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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지 5년차 햇병아리가 푸는 군대 추억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1.226) 2019.02.15 06:44:15
조회 332 추천 1 댓글 0


현재 나이 29

나름 치열하게 취업 준비 등 인생 설계를 하며 삶이 조금은 고단하다고

느껴질때면 유독 군대 생활이 기억 나더군요.

아직 전역모 때깔도 해지지 않을 연차지만 그래도 추억이 더 잘게 조각나기 전 어디 글로나마 정리해보고 싶어 이 곳에 글을 남겨 봅니다.
(사실 스트레스 받아서 잠이 잘 안오다보니 잡생각이 군대로 흘러서..)
인생 선배님들에게는 마냥 어설픈 햇병아리처럼 보이겠지만

그냥 가볍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ㅎㅎ

저는 23살 비교적 주변 친구들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입대를 했습니다.

때는 2012년 4월 2일이었죠. 102보충대에 입대를 하게되었습니다.

아직도 입대 몇시간 전 새벽 잠자리에서 뒤척이던 제 모습,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춘천에 도착해 닭갈비를 먹던 장면, 이동 중에 긴장해서 그런지 배가 계속 아파 중간 중간 화장실을 찾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닭갈비는 정말 맛없었던..

식당에서 옆 테이블에 있었던 그 친구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 친구도 부모님과 함께 왔는데, 어머니가 그 친구에게 화이팅 하라고 해주셨었죠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되어 보충대 연병장에 모이는데, 그때 비가 내리고 있어서 장병들을 체육관으로 들이더군요.

부모님들은 안으로 못들어가기에 저는 체육관 문 앞에서 부모님께 잘 하고 오겠다 짧게 인사를 하려는데, 아버지가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봤습니다.  흐느끼고 계시더라구요.

저에겐 형이 있는데, 형은 그 빡세다는 해병대를 갔음에도 불구하고 웃으서 보냈던 아버지가 우시는 모습을 보니, 매우 놀랐고 저 또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제가 태어나 처음으로 아버지가 우시는 모습을 본 것이었거든요. 어머니도 아버지가 우시는 모습을 보고 같이 따라서 우시더라구요. 아니, 아마 어머니가 먼저 울음을 터뜨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더 지켜보다간 저도 따라서 울것 같아 인사 한마디 못하고 바로 체육관을 들어갔습니다.

참 지금 생각하면 남들 다 가는 군대고,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더구나 이미 아들놈 하나 군대에 보낸 경험이 있는 부모님이 좀 유난이지 않았나 싶지만서도, 부모의 마음은 감히 자식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까요.

무튼 그렇게 체육관에 들어서니 교관이 통제를 하고 있고 조교들이 가오 잡으면서 줄 제대로 서라고 얼타는 애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더라구요.

저는 사실 그 분위기 보다 자꾸 아버지의 눈물이 마음에 걸려 감정을 추스르는데 집중을 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전투복 등 피복 사이즈를 조사하고 바로바로
전투복을 나눠준것 같네요.

보충대 기억은 3일 뿐이기도 하고 그닥 떠오르는게 없지만 처음으로 먹었던 충격의 군식.. 그리고 첫 불침번은 아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말로만 들었지 군대 밥이 그렇게 맛없...진 않았고 사실 비쥬얼에 충격을 받았지,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입맛이 좀 싼마이
인것도 있지만, 닭갈비도 먹는 둥 마는 둥 해서 그 날 군식이 첫끼였거든요.

그리고 첫 불침번.. 첫날에 불침번을 서게 됐고 3일 동안 3번 섰던것 같네요. 첫 날 잠들때는 ‘와 시발 내가 진짜 왔구나...와...시발 ㅈ같다 시발..하 시발시발시발’.... 진짜 시발이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계속 나오더라구요
아마 다 공감하시겠죠..

저는 그래도 불침번 서는걸 좋아했습니다.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시간이었거든요. 3일동안 생활관 문 앞에서

2015년 1월1일 전역 날을 아마 수천번은 했던거같아요.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추억하는 그 모습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좀 추스렸던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그것도 생각나네요. 이제 보충대에서의 3일이 지나고 훈련소로 가는 날, 막사내 복도에 오와열을 맞춰 장병들이 나가는데 보충대 조교 한 명이 저와 어깨를 부딪혔습니다. 저는 당황해서 죄송합니다 하며 미안한척을 해보였죠.(그 조교가 일부러 다가와 부딪혔단걸 알았기에)

그 조교는 처음에는 인상을 팍 쓰더니 이내 익살스러운 표정을 보이며
제 어깨를 두드리면서 “잘해라 넌 이제 ㅈ된거야” 이러더군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나도 알아 나 ㅈ된거’






저는 21사단 백두산 신병교육대에 배정을 받았습니다.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보충대에서 몇 군데와 함께 훈련이 빡센 훈련소로

이기자와 백두산이 거론 되는것을 얼핏 들었습니다. 그래서 긴장 바짝 한 상태였죠. 훈련소로 향하는 버스 안 인솔 조교는 막사가 신막사라 그나마 생활하기 쾌적할 거라고 했습니다.

도착해 건물을 보니 102보 막사와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 놀랐습니다.
살구색의 막사는 햇빛 때문인지 유독 휘황찬란해보이더라구요.

그때문인지 이상하게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당시 저에게 군대라는 이미지는 마치 비에 젖은 판초우의 마냥 냄새와 찝찝함과 부대끼는 이미지였거든요. 다무너져 가는 102보 막사 처럼 말이죠.

그렇게 백두산 신병교육대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이상하게 훈련소의 처음은 기억이 잘 나지 않고 기억의 단편들이 여기저기서 조합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가자마자 팔에 파상풍 주사 맞고 정신교육을 받았던 것 같은데 자세히 기억은 나질 않는걸 보니

훈련소 들어가고 몇 일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멘탈이 나간 상태였나 봅니다.

그래도 주요훈련, 부모님과 친구들의 첫 편지, 동기들과의 생활, 조교와 교관, 종교활동, 수료식, 면회 등의 단편적인 기억들은 생생합니다.

이제 잠을 좀 청해야 할 것 같고 내일 또 잠을 자다 뒤척이게 되면 훈련소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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