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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기수열외자를 기억하라 - 2모바일에서 작성

Verit45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7 1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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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열외자를 기억하라 - 2

견창섭에게 있어, 해병대 생활은 힘들기는 커녕, 되려 즐거웠다. 쓰레기같은 짬을 먹는건 고아원에서와 별 차이 없었고, 무엇보다 그는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훈련을 수행했다. 무언가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던 것이다. 지금껏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심지어는, 고아원에서 활동 따위를 할 때도 금방 소외되기 일쑤였을 정도로.

그의 오래된 고독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던 것이었을까, 그는 항상 불필요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심지어는, 제정신으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해병대에 입대한지 한 달이 지나자, 본격적인 선임들의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뭐, 해병대에서 가혹행위는 당연하지 않은가. 오히려 한 달 동안은 잠잠했다는게 신기한 정도이니. 그 중 창섭이 제일 끔찍해했던 것은, 선임의 성기를 빠는 것이었다.

창섭은 동성애자가 아니었기에, 당연하게도 이 미친 요구를 듣고, 억울함과 절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그것을 견뎌내고 육봉을 빨기 시작했다. 끝끝내 거부하다가 이빨을 세운 동기 B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구타당하는 것을 보고는.

그렇게 눈을 딱 감고 한 1분 빨았을까. 그 선임이라는 것들은 “장난이야 임마”와 같은,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며 창섭의 턱주가리를 걷어찼다. 그렇게 한 대여섯번 당했을까.

선임 중 황근출이라 불리는 자가 나타났다. 극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는 직접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사람을 가장 잔혹하게 짓밟는 선임이었다. 그의 앞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자가 있다면, 그는 즉시 대상을 박살내버릴 것이다.

근출은 창섭 앞에 자신의 육봉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되려 그 역겹고 냄새나는 육봉을, 최대한 정성껏 빨기 시작했다.

근출은 당황했다. 창섭이 너무 정성스레 빨아댄 나머지, 이내 선임은 근출의 입에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씨발 이 미친 좆게이새끼가?”

근출은 몇 안되는 예외를 만들고야 말았다.

깡.

얼굴뼈가 망가질 정도로 강한 타격.

“씨발? 하다하다 이번에는 게이가 들어와? 하.. 씨발 해병대가 어쩌다 이지랄이 난겨…”

깡.

이빨이 부러질 정로 강한 타격.

깡.

근출은 창섭을 아마, 아예 죽여버리고 싶었던가 보다. 단순한 구타가 아닌, 살의를 지닌 구타. 두번 다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도록, 부숴버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구타.

.

.

씨발. 하라그래서 했는데 뭐 어쩌라는거야?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알아줄거라고 믿어왔었어.

그 좆같은 맛동산을 다 처먹으면, 적어도 “이새끼봐라?” 하고 흥미로운 표정이라도 지었어야 했어.

나라고 하고 싶어서 하는건줄 아나?

아니, 좆을 처음 빨던 날 B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니, 똥국물이 가득 찬 변기물을 마실때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 감각, 전부 기억하고 있다고.

끔찍한 일을 시키고, 결과야 어떻든 때리고, 그냥 그렇게.

…..

그렇게… 인간성을 훔쳐가는거야.

이 도둑놈의 자식들.

.

.

언젠가는.. 나 또한 저런 사람이 되어…

내가 받은걸 풀어버리고 싶어.

더 이상 억울하지라도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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