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버나디노=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포수조련의 대가로 알려진 NC 김경문 감독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우승후보로 꼽히는 NC는 올해 뚜렷한 약점을 한가지 안고 시즌을 준비한다. 주전포수 김태군이 군입대를 해 안방 공백 상태에 직면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쿠카몽가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4일(한국시간) 샌매뉴얼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kt와 평가전이 비로 취소된 뒤 “시범경기부터는 한 명을 특정해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개막 전까지 경쟁체제를 유지해야하지만 선수 본인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즌을 맞이할 필요가 있다.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선택을 받을 포수가 열흘 이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캠프에서 NC 안방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다 실패하고 돌아온 신진호를 필두로 지난해까지 백업으로 꾸준히 활약한 박광열, 2차드래프트로만 두 번이나 팀을 옮기고도 자리를 잡지 못한 윤수강 등이 김종민과 경쟁 중이다. 주전으로 풀타임 경험이 없다는 공통점 외에도 굴곡진 선수생활을 이어와 절실함으로 똘똘 뭉쳐있다는 점도 닮았다. 평가전에서는 신진호와 윤수강이 김 감독의 ‘테스트’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박광열과 김종민은 마스크를 쓰고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 봐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낯선 선수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실전에서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NC 포수 윤수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쿠카몽가에 위치한 론마트 필드에서 포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김 감독은 “지금은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들 장점이 있고 열심히 한다. 스프링캠프가 끝날 때까지는 최대한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 어떤 선수가 튀어나오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볼배합이나 블로킹 등 포수가 갖춰야 할 필수요건뿐만 아니라 투수를 편하게 하는 리더십까지 두루 살피는 중이다. 김 감독은 “포수는 첫 째도 인내, 둘 째도 인내다.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엄마처럼 묵묵히 안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수의 표정 변화만으로도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하게 동료를 바라보는 눈도 필요하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라 높은 수준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자기 플레이를 하기 시작하면 안보이던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 안에서가 아니라 더그아웃이나 라커룸에서 비치는 모습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팀 화합을 최대화두로 삼고 있는 김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NC 안방을 차지하기 위한 선택의 문이 열리기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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