시작된지 2달째,

나는 난생 처음 고국을 떠나 월남땅에 도착했다.


야자나무 가로수가 늘어선 사이공의 항구.

그곳 항구에는 이미, 나와 같은

해병대 아쎄이들을 인솔하기 위해

먼저 파병된 선임 해병들이 도열해 있었다.

그들은 배를 향해 팔각모를 흔들며 외쳤다.


"반갑다! 아쎄이들아!!"

"마! 씨바 인자 느그들 지옥 시작이다!ㅋㅋ"

"새끼들아 흘러가지고 빨리 안내려?!!"

"저것들 얼굴 하얀가 봐라~! 츄릅~♡"


배에서 내리자 제각기 뭔가가 쓰여진

푯말을 든 해병 선배님들이 눈에 띠였다.


[1중대] [2중대] [3중대] [5중대]


나는 꽃봉을 짊어지고 3중대 쪽으로 향했다. 


"반갑다 아쎄이."

칼각잡힌 군복에 팔각모를 눌러쓴

까무잡잡하고 다부진 몸의 한 해병이

내쪽으로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의 붉은 명찰에는 '황근출' 세글자가

아침 햇살을 받아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일!병! 김!귀!남!"

나는 그의 손을 꽉잡으며 우렁차게 외쳤다.


"와~ 이 새끼 완전 기합 빡시게 들었네!

짜세다 짜세!! 맘에 든다! ㅋㅋㅋ"

마찬가지로 까무잡잡하게 탄 피부의

개구장이 어린애 같은 얼굴을한

박철곤 해병님도 그날이 첫만남이었다..


"마! 아쎄이! 오늘 처음으로 월남 왔는데,

악기바리 함 해야지! 어?!"


"일병 김귀남! 고국에서 이미 완수 했습니다!"


"마! 새끼야 편안~한 한국에서 한 악기바리하고,

총알이 빗발치는 이 월남에서 하는 악기바리하고

진짜로 갖다고 생각하나? 어?!"


"아..아닙니다!"


"철곤아, 지금바로 아쎄이들 인솔하고 출발하자.

지금 출발해야 재시간에 도착할거 같다.

밤늦어 지면 너무 위험해. 장난은 나중에 하고."


"뭐라카노? 뭐가 장난이고 새끼야, 전우애가 장난이가?!

일단 뭐 알았다. 야 아쎄이!"


"일병 김귀남!"


"저짜저기 육공트럭 보이제? 뛰가서 타라! 실시!"


"실시!"


나는 꽃봉을 들고 항구입구의 육공트럭으로 뛰었다.

그리고 제일 앞에있는 육공의 적재함에 올라탔다.

황해병님과 박해병님도 천천히 따라와

아쎄이들의 인원수를 확인한 뒤 탑승하셨다.


이윽고 우리를 태운 육공트럭은

북쪽으로 또 북쪽으로, 흙먼지를 날리며

장장 8시간을 넘게 달리고 있었다.


'대체 어디까지 가야 되지?'


이국의 바깥 풍경을 보는 것도 잠시.

도시 밖으로 벗어나자,

눈에 보이는 풍경도 점점 단조로워 졌다.

좁디좁은 비포장도로와 우거진 정글,

경치구경에 흥미를 잃은 나에게

기나긴 항해의 피로가 엄습했고,

나는 그만 깜빡 잠이들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 이새끼 봐라? 쳐자빠져 자고있네?!"



"일병! 김귀남!"

박철곤 해병님의 호통에 나는 눈을 번쩍 떴다.


"마! 이 자슥아! 이 새끼 근무서다가도

자빠져잘새끼네 이거?! 오데서 갑자기

뻬뜨꽁 총알이 날아올지도 모르는데

잠이 쳐오드나 이 또라이 새끼야!"


"일병 김귀남! 시정하겠습니다!"


"시정? 니 대갈빡에 총알 구멍뚫리가

뒤지고나면 그게 시정이 되나?!"


"아닙니다!"


"철곤아.. 나둬라, 지도 지쳤겠지..

야! 아쎄이! 철곤이 말 하나 틀린거 없다.

전시에서 골아떨어지는건

찐빠내는 정도가 아니라 죽음이야.

