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톤요일 오전이었다.
전우애를 마친 아쎄이들은 박철곤 해병님의 지시대로
예초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어떤 아쎄이가 손에 무언갈 들고 허겁지겁 달려왔다.
박철곤 해병님은 멀리서부터 불길한 기운이 엄습했다.
"악! 이병 남근석! 나무에서 이런게 떨어졌는데
이게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가 손을 펼치자, 주변 모든 해병들은 까무러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것은!!"
"따흐앙!!!"
남근석 아쎄이의 손 위에 놓인 새끼 참새를 본 오도해병들은
순식간에 역돌격을 실시하였고,
마처 도망치지 못한 해병들은 즉시 스스로를 수육으로 만들어 간신히 화를 면했다.
전입온지 하루밖에 안 된 남근석 아쎄이는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새끼 참새를 손에 들고 동네방네 물어보고 다녔으나
어디로 가든 선임 해병들의 머리가 터져버릴 뿐이었다.
이렇게 해병들이 줄줄이 해병푸드가 되는 상황을 막고자
박철곤 해병님은 스스로의 안구를 찔러 참새를 시야에서 차단하고,
남근석 아쎄이를 막아서서 대답을 해주기로 하셨으니!
"아쎄이! 그건 참새의 새끼다!
정말정말 위험한 것이니 즉시 있던 자리로 돌려놓도록! 어디에서 얻었나?"
"악! 이병 남근석! 위병소 주변 나무에 있었습니다!"
이럴수가, 참새들이 어느새 해병성채 주변까지 침입했단 말인가?
1q2w3e4r! 해병이 만든 안티-참새 쉴드조차 기열 공군이 뚫어버린 것이 틀림없다!
"기열 참새 놈들은 새끼를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을텐데...!"
이 생각을 한 순간, 박철곤 해병님은 섬뜩한 기운을 느끼시고 하늘을 올려다 보셨다.
분명 하늘은 맑은데 먹구름이 하나 떠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구름이 아니었다.
-------------- 2막 --------------
재앙은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했던가.
해병성채는 하루아침에 참새들에게 침공당했다.
건물이 무너지고 사방이 불길에 휩싸이고,
모든 해병들은 울부짖으며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다.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평소엔 든든하던 전우들은 자기 목숨을 부지하기도 버거웠으며,
우상이자 하늘같은 선임들은 해병 팝콘이 되거나 기열 계집들처럼 비명을 지르며 역돌격 중이셨다.
생지옥 속에서 갓 전입 온 아쎄이가 무엇을 알리요,
남근석 아쎄이는 머리가 백지장이 되어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와들와들 떨기만 할 뿐이었다.
머리는 지금 즉시 역돌격을 실시하라고 경고음을 내고 있으나,
흘러빠진 두 다리는 천근만근을 달기라도 했는지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았다.
"뭐하나 아쎄이! 역돌격 실시!!"
"악! 황근출 해병님...!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새끼...! 내 손을 잡아라!"
황근출 해병님은 역돌격을 멈추시곤 아쎄이 쪽으로 돌격하셨다!
황근출 해병님께서 손을 내뻗으셨고, 두 해병의 손 끝이 닿으려는 찰나!
하늘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내려와
남근석 해병을 낚아채갔다.
"황근출 해병님!! 살려주십쇼!!"
남근석 해병은 포신에서 해병 레모네이드를 쏟아내며 울부짖었지만,
그의 눈에 보이는건 자신을 안타깝게 쳐다보고는 뒤돌아 달리는 황근출 해병님이었다.
"황근출 해병님! 황근출 해병님!!!"
멀어지는 해병성채를 향해 목에서 피가 날 정도로 애처롭게 불러보아도,
그 누구도 남근석 해병을 구해주지 않았다.
------------- 3막 ----------------------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이 캄캄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두에서 전해지는 진동으로
남근석 해병은 주위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극심한 공포로 인해 남근석 해병은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고,
기합스러운 전진유두도 몸 속으로 파고들었으며,
두 다리 사이에선 해병 맥주가 콸콸 흘러나왔다.
"아...씨발 이새끼 지렸는데?"
소름끼치도록 차갑고도 낮은 목소리였다.
