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
-7화중심
첫장면에서 동훈과 준영, 신구회장은 불을 지피고 있다.
"하루종일 모닥불이 타는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쉬고 싶은거지.." 라고
불을 좋아하는 이유를 번뇌가 쌓일 때 그 생각을 없애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고통과 번뇌가 쌓였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즉, 회장의 특기는 불을 보는 것이다.
거짓말처럼 동훈은 불을 보다가 여기 온 이유를 잊어버린다. 그리고 준영에게 조용히 헤어지라고 말하는 동훈.
당연히 터트리러 갔을 줄 알았던 지안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통속에 살기로 한 동훈의 결정을
듣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너 때문에 내 인생 망가지게 안둬!! 나 가지고 장난치면 죽을 줄 알아"
는 동훈의 말이 마치 자기에게 하는 말로 들린다. (그 원망이 지안을 윤희의 차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지안은 그가 찾던 번호를 '공중전화'라고 알려주며 불륜을 알게 도와줬다.
지안의 순수한 의도의 말 한마디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움을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더 고통의 삶으로
빠뜨렸다는 걸 지안은 집으로 들어온 그를 도청하면서 깨닫게 된다.
지성이 전화 왜 안받았냐는 윤희의 핀잔에 잠시 잊고 있었던 지안은
그가 가족을 지키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닫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구색에 맞는 남편의 특기를 떠올리기 힘들었던 윤희는 그가 돌아오자 그의 의무로 떠넘긴다.
솔직히 보여 줄 건 축구 뿐인데 축구를 보여주지 말라는 윤희.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회장은 동훈의 취미를 물어보던 참이다. 그가 비싼 운동인 골프가 안되니 축구가 특기라는 사람에게 족구라도 같이 차자한다.
마치 홀로 이렇게 큰 회사를 경영하던 내력은 사람다루는 능력이라는듯 그는 좋은사람을 알아보고 친밀하게 대한다.
하지만 그의 특기가 축구란걸 알면서도 하지 말고 마술이나 해보라는 윤희. 자신을 버리고 가정에게 돌아와 이혼과 해고로 잘라줄 때까지 연기라도 하라는듯...
다음씬에선 정희네에 모여 '1분 영상'을 위해 서로 토론을 나누는 삼형제의 모습이 나온다.
상훈은 마술은 진짜가 아니라며 속임수라고 하지 마라한다.
기훈은 연기 얘기를 하며 드라마도 마술과 같다며 '잘하니까 깜빡 속는거야' 라고
말한다. 동훈이 불륜을 알고도 자신을 희생한채 가족의 유지를 위해 윤희를 속이는 어색하고 고통스런연기를 하며
언제 밝혀질지 모를 불안속에 항상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는것 같다.
셋이 의견을 나누어도 정말 보여줄 만 한 특기를 찾지 못하다가 술 얘기를 하는 상훈의 열변에
동훈은 결론을 내린다.
"있네!! 술.!!." 정희는 그게 '슬픈얘기다' 라고 하지만 상훈은 "술푼얘기" 라며 서로에게 짠한 얘기를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삼형제의 특기는 술!!!
그것이 이 지옥같은 상황 속에서 잠시나마 그 고통을 잊고 버티게 해준 전부였다.
그리고 어느새 그것들이 삶의 전부가 되었다. 유일한 특기가 되었다.
복사기에 종이가 걸리듯 지안이 복사실에만 가면 자꾸만 마음이 걸리는 동훈..
동훈은 준영이 약속있다는 말에 윤희를 돌려세우려 형제청소방 사무실로 가자 하지만
윤희는 약속(준영과의)이 있다며 거절한다.
지안은 그걸 듣고 동훈의 가족을 지키겠다는 결심을 돌리려.. 아니면 그의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려 식사를 하자고 먼저 제의한다.
"밥 좀 사주죠?"
사실 극 중에서 지안이 동훈에게 식사를 하자고 한건 대부분 동훈이 힘들고 외로울 때였다.
언제 그의 옆에 있어야 될지 아는 영민하고 사려 깊은 아이..
동훈은 사내이력서에 특기를 '줄긋기'라고 해놨다. 이건 외부환경에 대한 동훈의 대처를 말하는 것인데
지안은 도준영을 짤라버리라고 아님 돈을 받아내고 회사차리라고 강하게 말하지만 동훈은 나도 그 오물
뒤집어 쓴다고 안한다고 한다. 하지 말라하고 설득함 된다고 한다. 동훈은 극한 고통의 상황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고
상황과 자신에 선을 긋고 분리해 버리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동훈의 삶을 계속적으로 좀 먹게 했다.
이는 옥상 위의 도준영과의 대화에서도 잘나온다 서로를 너무도 잘아는 두 사람은 그래서 서로를 너무 싫어했다.
