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이야기를 하려면 도하 본체 얘기를 안 할 수 없어서 본체 팬들이 있다면 패쓰해도 좋아. 하지만 꼭 한번은 말하고 싶었다. 우리 드라마에서 호불호가 가장 많이 갈리고 외모부터 연기력까지 논란이 많았던 캐릭이자 배우니까. 영혼 없는 칭찬은 독이 되는 법이니까 맨투맨을 좋아했던 가드로서 도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도하 본체 연기 잘한다고 했던 말 취소다.
인물 소개에 나오는 도하는 빠순이 출신 열혈 팬 매니저. 한류스타 운광 오빠의 스케줄에서부터 스캔들 방어, 다이어트 관리까지 책임지는 능력 있는 매니저에 심지어 캣우먼, CIA보다 유능하고 IS보다 위험하다고 했는데...
도하본체는 도하캐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보자.
자.
제작기 영상을 볼 때 심히 걱정스러웠다. 인물 소개 어디에도 사랑스럽거나 귀엽거나 푼수라고 생각할 만한 구절은 없는데, 왜 저렇게 캐릭터를 분석했지? 도하의 가장 큰 문제는 본체가 캐릭터를 저런 식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드라마 속 악인은 때로 사랑을 받기도 하지. 악은 본능이고 선이 어려우니 법이나 규범을 만들어 제약하니까, 악행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니까. 심지어 개연성 있는 악인은 주인공보다 사랑받기도 하고, 밑도 끝도 없는 악인은 그래 어디까지 가나 보자 하면서 기대를 하기도 해.
푼수는 어떨까?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면서 때로 선을 위장하니까 피곤하고 짜증나는 캐릭이지만 악인 옆에서 푼수인 척 곤경에 빠뜨리거나, 주드나 일드처럼 긴 호흡의 드라마에서 조연급으로 양념같은 역할을 하면 에이구 저 푼수! 하면서 웃음을 주기도 하지. 그런데 여주가 푼수라고?ㅠ
귀엽고 사랑스러운 도하? 도하네 집안을 보자.
엄마는 안계시고, 사기 전과 8범 아빠는 감옥에 있고, 할아버지는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고, 매니저하면서 송이한테 얹혀 살아. 어릴 때부터 사채업자가 들락거리는 집에서 자랐고, 모아 둔 돈도 없고, 제대로 사랑한 적도 사랑받아본 적도 없어. 시청자들이 도하 집안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데 일 열심히 하고, 사랑에 미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생겨나? 세기가 바뀐지 17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이런 캐릭터가 유효하다고 생각한 시대착오적 발상은 어디서 나온걸까? 이건 드라마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푼수 역할을 제대로 해내 연기력을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기대하는 드라마니까 그 역할이라도 충실하게 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캐릭터를 위해 머리까지 자른 본체가 생각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이런 거였다....ㅠㅠ
후드티 머리에 쓰고 끈으로 묶은 후 인형 안고 있는 거. 고무줄 머리 위로 묶는 거. 입 삐죽 내밀고 귀여운 척 느리게 말하는 거. 몸 배배 꼬면서 볼에다 손 쿡 찌르는 거. 입 벌리고 윙크하는 거. 본방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드라마 끝나고 리뷰 쓰려고 다시 보니까 진심 어디서 채널이 돌아갔는지 알겠더라. 요즘은 초딩도 저런 짓 안 해. 차라리 도하가 어려서 사랑을 못 받아 퇴행이 남아있거나, 중산층 집안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랐는데 운광이한테 빠져 친구랑 같이 사는 설정이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월요일 아침이면 지인들한테 본방사수 했냐고 묻곤 했었어. 그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상하다는 거였다. 뭐가 이상한데? 여주 머리가 왜 그래? 캐릭터 때문에 일부러 잘랐대. 기특하잖아. 안 기특해. 못생겼어. 