남근석 해병은 본능적으로 공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해병대 놈들은 평소엔 온갖 쎈척 다 하더니,
잡혀오는 놈들은 하나같이 울면서 목숨 구걸이나 하고있어?"
"군의관님, 일단 이새끼 오줌부터 닦아도 되겠슴까?"
"그래 일단 여기부터 닦아봐, 수술 끝나면 목욕도 좀 시키고.
씨발 이놈들 똥꾸릉내는 도저히 적응이 안 된단 말이지."
실험? 지금 자신에게 실험을 한다는 소린가?
이성이 조금 돌아오자, 남근석 해병은
자신의 머리와 팔다리에 단단히 묶인 장치,
그리고 무수히 꽂힌 주사바늘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매우 좆됐음을 알 수 있었다.
"야, 개병대, 너 이름이 뭐냐?"
"이... 이병 남근석! 살려주십쇼..."
"크크크, 걱정 마, 안 죽여. 우리는 지금 해병대를 상대할 병사가 필요하거든?"
"근데 너희의 대공 감시가 매우 삼엄하고,
공군 전력이 조금이라도 발각되면 즉시 가스탄을 대량으로 터트려서 다가오지 못하게 차단한단 말이지.
니들 말로는... 해병 산소?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생각했어, 우리 몸으론 니들의 가스탄에 대항할 수 없다면,
해병대를 납치해서 공군 병력으로 만들면,
너희의 생화학가스탄도 견뎌내는 대 해병 병기가 만들어지는거지."
실로 듣고도 믿을 수 없는 끔찍한 계획은 들은 남근석 해병은,
극심한 공포로 해병짜장을 쏟아내었고,
그 모습을 본 기열 참새는 쌍욕을 날렸다.
"됐다, 기밀을 말해주면 어떡하냐?"
"군의관님, 어차피 이녀석 기억도 전부 지워질텐데, 뭔 상관입니까?"
"... 수술을 시작한다."
기억 삭제라고?
잠깐 그럼 내가 해병을 배신하는 괴물이 된다고?
그것만은....
기계가 작동하고 약물이 몸속으로 투여되면서,
자신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을 느낀 남근석 해병.
그의 마지막 순간에 떠올린 것은 ,
자신을 쳐다보고는 뒤돌아 역돌격한 황근출 해병님의 뒷모습이었다.
"황근출 해병님... 살려주십쇼..."
꺼져가는 목소리로,
남근석 해병은 의식을 잃었다.
------------ 4막 -----------------
한 편, 재앙이 휩쓸고 간 해병성채는 매우 침울했다.
모두들 묵묵히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셨고,
전례없는 사상자 앞에 너무나 충격과 상심이 큰 나머지
전우애를 나눌 기분조차 없었다.
박철곤 해병님은 능숙하게 지휘를 하시면서,
유독 침울해 보이는 황근출 해병님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셨다.
사랑하는 전우를 버린 황근출 해병님의 상심은 말로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근처에 있던 아쎄이를 수육으로 만들어 가져다 드려도 드시지 않을 정도니
눈앞에서 전우를 잃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깊은 슬픔이랴.
그러던 와중, 멀리서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벌떡 일어서신 황근출 해병님!
"공군..? 아냐, 뭔가 다르다."
익숙하면서도 불길한, 전혀 색다른 기운에 황근출 해병님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참새 놈들의 2차 폭격인가...?"
이 기운은 분명 참새였으나, 해병 산소탄을 포항 곳곳에 뿌려놨기에,
참새들은 당분간 포항 근처에 오지 못할텐데 실로 이상할 노릇이었다.
신속한 정찰을 위해 위병소까지 한걸음에 달려가신 황근출 해병님은,
남근석 해병의 익숙한 실루엣을 보고 감격에 벅찼으나,
곧이어 그의 모습을 본 황근출 해병님께선
경악을 금치 못하셨다.
"황근출..."
황근출 해병님의 앞엔 공군에게 감염된 해병이 서있었으며,
그의 마지막 기억 속 단어인 "황근출"만을 반복해서 되풀 뿐이었다
악몽보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황근출 해병님께선
역돌격을 하는 것조차 잊어버리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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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짜장을 생산하면서 대충 짠 내용이라 후속편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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