너하나 죽는게 아니라 분대원이 다죽어."


"예 알겠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


그렇게 3시간을 더 달렸을까,

이제 해도 다 저물어 버렸다.

주변은 캄캄한 어둠이 도래했고,

눈에 보이는 거라곤 육공트럭의

라이트가 비추는 좁은 도로와

도로 주변을 애워싼 빽빽한 정글 뿐.

나는 어쩐지 등꼴이 오싹해졌다.



으악!!!


갑자기 적막을 깨며 들려오는 비명소리,

분명 어두운 정글안에서 들려왔다.



"바... 방금..."

나는 너무 놀라 말문을 제대로 열 수 없었다.


"뭐야? 아쎄이 너 왜그래 임마?"

황근출 해병님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셨는지

의하하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물으셨다.


"방금 그 소..소리 못들으셨습니까?"


"ㅋㅋㅋㅋ 아 이 새끼 ㅋㅋ 배짼다 배째 ㅋㅋㅋ

이 새끼 이거 완전 급재이네 급재이 ㅋㅋㅋㅋ"


"급..재이?"


"겁쟁이란 말이다..."

황해병님이 동기병의 말을 통역해 주셨다.


"마 알긋나? 저게 으악새란기다 으악새."


"그럼 저게 새소리란 말씀이십니까?"


"그래, 으악새. 주디가 자지 맨키로 요래

밑으로 휘어갖고, 사람팔뚝만한 껌은새다.

점마가 한국으로 치면 고라니 같은 역할이다."


나는 박해병님의 말씀을 듣고 문득,

동해안 해안초소에서의 새벽 근무를 떠올렸다.

그날 나는 저편 산어귀의 고라니 소리를 듣고

귀신을 본것마냥 깜짝놀라 흠칫거렸다.

같이 근무를 서던 맞선임은 그런나를 보곤

흘러빠졌다며 그 자리에서 전우애를 강요했다.

나는 그날 맞선임의 삽입 순간에 맞추어

삽입때마다 고라니 소리를 따라해야했다.


기억이 여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고향에 대한 향수가 밀려들었다.



취익~ 끼익!



육공트럭이 멈추어 섰다.

나는 무슨일인가 싶어 몸을 틀었다.

적재함 바깥으로 고개를 빼내보니,

높게쳐진 철조망과 모래주머니,

우리는 해병대 야전진지에 도착한 것이다.

트럭이 멈춰선 위병초소 옆에는

한글로 써진 나무 팻말이 서있었다.


[대한민국 해병대 황룡부대 1보병대대]


월남에 도착에 처음 본 한글과

진지안의 북적거리는 해병대원들.

그 모습을 본 나는 조금전까지

고향에 대한 향수로 공허해진

마음이 조금은 메워지는듯 했다.


"아쎄이, 내리자"

황근출 해병님이 육공트럭 아래로 뛰어내렸다.

나도 그를 따라 꽃봉을 메고 따라 내렸다.


잠시후 나는 대대장님과 간단한 면담을 마치고,

황해병님과 박해병님의 인솔하에 2소대 내무실로 향했다.


반쯤 썩은 내무실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자,

내무실안의 선임 해병들의 시선은

일시에 우리를 향해 집중됐다.

나는 뒷덜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뭐냐? 아쎄이냐?"

일수로 보이는 붉은 빤스만 입은 해병이

나와 황근출 해병님을 번갈아보곤,

빤스안에 넣은 손으로 뭔가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쓰앙병 황근출! 예! 그렇슴다악!"


"이근팔 해뱀~ 아쎄이도 왔는데

악기바리 함 봐야지 않겠슴까?!"

박철곤 해병님이 키득거리며 일수에게 말했다.


"그래, 저렇게 뽀~얀 아쎄이도 왔는데

해야지 악기바리.. 츄릅~"

이근팔 해병님이 나를보며 본인 입술을 햛았다.


뒷덜미에서 흐르던 식은땀은

이미 강줄기로 변해있었다.



"어이, 아쎄이..."

황근출 해병님이 돌아보며 나를 불렀다.



"일병 김귀남!"



"벗어."




머나먼 남국에서의 첫날밤.