여주가 꼭 예뻐야 돼? 그럼 예뻐야지. 그 맛에 드라마 보는데. 매니저니까 뻔하게 예뻐 보이고 싶지 않았대. 그럼 뻔하지 않게 예뻤어야지. 연기도 좀 이상해. 뭐가 이상해? 몰라 이상해. 못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이상해. 설명하긴 어려운 데 암튼 이상해. 안보고 싶어. 뭐야? 잘만 하드만. 드라마를 스토리로 봐야지. 그럼 남주라도 봐. 근데 ㅂㅎㅈ이 왜 ㄱㅁㅈ 좋아해?(여기서 왜란 궁금한 게 아니라 말이 안된다는 뉘앙스란 거) 어...첨부터 좋아했던 아닌데 점점 정이 들었나봐. 이해가 안 돼. 대체 뭘 보고 좋아해? 그게 그러니까, 글쎄, 왜 좋아하게 되었을까? 이런 대화를 오래하지도 못했어. 몇 회부터인지 몰라도 더 이상 안 보게 됐으니까. 심지어 설우 본체한테 호감이 있던 지인조차도. 나조차 이해안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뭘. 도하의 문제점은 이상하고 불편해서 더 보고 싶지 않다는 것! 발연기라면 까기라도 하는데 못하는 것 같진 않은데 보고 있기 민망해서 채널을 돌리고 싶다는 거였어.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 책 같은 스토리에 빠지는 이유는 삶이 유한하기 때문 일거야. 배우들도 말하지. 여러 인물로 살아볼 수 있는 것이 배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야. 다른 삶을 동경하고 살아보고 싶고, 내 인생은 비루해도 드라마로 대리 만족을 느껴. 평생 만나보기도 어려운 멋진 남자와 여자들의 로맨스를 보면서 나의 로맨스를 회상하고, 다가올 로맨스를 기대하고, 진행 중인 로맨스를 돌아보고,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
드라마가 픽션인 걸 알면서도 이어질 거다, 헤어질 거다 추측하고, 가짜 연애인 걸 알면서도 설레고, 잠 못 이루고, 가슴 아파 울기도 하지. 드라마는 팩트가 아닌 건 다 알아. 하여 캐릭터를 위해 머리를 자른 도하 본체의 행동은 성급했다고 본다. 우리가 보고 싶은 건 매니저 차도하보다는 김설우와 사랑에 빠질 차도하니까, 굳이 싱크로를 강조할 필요는 없었던 거지. 게다가 머리를 포기한 대신 인형을 집어든 커리어우먼 도하라니...ㅠㅠ 대체 몇 세기에 살고 있는 거니?
머리 묶고 열심히 일하다 설우 만날 땐 머리도 풀고 웨이브도 넣고 화장도 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그렇게 해야 진짜 아냐? 누가 처음 연애하는 데 그렇게 대충하고 나가? 게다가 외모 최강 능력 최강 경호원이자 고스트인데.. 매니저 도하보다는 설우와 연애하며 느끼는 설레는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도하 본체가 캐릭터를 CIA보다 유능하며 IS보다 위험한 캣우먼으로 잡았다면 어땠을까? 설우를 능가하는 도하였다면 좋아하는 이유가 설명이 되지. 지구상에는 없을 것 같은 존잘력, 능력치 만렙의 설우와 사랑하려면 그 정도 능력은 있어야 하지 않아? 겨우 핀으로 열쇠나 따고, 저는 이런 제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정도로는 어림없지!
다시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상대 배우와 호흡이라는 것도 좀 맞춰보자. 여기서 호흡이란 얼굴 케미, 몸 케미, 의상, 목소리 톤, 말투, 억양 등등.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은 둘 사이에 럽라가 진행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잖아. 이 장면을 보고 어떻게 설레고 응원할 수가 있어? 도하는 설우랑 연애하는 게 아니라 연애하는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거잖아. 그것도 설득력 있게.
케미가 살았다면 레전드가 될 수도 있었던 멋진 장면이었는데...수트에 코트까지 차려입고 나온 경호원이 야상입고 얼굴 빼면 초딩인 여동생한테 옷 입혀주는 것 같은 이런 장면으로 설렘을 보여줄 생각이었니? 감독님아...하나도 안 설렜다. 본방 보면서 옷 좀 샤방하게 입고 머리도 좀 예쁘게 하고 나오지 했던 장면이라 진짜 속상했어. ㅠㅠ 모든 책임이 여주한테 있다고 할 순 없지만 경력 28년차 배우가 어떤 그림이 나올지 계산 하나도 안했다는 건 너무한 거 아냐? 진짜 설렐 준비하고 봤는데...메인 럽라가 안 터지니 나가드 속이 터지더라.
