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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정당한 복수(3)

해갤러(58.78) 2024.05.17 23:57:42
조회 565 추천 68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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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Sp9S6C55wQ8

 

BGM



'찰칵...! 찰칵...!'



맹빈아 소위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이미 자신에게 희망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크나큰 수치를 느끼게 하는 핸드폰 카메라의 셔터 소리와 간악한 최몽걸 소령의 웃음소리만이 둘뿐인 인쇄실에 울려퍼졌다.



맹빈아 소위는 있는 힘껏 저항해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구속된 상태였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저항이라고는 두 눈을 감고 이 순간들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 뿐이였다.



정복 차림으로 그녀를 비웃던 최 소령과 다르게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상태였으며, 그녀가 유일하게 소지한 착장은 여간부들에게 보급되는 머리끈과 양 손에 묶인 밧줄 뿐이었다.



그런 맹 소위의 온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모든 관절은 통증없이 정지된 듯한 상태로, 마치 시체처럼 딱딱히 굳은것과 같았다.



최몽걸 소령은 아직 할일이 더 남았다는 듯, 핸드폰 카메라를 끄고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려 하고있었다.



그러나 그때, 굳게 잠겨있던 인쇄실 문이 쿵쿵쿵 두드려지기 시작하였고, 이어 몇몇 해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몽걸 중대장님, 병영내 CCTV를 보고서 왔습니다. 대대장님 명령으로 1중대장님을 데려오라는 명령을 하달받았는데, 영내 어디서도 최 소령님 모습이 보이시지 않으셔서 CCTV로 확인하고 오는 길입니다. 맹빈아 소위님과 함께 인쇄실에 들어가신게 마지막이시더군요. 안에 계시는 것 현재 전부 확인했습니다. 신속히 문을 열고 협조해 주시죠.



목소리의 주인공은 차분하고도 격양된 어조로 한창 신나서 낄낄거리던 중년의 사내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뒤이어 들리는 그의 한마디는 최몽걸 소령의 뼛속까지 공포로 격양되어지게 만들었다.



"10초 내로 문을 열지 않을 시, 저희 병들이 강제로 열고 들어가겠습니다. 참고로 대대장님께선 발포 명령을 허가하셨습니다."



뒤이어 '묵통빡깡!' 거리며 소총이 장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포라는 말과 약실에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에 발포허가의 진위여부는 생각조차할 틈도 없던 최몽걸 소령은 생존욕구가 성 욕구를 이겼던 것일까. 맹빈아 소위의 구속을 서둘러 풀고 그녀에게 방수포 한 벌을 던진 다음, 재빨리 잠긴 문을 풀고 나왔다.



"자자자 지금 나 나왔어 됐지? 맹 소위는 안에서 잔무 작업 중이고 말이야, 이제 겨누고있는 총은 내려두게나..."



인쇄실 앞의 병들에게 총을 내려달라고 부탁하던 그는 병사들의 손을 보고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너 이새끼들, 지금 몽키스패너랑 장도리 가지고서 같잖은 소리를 내며 발포한답시고 날 협박했던 거냐?"



문앞에 서있던 병사들인 황근출 상병과 황룡 상병. 서로 동기였던 이 두 해병들은 소총은커녕 각각 장도리와 몽키스패너를 소지한 채로 당당하게 문 앞에서 있었던 것이다.



"이새끼들, 너네 대대장 핑계도 거짓말이지? 이런 미X놈들이...! 게다가 황근출 너는 내가 니 하극상 다 덮어줬더니만 이딴 식으로 좆같이 갚는거냐?"



분노한 최몽걸 소령은 황근출 해병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주먹을 들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퍼억!'



그러나 황근출 해병의 발차기가 최 소령의 주먹보다 빠르고 정확했으며, 순식간에 시커먼 군화가 최몽걸의 복부를 찍으며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게 하였다.



"이런 썩어빠진 장교가! 네놈이 맹 소위님에게 했던 행동을 모를것 같더냐! 방금전까지 인쇄실 안에서 추악한 짓을 저지르던 놈이 뭐가 그리 당당한 것이냐!"



황근출 상병의 격노앞에 최몽걸 소령의 분노는 범을 마주한 승냥이마냥 사그러들었고, 이윽고 참아왔던 화를 표출하는 황근출 해병은 쓰러진 최몽걸 중대장을 무자비하게 구타하였다.



몇분간이나 이어진 근출의 구타는 멈출 줄을 몰랐고, 몽키스패너로 몇번 찍으며 거들던 황룡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야야 근출아 아무리 성범죄 저질렀다 해도 간부고 장교야. 더이상의 폭력은 너에게도 좋지않다 그만해."



황근출 해병이 최몽걸 소령의 오른쪽 허벅지를 박살내던 도중, 황룡 해병이 그를 말리며 말했다."



"하아, 하아, 이런 개씨발십새끼!"



동기의 말을 듣고 이성을 되찾은듯한 황근출 해병은 마지막 한마디를 외치며 최 소령의 어깨죽지를 내리찍었다.



그런 동기의 어깨를 토닥여주던 황룡은 수줍게 놀랐다.



"잠만, 너 우냐 지금?...."



"크흡! 감정에 복받혔나보군! 신경안써도 된다! 헌데 룡아, 니 생활복 좀 벗어줄 수 있냐?"



황근출 해병은 받아든 황룡의 체육복을 인쇄실 문 앞에 슬며시 가져다놓고 속삭였다.



"맹 소위님, 혹시 곤란하실수도 있어서 두고 가겠습니다."



누구와도 대화하고싶지 않은 빈아의 마음을 잘 아는 걸까, 황근출 상병은 짧은 말 몇마디만 남긴 채 서둘러 황룡과 함께 기절한 중대장을 업어들고 대대장실로 향하였다.



텅 빈 인쇄실에 홀로 남겨진 맹빈아 소위는 방을 그득히 채울 정도로 크게 울었다. 남자보다 강하게 살아왔던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크게 운 울음이였다.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몇 시간을 굶은 그녀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도, 창밖에서 가을 철새가 짹짹거려도, 연병장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와도, 그녀의 곡소리에 묻힐 뿐이였다.



---정당한 복수(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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