이름모를 풀벌레와 새소리.

열대우림의 뜨거운 공기.

괄약근에 꽂힌 3개의 자지.


월남의 뜨거운 태양에 까맣게탄

건장한 소대원들과의 악기바리.

과연 이등병 때 한국에서 했던

그 어떤 전우애보다 강렬했다.

.

.

.

.

이튿날, 전날밤의 악기바리 때문에

뱃속까지 쓰라려 오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우리소대는

진지 북쪽 고지대 근처의 정찰임무를 받았다.


우리는 두 분대로 나뉘어

1분대는 서쪽, 2분대는 동쪽으로

수색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나는 황해병님, 박해병님과 함께

1분대에 배속되어 임무에 투입됐다.


그렇게 정찰임무를 수행한지 3시간,

약 10키로쯤 걸었을 때였다.

저멀리 정글의 끝이 보였다.

나무 사이로 펼쳐져있는 평지.

물이 발목만큼 대어진 논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신없이

모내기를 하는 듯한 사람들이 보인다.



따악!


"아야!"

무언가 날아와 내 하이바를 때렸다.


"전부 읍드리라!!!"

박철곤 해병님이 재빨리 경계자세를 취했다.



잠시뒤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내며

어린아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돼있었다.


"chết ác quỷ!"

꼬마는 알수 없는 말을 외치곤

정글을 빠져나가 논쪽으로 달렸다.


"저 꼬맹이 뭐라고하는 겁니까?"


"우리보고 디지삐란다... 악귀라카면서..."


"대체 왜...?"


"........"


갑자기 시작된 적막한 분위기에

나는 주위의 분대원들을 쳐다보았다.

분대원들은 모두 서로의 시선을 회피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다시 출발하자."

황해병님이 침묵을 깨고 말했다.


우리는 곧 정글을 빠져나와

아까보았던 논 부근 까지 걸어나왔다.

워커발로 나뭇가지를 밟는

부시럭 소리가 들리자,

모내기 하던 월남 사람들이

우리쪽을 돌아보게 되었다.



"chạy trốn! ác quỷ!"

사람들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반대편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귀신에게 쫒기듯

작은 언덕위의 마을로 뛰었다.


우는 아기를 업고 달리다 몇번이나 넘어지는 여인.

다리가 좋지 않은지, 네발로 기다시피 도망가는 노인.

빨리오라는 듯 사람들에게 손짓하며 소리지르는 청년.

모두들 공포에 질려 절규하며 달아났다.


"저사람들 대체 왜저럽니까?"


"뭐.. 총든 군인들 보고 무서워할수도 있지..."

황해병님이 무심하게 말했다.


"군인들 보는게 하루이틀이 아닐텐데 말입니다.

아까본 그 꼬마도 좀 이상하고..."


"대체 뭐가 이상하단 말이야?"

황해병님이 나를 쏘아보며 물었다.


"사람들 반응이 정상이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제가 한국에서 선전영화 봤을때

거기 나왔던 월남 사람들은..."


"마! 선전 영화 같은걸 진짜 믿나 이 멍청한 새끼야 ㅋㅋㅋ

대한민국 국뻥부에서 언제 참말한 적이 있드나? ㅋㅋㅋ"

박 해병님이 나를 순진하다는 듯 놀렸다.


"예.. 박 해병님 말대로 저는 순진한 바봅니다.

하지만 저 사람들의 반응이 비정상적이란걸

눈치 못챌정도의 바보는 아닙니다. 지금 저 주민들은

분명히 뭔가 해코지라도 당했던 겁니다..."


"뭐라카노 임마이거..."


"저는... 해병대는 10명의 베트콩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민간인을 구한다는 말이 너무 멋졌습니다.

그래서 파병을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그래, 그랬지... 설쇠기 전까지는..."

황근출 해병님이 담배에 불을 붙이시고 말했다.


"예?"


"여기서 서쪽으로 3~40 키로 더가면 마을이었던 곳이 있다. 퐁니퐁넛이라고..."


"마! 근출아! 됐다, 고마하고 인자 출발하자!"

박 해병님이 말을 끊으려는듯 소리쳤다.


"마을 '이었던 곳' 말입니까?"