본방 볼 때는 설우 보느라 그냥 지나쳤는데 재방을 보면서 왜 왜!! 저렇게 연기하는데 감독은 디렉팅안하고 오케이를 준 걸까 원망이 되는 장면이 많아도 너무 많더라. 객관적으로 남주 능력이 최대치고 여주가 평범하다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남주에겐 성격적이든 심리적이든 결함을 주지. 알고 보니 재벌이 아니라 재벌가의 숨겨둔 서자였다거나, 알고 보니 트라우마로 다시는 사랑을 할 수 없게 되었다거나. 여주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미모나 재능, 또는 누구에게도 없는 착한 마음씨를 주거나. 이렇게 균형을 맞춰줘야 두 사람의 사랑을 기대하면서 인정을 해 줄 수 있지. 사랑이라는 게 꼭 경제력, 학력, 배경이 맞아야 되는 건 아니지만 더 많은 시청자들을 설득시키고 인정받으려면 개연성이 필요하잖아. 저 정도 매력이라면 남주가 혹은 여주가 반할만 하다라는 것, 저 정도면 도하한테 설우를 보낼 수도 있어! 이런 거 말야. 하지만 도하캐는 끝까지 시청자를 설득시키지 못 했어. 서사가 부족했다면 외모로, 외모가 안된다면 연기로라도 설득을 시켰어야 했는데, 외모가 연기가 그나마 약한 서사조차 방해를 하고 말았지. 힘들었다 도하야...
이게 도하 본체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나가드 지인 한정(적어도 30명은 됨) 보기 싫은 이유가 여주 캐릭과 외모, 연기가 맘에 안 들었다는 것, 남주가 여주를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등이 대부분이었어. 서사가 다소 부족해도 메인 커플의 케미만으로도 새로운 시청자들이 유입될 수 있는데, 초반 시청자들조차 등을 돌리게 만든 건 도하 본체 뚝심의 지분이 크고(끝까지 뚝심 있게 가고 싶었다는 인터뷰가 있더라), 뚝심을 인정하고 방치한 제작진의 책임도 없다고는 못하겠다.
도하 본체가 취했어야 할 것. 버렸어야 할 것들
취했어야 할 것
- 길지는 않아도 심적 변화를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머리 길이 : 매니저 – 작전상 연애- 실제 연애에 따라
- 몸매의 단점을 감출 수 있을만큼의 스타일링 : 얼굴 빼고 다 초딩 같았다. 어떤 때는 줌마미까지...ㅠㅠ 스타일리스트 때려주고 싶었다.
- 환상을 줄 수 있는 화장 : 시청자는 리얼을 원하지 않아. 그럼 다큐보겠지.
- 배우와의 호흡 : 송이는 말하고 도하는 연기하고, 설우는 대화하는 데 도하는 연극하고
- 드라마 좀 많이 보자 : 어떤 캐릭터가 사랑받는지 공부 좀 하고, 어떤 배우가 인기 있는지 분석해 보자.
버��어야 할 것들
- 안고 있던 인형 : 진짜 빼앗아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싶었다. - 후드티 모자 쓰고 묶은 끈 - 입 내밀며 하는 어리광 섞인 느린 말투
- 원로 배우 같은 올드한 말투 - 우리말 조금 배운 발음 좋은 외국인 같은 억양 - 자신의 연기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오바 하지 말고 합을 좀 맞춰보자)
- 사랑스러운 푼수 역에 대한 로망(주인공이 푼수라니...21세기다.) - 큰 눈과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입술의 지나친 강조 - 입 벌리고 윙크하면 귀엽다는 생각
도하에 대한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맨투맨을 사랑한 가드로서 지인들한테 그렇게 홍보하고도 단 한명도 막방까지 인도하지 못한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한 거다. 도하 팬, 도하 본체 팬, 볼 리는 없지만 도하 본체가 본다면 불편하지만 참고해줬으면 해. 불편할 수 있음에도 글을 쓴 이유는 아직은 도하 본체 연기를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야. 기본적으로 유니크한 외모, 발음과 발성, 감정 연기 등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외모나 연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경력이 있는 배우라 캐스팅되었을 때 걱정 하나도 안했는데 혹시 나중에라도 다시 보면 이 드라마에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반성했으면 좋겠다. 단지 시청률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자꾸 빨리 감기 하게 되더라. 어쩌면 누구보다 잘나가는 배우가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다시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지금껏 갖고 있던 연기에 대한 모든 버릇들 리셋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도하캐를 통해 많이 성장했다고 했으니까 애정을 갖고 앞으로의 행보 지켜볼게. 블딥 진짜 갖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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