"착한척 하며 평생 억울해하며 살 인간"
자신을 너무도 잘아는 준영의 정곡에 그는 대항하듯 '그래 끝까지 가보자'란 말로 그 선을 넘겠다는 대책없는 선전포고를 했다.
그런 그가 답답했던 지안은 진지하게 '도준영 죽여줄까요?' 라고 물어본다.
동훈은 헛웃음을 쳤지만..(아직 지안의 살인은 몰랐기에..) 지안은 사뭇 진지해 보인다.
14화에 도준영의 오피스텔에서 지안은 이렇게 얘기한다. "위기에 몰리면 내가 그말을
먼저 꺼내, 한번 죽인년이 두번은 못 죽일까?" 그녀는 극한의 위기, 외부환경에서 자신의
치부인 살인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걸 무기로 써왔다. 그것이 그녀의 삶을 똑같이 갉아먹고 있다.
이 두 사람의 외부적특기(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는 그와 그녀의 진짜 내력이 되어주지 못하고
삶을 좀 먹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도 모르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다시 자신과 상황에 줄을 긋고 분리하려 했던 동훈 때문에
지안은 윤희의 차에 뛰어들게 된다. "정신차려요. 다 망가지기 전에.."
그리고 스지찜집으로 들어온 카메라..
마음이 심란한 동훈은 그의 고통을 잊어주는 특기인 술을 마시러 혼자만의 장소인 스지찜집- (내면을 표출할 수 있는 집) 으로 간다.
어느정도의 취기-그의 번뇌가 희석될 정도의 취기가 올라왔을 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 말을 내뱉는다.
"걔 안왔어요? 춥게 입고 다니는 애, 이쁘게 생겨가지고."
취기에 그의 내면의 말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것이다.
지안을 보고 싶고 그녀를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 받고 싶다는 내면의 요구..
이 말이 도청을 통해 들리면서 지안도 자신의 특기를 보여준다.. 달리기..
지안이 번뇌와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특기... 달리기..
지안이 극중 달리는 씬이 상당히 많은데 그건 거의 동훈에게 달려가는 것이었다.
달려가면 나의 번뇌(준영과의 계약등)가 사라지고 목적지에는 동훈이 있기에..
숨을 벌떡이며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도착한 그녀 앞에 그는 또다시 외부적 특기인 '줄긋기' 를 한다.
방금까지 보고 싶어 혼잣말 처럼 그녈 찾았던 그는 자긴 술 다 마셨다며 마음에도 없는 소릴 던진다.
하지만 지안이 "한 잔만 더하죠~"라고 하자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이내 술자리에 앉는 동훈..
그리고 말없이 서로의 취기가 올라 올 때까지 술만 벌컥벌컥 마시는 둘...
"나 왜 뽑았어요?" 라고 물어보는 지안에게 "달리기" 라고 말하는 동훈.."내력이 세보여서.".
"달릴 땐 내가 없어져요.." 그런데 그게 진짜 나 같아요.." 마치 자신이 그에게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지안.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 오고 나서야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하자는 건배제의를
할 수 있었던 동훈. 서로 풋풋한 고백 아닌 고백에 행복하자며 잔을 부딪치는 두사람..
도중 눈이 마추치며 자신들도 모르게 "피식"하며 나온 웃음은 이미 마주보기만 해도 서로에게
힘이 되고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는 인지적 교감이였다.
밖으로 나와 천천히 보조를 맞추며 구조기술과 건축도 구분 못하는 지안에게 내력과 외력을 한참을
설명하는 동훈..그런 그에게 지안은 "인생의 내력이 뭔데요?"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몰라"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동훈. 또한 아무것도 가지지 않겠다며 출가한 겸덕의 얘기를 꺼내며 달리기 하나만 써져있는
네가 내력이 세보였던 것 같다며 겸덕이 찾는 무아無我의 경지가 내력일 수도 있을것 같다고 말하는 동훈..
하지만 그녈 집에 데려다 주고 뒤돌아가는 그의 뒤에다 어렵게 던진 그녀의 "파이팅~!!"이라는 응원에
동훈은 깨닫게 된다. 다름 아닌 그녀가 바로 자신의 내력이 되어주고 있었음을...
이 두 사람의 각각의 특기(술과 달리기)는 서로의 걸림돌(번뇌)을 걷어내고 무념의 상태로 서로 만나게 하였으나
결국 번뇌가 없는 무념무상의 상태는 현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겐 지속성의 한계가 있으며 현실에서 그 번뇌의 원천을 치유하는 것이야 말로 바로 사람,
즉, 지안과 동훈이라고 하는 것 같다.
ps: 참고로 내가 말한 특기라는건 자신이 삶이 힘들 때 그 고통이나 번뇌를 잠시나마 없애주는 활동을 비유해~
예컨데 동훈이 힘든 생각이 들 때마다 축구를 하러 나가는 것을 보면 공감이 가리라 생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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