나는 황해병님이 계속 말하도록 재촉했다.


"그래, 거기를 좌익마을 소탕이란 명목으로

노친네, 갓난애들까지 포함해서 70명이 넘는

마을 주민 모두를 '소탕'했다..."


"해병대가 그랬습니까?"


"그래..."


"대체 왜..."


"......."


"아, 그... 와 설(舊正)때 뻬뜨꽁 놈들 쳐들어 왔다이가...

그래서 그거 복수한다꼬...."

망설이는 황해병님을 대신해 박해병님이 말씀하셨다.


"복수? 주민들이 베트콩이었습니까?"


"내가 우째 아노... 근데 뭐 위에서 맞다 카는데.. 맞긋지 뭐...

근데 월남군하고 미군아들은 아이라카데.. 방방 뛰샀드라 책임자 잡으라고..."


"아까는 대한민국 국뻥부가 참말한적 없다고 하지 않았슴까?"


"참말이든 아이든 간에..

니나 내처럼 개마냥 강제로 끌려온 병이 뭘 우짤낀데?


"해병은 모병입니다..."


"지랄 좆빤다 모자란 자슥아 ㅋㅋㅋ

마 귀남아, 어차피 어데로든 끌리갈거

그나마 내 선택으로 오자싶어 오는거지

애초에 강제로 가는기 아이믄 어떤 또라이 새끼가

군바리 지원할낀데? 해병이든 땅개든 대체 누가 지원을 할낀데?"


"...아무리 시킨데로 한다지만, 갓난애들이 총이라도 든답니까? 애들은 왜.."


"마! 뺄개이 아새끼들이 크봤자, 다 뺄개이 밖에 더 되긋나?!"


"그게 씨발 대체 무슨 말입니까?! 말이되는 소립니까!!"


"뭐?! 이 싸기지 없는 새끼가 어델 쳐 기어오르노!"


팍!

박 해병님은 고함을지르며 애무십육 개머리판을 휘둘러

내 하이바를 때렸고, 나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야이 똘개이 자슥아! 함만더 꼰티 쳐 내믄 담번엔 진짜 턱주가리에 후리뿐다. 알긋나?!"


"당신들이 진짜 해병입니까? 아니면 학살자 악귀입니까?!"


"뭐라고 씨발놈아?! 개새끼 니 오늘 디짓다!"

박해병님이 내 가슴팍을 워커발로 짓밟으려는듯

광분해서 달려오려 하자 황해병님이 뛰어와

뒤에서 팔짱을껴 박해병님을 붙들었다.


"철곤아! 됐다! 그만해라! 그만!"


"마! 씨발놈아 이거 놔봐라! 저 새끼 저거는 해병아이다!

위아래 지 선임도 쳐몰라보는 후달쓰가 뭔 해병이고!"


"왜? 나도 똑같이 쳐죽이려고 그럽니까?!"


"이 씨발놈 안닥치나?!!"


퍽!

박해병님의 말대로 나는 워커발로 턱주가리를 얻어맞고 기절했다.

.

.

.

.

.

"일어나라, 출발하자..."


나는 황근출 해병님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이..일병 김...귀남.."


누워서 본 하늘은 파랗게 맑고 깨끗했다.

마치 이 남국의 투명한 바다를 보는것 같았다.

방금전 까지 중천(中天)에 있던 태양은

어느샌가 수목선 너머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내가 두어시간이나 기절해 있었나..."


"분대 집합!"

황근출 해병님이 분대원들을 불러 모았다.


"우선 저 마을로 가자, 주민들 수색 실시한다."


"마..마을 말입니까?"

나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 우릴 보고 달아났으니까, 일단은 수색 대상이다..."


"그... 그 소문 때문에 그랬던걸 수도 있지 않습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일단 할 일은 해야지..."



우리는 그렇게 마을로 출발했다.

논에서 3~400 미터쯤 떨어진

조그만 언덕위의 월남 마을.

마을에 들어서자, 모두들 초가집에 숨어

문만 빼꼼히 열고 우리를 관찰하는 

겁에 질린 주민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 그참.. 사람들 진짜 급재이네 급재이 ㅋㅋㅋ

보소! 퍼뜩 나오이소! 괜찮다 안캅니꺼!"

