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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페미니즘을 엿볼 수 있는 영화

supremercy(1.252) 2020.03.28 14:13:03
조회 135 추천 1 댓글 2

최근에 넷플릭스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몇 가지 작품들을 계약했다. 디지털 산업에 뛰어들지 않기로 선언한 지브리가 이러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에 온 세간이 시끄러웠다. 나또한 기쁜마음으로 넷플릭스에서 걸작들을 다시 정주행 하고자한다. 1997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걸작중 하나라는 칭송을 받는다. 이 작품에는 전쟁에 대한 반대와 인간과 자연의 공존문제를 잘 드러내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하긴 이 감독은 세계2차전쟁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사람 중 하나기에 전쟁의 노골적인 잔인함과 환경파괴를 직접적으로 잘 드러낸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를 미야자키 하야오의 창의적인 세계관으로 만든(물론 작화진들은 피똥눈물 흘리며 만든 동화 14만장;;) 이 영화는 2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뤘던 전쟁에 대한 시선이나 자연공존에 대한 주제보다는 다소 민감한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한다.

필자는 이 영화를 통해 미야자키의 페미니즘 사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의 미래도 어찌보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잘 맞물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는 어떠한 장면이 미야자키의 사상을 엿볼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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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의 왕국(타타라 마을)에서의 남녀

주인공이 철의 왕국에다가 다친 남성 두 명을 데려다준 장면에서 특이한 설정을 볼 수 있었다. 남편이 죽다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첫 번째로 뱉은 말은 소몰이가 발을 삐면 어쩌자는 거야.” “들개한테 먹히는 게 차라리 나았을 텐데!” 라고 사람들 많은 곳에서 남편을 혼낸다. 우리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여성캐릭터와 대조적인 반응이다. 이어서 호위무사(그 마을에서 no.2)에게 , 잘나서 큰소리야. 호위병이면 목숨 걸고 부상자를 데리고 왔어야지!” 호통치는 장면. 호위병은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짓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마을에서는 남녀의 보컬파워(Vocalpower)가 균형있다. 그리고 여자들도 무기와 대포를 들고 싸우면서 진취적이고 강인한 여성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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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철의 왕국에서 영주는 여자

에보시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박학다식하며 문무를 겸비한 여성이다. 그 마을의 총책임자이며, 그녀의 야망은 오로지 더 많은 사철을 캐기위해 땅을 넓히고, 마을사람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풍요로운 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해서 싸운다. 그로인해 무분별한 자연파괴, 생명체와 공존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은 독불장군이며, 주위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저 여자는 매우 이상적인 여자야, 미래의 여성상이야.’ 와 같이 현대에서 야망있는 커리어우먼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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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멀리서는 이상적인 그러나 가까이서는 모순적인

영화에서 보면 남녀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사회로 묘사되어 있다. 겉보기에는 그러나 필자는 계속 시청하면서 몇 가지 모순적인 것이 있어 이상적인 페미니즘을 실현시켰다고 말하기에는 찜찜했다.(개인적인 생각) 일단 첫 번째는 바로 남녀의 일거리이다. 이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남자가 편한 것이 아닌가요? 여자는 제철을 만들지만 남자들은 그저 옮기는 일이 다잖아? 일의 강도만 따졌을 때는 백번 옳다. 작중에서는 남자가 몇 번 해도 힘들어 하는 작업을 여자들은 4일씩 교대근무한다. 오히려 남자는 제철을 다른 마을로 옮기는 일이다. 하지만 작중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제철을 옮기고, 재물을 들고 다시 마을로 돌아올 때 늑대 형제에게 위협을 받는다. 그로 인해 몇몇 몰이꾼들은 목숨을 잃거나 큰 부상을 당한다. 위험부담이 상당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작중 마지막 부분에 남자는 바깥에서 에보시를 도와 사슴신을 잡는데 도와주러 바깥으로 나갔지만 여자들은 성안에서 적들의 침입을 막으려고 남아있는다. 그렇다면 이것또한 일의 강도와 위험부담이 다른 것이냐? 아니다. 살상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에 앉아서 숨만 쉬는 것으로도 매우 위험하다.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을 한다.’ (원문:男主外, 女主内) 유교사상에서 파생된 중국의 문장이다.(명문이라기에는 이 시대 감수성에 맞지 않다.) 위에 두 예시에서 알 수 있듯이 남자들은 바깥일을 하며 여자들은 마을 안에서 일을 한다.(에보시는 성주니 제외)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에서 이상적인 페미니즘에 입각한 유토피아를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작중에서도 남녀의 일하는 반경은 어느 정도 정해져있었다. 필자가 제시한 저 문장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너무 꼬투리를 잡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상적인 페미니즘이라면 저 문장을 부정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그 마을의 주거 공간, 노동 공간의 경계선이다. 작중에서는 양성평등을 뛰어넘어 나병환자들도 마을에서 보호해주고 보듬어주는 인권을 매우 중시하는 이상적인 공간으로 나온다. 그러나 남녀가 공간적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숙식하고 일한다. 작중에서 보면 결혼제도가 있지만 부부가 같이 사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여성들이 맡은 일(제철작업) 때문에 일하는 공간은 이분법적으로 나뉠 수 있거니와 숙식공간도 나뉘어져 있으니 이상적인 페미니즘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과연 페미니즘 학문의 목적은 남녀간의 대립이 가능한 동등한 관계를 추구하는지 아니면 남녀간의 이상적인 화합을 추구하는 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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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야자키가 상상한 페미니즘의 미래

내가 영화를 보는 도중에 뇌리에 박히는 부분이 있었다. ‘타타라 마을에 왜 아이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머리에 스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왜 없었을까? 영화를 다 본 후에 한참 그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미야자키는 타타로 마을을 묘사하며 이상적인 양성평등사회를 구축했다. 남녀가 서로 존중받고, 남녀가 서로 궂은일을 도맡으며 사는 이상사회. 여성들이 강인하고 진취적인 인간으로 그리며 더 이상 육아는 여성의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포한 것일ᄁᆞ?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리는 이상적인 균형에 금을 내기 싫어서 타타로 마을에 아이들이라는 당연한 등장인물을 일부러 배척하여 남녀 간의 동등함을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싶다. 지금 필자가 살고 있는 세상도 그러하다. 남녀 상관없이 자신들의 삶은 소중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기에 남녀가 결혼하는 비율이 점점 줄고,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 아닐까? 미야자키는 이러한 미래를 예견한 것이 아닐까? 하며 이 글을 마무리해본다.

이러한 글을 써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 시대에 페미니즘 사상을 접목시킨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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