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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불꽃처럼 얼음처럼 (1장 세르게이에 이어)

Irubert Camus(123.111) 2024.03.12 00:33:18
조회 422 추천 38 댓글 10

2 장 얼어붙은 심장


수암게이 야진, 그는 누구인가. 보르쿠타의 얼어붙은 심장.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다라는 말을 철저히 깨부순, 인류의 극치에 가까운 강자였다. 그는 강해서 살아남았다. 물론 어릴 때야 나이차를 믿고 밟아대는 놈들한테 몇 대 맞았지만, 힘이 부족할 땐 물어뜯어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걸 깨달은 어린 나이부터 그는 자기를 때리는 죄수들을 물어뜯으면서 혼내곤 했다. 물어뜯는 들개같은 놈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온 다른 죄수들도 모조리 목을 물어뜯었다. 그 이후론 건드는 자들이 없었고, 어떤 죄수가 흉기 같은 거로 치명상을 입힐 거 같으면 간수들이 달려와 말리곤 했으니까.

 

얼마 주어지지도 않는 수용소의 밥을 그는 용광로마냥 그대로 흡수하곤, 197cm, 97kg의 괴물까지 자랐다. 어느덧 수용소 최강의 사나이, 아니 인류 최강의 사나이라는 칭호가 붙었고, 그의 나이 불과 열여섯이었다. 그러나 그가 힘을 가지고 누군가를 재미삼아 괴롭히는 일은 없었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무리를 모아 위해를 가한다든가, 또는 수용소의 관리부도 무시 못할 권력을 손에 쥐려한다든지 등의 행동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휴식을 방해하는 누군가의 일방적인 떠드는 소리라든지, 새로 들어와서 멋모르고 야진에게 덤비다든지 하는 세르게이들을 혼내주는 게 아닌 이상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다. 그래서 간수들도, 소장이나 기타 관리직도 그를 억압하는 일은 없었다. 물론, 부모 욕을 하는 세르게이들은 가차 없이 반으로 접어버렸다. 원래부터 수용소에 있었거나, 들어와서 적응하며 야진의 일대기를 들은 이들은 그런 욕을 할 리가 없었으니까. 반으로 접힐 걸 알면서도 부모 욕을 한다는 건, 먼저 간 스탈린 동지나 흐루쇼프 동지 정도의 절대 권력자나 했을 것이다. 야진은 소련에서 가장 위험하기로 소문난 보르쿠타에서도 가장 강력하고도 두려운 존재였으니까.

 

근데, 야진은 이 아쎄이라는 양키놈이랑 말을 튼 지 4일째에 처음으로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그의 주먹을, 그의 힘을 처음으로 막아낸 것이다. 그것도 꽤나 맘에 들었던 아쎄이란 놈이. 다부진 몸이긴 했지만 야진에 비하면 체급이 여실히 떨어졌다. 대충 간수들이 말한 신체 정보로는 18080 정도였으니. 그런데 가볍게 내 주먹을 쳐냈다. 피한 게 아니라.

 

.. 너 뭐냐?”

이야 야진? 엄청나다 너. 현 병장님 이후로 처음인데 이 정도 힘

? 특이한 이름이군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너 어디서 배웠나. 나도 무술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지만, 너 덩치에 대단한 건 알겠는데?”

아아, 배운 건 그 한국에 해병대에서 심부름꾼할 때 배웠지.”

듣도 보도 못한 나라는 들을수록 설화같은 이야기만 나온다. 붉은 옷을 입은 사나이들의 전투부대라든지,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내는 이들이라든지. 특히나 몇 번 코빼기도 비치지 않은 간수들에게서, 열쇠를 빼내서, 단순 훔치는 것이 아니라 들키면 징계 사유인 문제를 발생시킨 후에 간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게끔 종용한다. 치사한 양키 새끼들인 거 같으면서도 핑계는 또 뭐라 하나면,

어허, 추진이야. 추진. 긴빠이라고 하는데, 그건 들켰을 때 얘기고.”

붉은 옷을 입은 사내들은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인지.

아무튼 오늘은 내 힘을 받아내도록 훈련시킨 사내들이란 정보까지 추가됐다. 가면 갈수록 그들이 궁금해졌다. 그들이 사는 곳도.

현광목 병장님이라고. 근육질에 키도 덩치도 그냥 계량계 고장 내는 양반 있어. 박격포보다 빠르고, 전차 수 대를 단신으로 상대하기도 했지. 근데 한국군은 전차가 없어서 쓸 줄 모르니까 나중에 그냥 전차를 던져서 빨갱이 새끼들 다 죽이더라. , 이런 말 싫어하려나. 소련년아?”

미친.놈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이걸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얘기하는 게 더 소름돋았다.

,,,? 무슨 뜻이냐.”

잘은 모르는데 무슨 불교에서 대단한 신이 있나봐. 강하고 나라를 수호하라는 의미로 부모님이 지으셨댔나. 아무튼 그 분한테 배운 거야.”

그런 자가 지휘관이 되는 곳인가?”

음 아냐, 이쪽은 의무로 참전했던데, 대단한 인간들이지. 죄다 그런 인간들 천지라 그 곳에서 많이 배우긴 했어. 그나저나 너 참 대단하네. 현 병장님 생각나게 할 정도면.”

앞으로 이 친구를 대련 상대로 좀 써야겠다. 그리고 그 붉은 옷을 입은 사나이들 얘기도 좀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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