"Xin hãy ra ngoài! Nó an toàn!"


분대원들의 말에 따르면,

박철곤 해병님은 생긴것과는 달리

머리가 상당히 좋다고 한다.

그래서 월남에 온지 겨우 2년만에

현지인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월남어를 구사한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거의 매번 대민작전을 수행하는

소대에 파견되곤 했다고한다.


박 해병님의 말을 들은 주민들이

하나둘 각자의 집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숫자는 대략 50명 전후.


"철곤아, 가택 수색좀 하겠다고 말해."


"알긋다."



우리는 주민들을 마을 중앙에 둥그렇게 둘러 앉혔다. 


"총기, 폭발물, 탄약, 월맹기, 정글도 등등!

의심되는건 전부 찾아서 보고한다! 이상!"

"수색 실시!"


"실시!"

분대원들은 분대장 황해병님의 명령에 복창하고

집집마다 들어가 샅샅히 수색하기 시작했다.

.

.

.

수색작업이 끝났지만 아무런 수상한 물품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나는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제 마지막으로 저 창고만 수색해보면 된다."

황 해병님이 마을 변두리에 있는

곡식창고로 보이는 목조 건물을 가리켰다."


우리는 주민들의 감시를 위해

강태욱 해병님만을 남겨 놓고

모두 창고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창고안은 바깥보다 시원했지만,

창문이 몇개되지 않아 어두웠다.

눈이 적응해 내부 구조를 정확히 

식별할수 있을때 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약 1시간정도 수색을 해나갈 무렵.

박 해병님이 조용히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마, 아쎄이..."


"일병 김귀남!"


"아까 맞은데는 개안나? 마이 아프드나?"


"아닙니다! 괜찮슴다!"


"그래? 니 대갈빡 하나는 존나 딱딱한 갑네? ㅋㅋㅋㅋ"


"예! 그렇슴다! ㅋㅋㅋ"


"그래 웃으야지 ㅋㅋㅋ 이 지옥에서 안미치뿔라카믄 웃으야지 우짜긋노? ㅋㅋㅋㅋ"


나는 박철곤 해병님께 해야할 말을 떠올렸다.


"박철곤 해병님..."


"어? 와?"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이 새끼 뭐라카노? ㅋㅋㅋ 됐다 마 치아라 ㅋㅋㅋ

내도 마 좀 심했고, 뭐 니한테 미...."



타앙!


박 해병님은 목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지셨다.



"박 해병님!"



"방금 뭐야?!"

황 해병님이 화들짝 놀라 소리가 난쪽을 돌아보셨다.

그의 시선은 창고의 나무문에 뚫린

커다란 구멍에서 멈추었다.

구멍은 마찰열로 인한 흰 연기를 솔솔피우고 있었고,

바깥의 밝은 햇살을 어두컴컴한 창고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그 한줄기 햇살은 쓰러진 박해병님의 가슴으로 비춰졌다.


"황 해병님!! 박 해병님이!!"



"철곤아!!"

황해병님이 쓰러진 동기를 발견하시곤 달려왔다.



"킄..ㅆ..씨바...부싼..싸나이 박..철고이..이래...디지뿌는기가...? 킄크ㅡ 디지도..싸..다..."

박해병님이 말씀하실때 마다 목구멍에서 붉은 선혈 뭉치가 올라와

그의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그는 고통스러운듯 꺽꺽 거렸다.

그의 목덜미에 뚫린 계란 만한 구멍에서도 분수처럼 피가 쏟아졌다.


"마... 아쎄..이.."


"일병 김귀남!"

나는 눈물을 흘리며 관등성명을 외쳤다.


"마...마이 아프드..나? ㅁ..미안타... 글고... 그..마을.. 우리 소대.. 한거... 아이다...1중대하..고..내만..."

그는 최후에 하고싶은 말은 거의 모두 털어놓았다...


"야이 씨발새끼야! 너 이새끼, 부산가면 거하게 술상 봐준다며! 그럼 뒤지면 안되지 새끼야!!

정신차려 새끼야! 자빠져자면 뒤진다고! 니가 항상 그렇게 말했잖아!"

