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도 출근을 하는 열악한 노동자라.

아무튼 오후 2시 퇴근 후 바로 사상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탑승.

토, 일 2연전 모두 직관이라 이번엔 야구장 근처 싼 숙소 잡고 1박2일.

시외버스로 1시간 남짓인데 귀찮아서.

토요일 이 시간에 첨 타는 시외버스인데 처음으로 만석 버스 탐. 후끈후끈

역시나 터미널에서 100번 버스 탔는데 숨막히네.

결국 많은 승객들이 야구장 앞에서 하차. ㅋㅋㅋ

첫 새구장 원정이라 그런가. 이글스 애들 많이 왔더라.

첫 직관을 프리미엄으로 했었는데. 매번 다른 좌석에 앉아서 보고 싶어서.

이번엔 2층 3루석.

그런데 많이 후회했다. 주위에 대부분이 이글스 애들.

원래 응원은 하지 않는 편인데 우리 수비 때 기가 죽었다. 혼자서.

역시 새 야구장이라 깔끔하면서 세련됨. 새삼 느꼈음.

쭉 이어진 자리라서. 화장실이나 매점 이용이 편하게 끝자리 예매.

중간중간에 저번에 제대로 못 돌아다닌 거 같아서.

더 돌아다녔는데.

작년까지 저기서 야구를 봤었지.

테임즈. 정녕 다시 안 돌아오려나.

내가 사직구장 말고는 가보지 않아서 모르는데.

야구장 내에 이동하는데 있어서 공간이 넓어서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은 없을 거 같아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저 기둥에 콘센트 있는 곳이 있으면 옆에서 서서 야구 좀 보면서 폰 충전을 했고.

3루석 원정팀의 응원에 기가 눌려서.

1루석으로 잠시 피신.

1층 1루석은 응원석답게 응원을 하지 않고 가만 있으면 오히려 이상한 취급을 당할 정도의 분위기.

경기에만 집중을 하는 편이라 2층 1루석에서 서서 잠시 관전.

외야도 잠시 갔었는데.

여기 벤치에 앉아서 인증샷 찍는 사람들 많았음. ㅋㅋ

공수교대 때 전광판에 항상 나오는 곳.

저번에도 갔었는데 다시 굿즈 구경하러 숍 들렀는데.

오늘이 제법 추운 편이라 점퍼도 보고 했는데.

'그 가격이라면 어센틱 하나 더 사지'하는 마음으로 지름신을 억눌렀다.

머플러 있었음 하나 샀을 건데.

첫 직관이 오후 2시였던 경기였기에.

야간 경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무척 좋았다.

TV 중계에선 관중석이 무척이나 어두웠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필드에 집중을 할 수 있게 관중석이 적당히 어두워서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대승을 할 줄은 몰랐지.

1회 때 깔끔했지만 2회부터의 영규의 투구 내용은...

꾸역꾸역이 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제대로 털렸을지도 몰랐겠다.

워낙에 후반에 공격을 오래도록 해서.

9회의 병살이 게임 끝인 줄도 모르고.

덕아웃에서 선수들 나오기에. 뭐지? 했다. ㅋㅋㅋ

난 8회 끝난 줄 알았거든. ㅎㅎ

경기가 끝나고.

타자 수훈은 베탄코트. 투수 수훈은 영규.

들을 때마다 느끼지만 장내 아나운서 목소리 무지 좋더라.

베탄은 아직 심적으로 고생인지는 모르지만. 표정이 밝지는 않더라고.

영규는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때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 ㅋㅋ

토요일 저녁, 밤이고.

대승을 해서 기분이 좋은지.

구장 밖에서 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더라.

나도 여운을 느끼고 싶어서 구장 근처를 잠시 서성였다.

여기까진 사진 관련 후기고.

소소한 후기.
양의지 쓰리런. 그때 1루와 외야 접경에서 보고 있었는데.

홈런이 될 줄은 몰랐다.

좋으면 팬스를 맞고 안 좋으면 앞에서 야수에게 잡히겠구나 했는데.

그게 넘어가더라.

주변 사람들 반응도 마찬가지.

오히려 베탄코트는 맞는 순간 크다 싶었다.

매번 직관을 올 수 없으니.

경기가 끝나도 선수들 포함해서 응원단, 마스코트 모두 퇴장을 할 때까지 그라운드에 있는 편인데.

우리 단디와 쎄리.

3루쪽으로 퇴장하기 전까지. 가면서 남아 있는 팬들에겐 머리 숙여서 인사를 하고.

안전 요원들에겐 손을 흔들더라. 귀여운 것들. ㅎㅎ

이글스 애들은 가족 단위로 직관을 많이 왔는데.

7회부터 점수가 벌어지니 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8회초 공격에서도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나니 상당수가 나가더라.

내 앞에 이글스 가족들 있었는데. 그래도 그 사람들은 경기 끝까지 보고 나가더라.

그러다가 그 가족 중 초등학생 남자애가 나가면서 나를 보고는.

"엔씨 승리 축하해요." 하더라. 착하네.

1박 2일이라 저렴한 숙소에 묵었는데.

바로 자기는 아쉽고 해서 TV로 우리 경기 하이라이트 스포츠채널별로 돌려가며 봤다.

배도 고프고 해서 근처 국밥집에 갔는데.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게 한화 유니폼 입고 국밥에 술을 마시고 있는 원정팬 2명의 청년.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주문한 음식 기다리고 있는데.

이모가 와서는 걔들 가리키면서.

"오늘 붙은 팀 아니에요? 라이벌이네. 라이벌." 이러더라. ㅋㅋ

난 의식하지 않으려고 폰으로 우리 새로운 기사 올라왔나 검색 중인데.

이모가 이번엔 그 테이블 가서는 "한판 붙는 거냐?"고 개드립 시전. ㅋㅋ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더라.

걔들 진작에 왔기에 밥 먼저 먹고 계산하고 나가는데 또 그 이모가 걔들한테.

"다이노스한테 인사 안 하고 가냐?"고. ㅅㅂ ㅋㅋㅋ

재미 없는 후기 읽어 줘서 감사.

이제 자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