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이슬람 세력은 나스르시티 주변에 이미 헬멧과 쇠 파이프, 방패, 방탄조끼 등으로 중무장한 사수대까지 꾸리고 군부와 전면전까지 대비하고 있다.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도 이날 오전 이슬람 급진주의자들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이 공항 등 군경 시설 4곳을 공격해 군인 1명이 숨졌다.

군부를 향한 이슬람 세력의 보복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집트서 대규모 군부반대 시위…총격에 부상자 발생(종합)

연합뉴스 2013.07.05

나스르시티 무르시 지지세력, 무장한 채 군부와 대치

시나이반도에서는 무장 괴한 공격으로 군인 1명 사망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이후 이집트 과도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무르시 지지파 등 이슬람 세력이 주말을 맞아 5일(현지시간) 대규모 군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요 예배가 이뤄지는 이날 저녁을 정점으로 금주 주말이 이집트 정국의 안정화 여부를 가를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범야권 그룹도 이슬람 세력에 이에 맞서 이날 "혁명을 보호하자"며 맞불 집회를 촉구하고 나서 양측의 충돌도 우려된다.

무르시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카이로 나스르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선출된 대통령을 반대한 군부의 쿠데타를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현재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에는 무르시 지지자 수천명이 모여 '군부 반대' '무르시 복귀' 등을 외치고 있다.

이처럼 긴장이 팽배한 가운데 카이로 공화국수비대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무르시 지지자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무르시 지지자 수백명이 공화국수비대 방향으로 행진할 때 갑자기 총성이 들렸고 이후 시위대 일부가 바닥에 쓰러졌다고 목격자는 말했다.

그러나 누가 발포를 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무슬림형제단은 전날 웹사이트를 통해 "이집트의 국민 대중이 금요기도 이후 모든 광장과 거리에 평화롭게 모여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쿠데타에 반대할 것"이라며 집회를 공지했다.

무슬림형제단의 게하드 엘 하다드 대변인은 "우리는 인간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쿠데타 세력을 끌어내리기 위한 모든 평화적 조치를 위해 금요기도회가 끝나고 대규모 집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이슬람 세력은 나스르시티 주변에 이미 헬멧과 쇠 파이프, 방패, 방탄조끼 등으로 중무장한 사수대까지 꾸리고 군부와 전면전까지 대비하고 있다.

전날에도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에는 수만명이 모여 무르시 정권의 복귀를 촉구했다.

이집트 군인들은 지난 3일부터 라바 광장으로부터 약 1km 떨어진 지점에 장갑차 수십 대를 배치한 채 무르시 지지자들과 대치 중이다.

무슬림형제단의 발표가 나오자 범야권그룹인 구국전선(NSF)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대규모 집회를 촉구했다.

구국전선은 "모든 이집트인은 전국의 광장에 집결해 지난달 30일의 혁명을 지지해 달라"고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인 지난달 30일에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주변 등 전국에서 수백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무르시 찬반세력 사이의 유혈충돌 우려도 심화하고 있다.

무르시의 개인 주택이 있는 샤르키야주 나일델타 지역에서는 무르시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전날 투석전 등 충돌을 빚어 수십 명이 다쳤다고 현지 의료진이 전했다.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도 이날 오전 이슬람 급진주의자들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이 공항 등 군경 시설 4곳을 공격해 군인 1명이 숨졌다.

군부를 향한 이슬람 세력의 보복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현지 보안 관계자와 의료진에 따르면 로켓포와 기관총으로 무장한 괴한무리가 시나이반도의 경찰서와 공군 기지의 검문시설 두 곳 등을 기습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군인 1명이 숨지고 최소 2~3명이 크게 다쳤다.

이스라엘 국경과 인접해 있으며 인구가 적은 시나이반도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군에 대한 공격 거점으로 종종 이용해왔다.

한편 이집트 인권 단체는 군부가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7개 시민·인권단체는 이날 카이로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군부가 이슬람주의자들이 운영하는 방송사를 폐쇄하고 해당 방송사 직원들을 체포했다면서 "언론 탄압은 이집트 당국의 투명성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