황해병님은 절규하며 박해병님의 뺨을 수차례 때렸다.

그러나 박해병님은 이미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타당! 타다다탕! 타당탕!!

자동소총의 사격음에 맞추어 창고문에 커다란 구멍이 숭숭 뚫렸다.



".....씨발 새끼들......"

황근출 해병님은 박 해병님의 감지못한 눈을 감기곤, 소총을 집어들고 일어섰다.



우리는 쌀가마를 참호삼아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오고가는 교차 사격 때문에 창고의 나무문은 기어이 박살났다.

문에 가려졌던 시야가 트이고, 우리 눈에는 마을이 들어왔다.

마을 어귀에는 군용트럭 3대가 매연을 뿜고있었고,

거기서 쏟아져 나온것이 분명해 보이는 회색군복의 월맹군들이

우리를 향해 집중 사격을 퍼붓고 있었다.


"주민들이 신고한겁니까? 대체 왜..?"


"이제... 악마들 편에 설 민간인은 없으니까..."


나는 황해병님의 말을 이해했고,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적의 사격은 점점거세졌다. 아마도 소총만이 아닐것이다.

우리는 숫적으로도, 화력으로도 상대가 되질 않았다.

분대원들도 하나 둘 쓰러져 갔다. 그리고 그들은 애석하게도,

박 해병님과 같은 행운이 없었다. 그들은 박해병님과 달리

최후의 발언을 할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찰칵! 틱!

나는 탄알집을 교체하기 위해 탄띠를 더듬었다.


"......."



나는 황 해병님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황해병님과 눈이 마주쳤다.


"황해병님 혹시..."


"없다... 나도..."


적들의 총성이 점점 가까워져 오고 있었고,

우리는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했다.



"귀남아.."



"일병 김귀남"



"마지막은 해병대 답게 가자..."



"일병 김귀남! 예 알씀다!"



나는 일어서서 바지와 빤스를 내렸다.


총성이 잦아들고, 창고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월맹군이 이미 건물 주위를 포위한듯 했다.

그들은 우리가 탄약이 떨어졌단것도 이미 알고 있는것 같았다.


"Đầu hàng!"


아마 항복 하라는 말일 것이다.

박해병님이 계셨다면 정확히 알았겠지만, 이제 무엇하랴?

조금있다 직접 만나서 여쭈어 볼 것이다.


"준비 됐슴다!"

나는 황해병님 쪽으로 둔부를 내밀고 소리쳤다.


"좋아! 간다!"


"전우애 중에!! 싸가한드악!! 싸가는!! 곤조가악!!"

황해병님이 포신을 밀어넣으며 외쳤다.


"따흐흑!!! 싸가는!! 곤조가!!!!"

나도 이를 악물고 그것을 복창했다.


"곤조가! 한느아!! 두어얼!! 세엣!! 네으엣!!"

황해병님이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반동과 구령을 넣었다.


꿈속에 열아홉살 소~년! 꿈속의 알라뷰!

라이라이라차차! 라이라이라차차!

당신이 그리워서 키스를 하고요!

당신이 그리워서 딸딸이를 칩니다!

헤이빠빠리빠! 헤이빠빠리빠!

따흐흑!


총탄에 누더기가 된 창고 건물에서부터

바깥으로 세어나오는 대한민국 해병대의 싸가는

이역만리 이국의 군인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곧 총을 겨눈 월맹군들이 우리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Bạn đang làm gì đấy!!!!"


그들은 우리들의 용맹스러운 모습에 경악해 소리쳤다.

우리는 소란스러운 그들에 아랑곳 하지 않고,

더욱 힘차게 전우애의 텐션을 높였다.


"라이라이라차차!!"


"따흐흑!!"


이윽고, 우리의 모습에 감동이라도 한 듯,

월맹군들은 우리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라이..라이..차..따..흐흑..라이..따흑"

어눌한 억양으로 대한민국 해병대의

자랑스러운 싸가를 합창하는 월맹군들.


잠시 뒤 지휘관으로 보이는 제복의 월맹군이

우리앞으로 다가와 두손을 합장했다.

그리곤 엄지를 치켜 세우고 이렇게 말했다.

"Lai Daihan!(라이따이한!)"


그렇다!

라이따이한이란 말은 월맹군이

나와 황근출 해병님의 용맹스러운 전우애에 감탄해,

'라이'라이라차차'따'흐흑 그리고 '한'국의 한을 합친

일종의 합성어인 것이다. 

바야흐로 해병대의 싸가와 

대한민국의 용맹한 젊은이들을 칭송하기 위한 단어!


그러나 최근 나의 조국에서는

영원한 국제창녀 조선년들이

베트남전 참전용사를 비하하기 위한

거짓된 뜻으로 변질되어 버렸고,

나는 이를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최소한 우리 해병 용사들 만큼은

단어의 뜻을 오도하지 말자는 뜻에서

당시 뜨거웠던 남국에서의 추억과 비극을

이렇게 해병대 갤러리에 남긴다.

필쓰엉!!





Phong Nhị and Phong Nhất massacre

https://en.wikipedia.org/wiki/Phong_Nh%E1%BB%8B_and_Phong_Nh%E1%BA%A5t_massacre

viewimage.php?id=20bcc22febd73ba97cafc5&no=24b0d769e1d32ca73cec8ffa11d0283137a147df66c0ff0e9ff48c5b5f7c56d8d72b9a556a332d144c9b4d0415f770e16e69e79138e4588f80682b981d782f3f4082678a8996


viewimage.php?id=20bcc22febd73ba97cafc5&no=24b0d769e1d32ca73cec8ffa11d0283137a147df66c0ff0e9ff48c5b5f7c56d8d72b9a556a332d144c9b4d0415f770e16e69e79138e4588f80687f984a797c63b4e7440d163b


viewimage.php?id=20bcc22febd73ba97cafc5&no=24b0d769e1d32ca73cec8ffa11d0283137a147df66c0ff0e9ff48c5b5f7c56d8d72b9a556a332d144c9b4d0415f770e16e69e79138e4588f80682b9218792c651b847211af45


viewimage.php?id=20bcc22febd73ba97cafc5&no=24b0d769e1d32ca73cec8ffa11d0283137a147df66c0ff0e9ff48c5b5f7c56d8d72b9a556a332d144c9b4d0415f770e16e69e79138e4588f8068289849292835ffebc4b14003



1968년 2월 12일 한국 해병대 청룡부대에 의한 전쟁범죄.
이후 미군에 의해 사건이 적발되고,
남베트남군과 미군에 의해 조사를 요구받은 한국군은
거짓말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나 이것마저 적발됨.
그리고 한국군내 내부고발자 까지 발생했으나,
조사중 종전으로 묻혀버림.

이후 베트남과 연계된 시민단체등에서
한국 사법부에 정보공개 재판을 신청
국정원과 군은 쓸모 없는 자료만을
극히 일부만 공개함.

한국은 사건 이후 50년이 넘도록
보상과 사과는 커녕 인정조차 안하고 있음.

심지어 파시즘적 국수주의가 종특인 
한국 국민들조차 이러한 거짓에 동조.
베트남이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자기 국민을 죽이고
한국에 뒤집어 씌운다고 말하는 인간이 넘침.

앞서 말했듯 이런 주장은
당시 미국과 월남정부도 알고있던 사건이라는 점에서, 
한국인들의 주장대로라면, 미국도 한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거짓에 동조해 사기를 치고있다는 개소리가 됨.

이 사건 관련 자료조차 한국에서는 찾기 힘들고,
심지어는 위키의 내용도 영문판에 비해
한국은 4분의 1정도 분량밖에 되지 않고,
그것마저도 '범죄 의혹'이라고 갈겨놓음.



추천 비추천

551

고정닉 11

6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南國이여 안녕! [67] ㅇㅇ(58.228) 21.07.04 42500 551
196134 해병대 청룡부대가 베트남에서 맹활약한 이유가 다 있음. [2] 유동닉(119.206) 21.05.27 1899 37
195725 머니게임 1기 참가자다. 나땐 동료애가 이정도였다.txt [15] ㅇㅇ(223.62) 21.05.19 5730 129

게시물은 1만 개 단위로 검색됩니다.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