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행위의 기저가 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대개 그 시작은 강박이고 끝은 자해에 가깝습니다.

특히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 애정에 목마른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아마 현실 속 자아가 만족스럽지 못한 까닭일 것입니다.

  보통의 사람은 본인의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인정하고 타협해 살아갑니다.

예컨대 잠을 잔다든가 수다를 떤다든가, 책을 본다든가, 음악을 듣는다든가...

불행을 상기하는 상황 자체를 꺼리기에 문제를 노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불안한 마음을 불필요한 마찰을 감수해가면서까지 남들에게 강요하고, 인정받는데서 해결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왜 그들은 굳이 '웹'에서만 끈질기게 강요를 하는걸까요?

아무래도 관계가 직접적으로 얽힌 현실에서 적정선 이상으로 본인 주장을 강요하게 될 때,

그 주장의 당위성과 도덕성을 떠나 따라올 불이익을 감수해야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뒤따라오는 혐오스러운 시선, 혹은 무시, 무리에서 제외당하는 등의 실질적인 해가 두렵기 때문에 침묵하게 됩니다.

반면 웹은 익명성만 철저히 지킨다면 그럴 일이 없죠.

그래서 정말 말도 안 되게 보잘것없는 사소한 사안에도 목에 핏대 세우며 자신이 옳다는 걸 증명해야 하고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를 가상의 적을 상정해 몇 시간이고 쉐도우복싱하듯 분풀이를 해댈 수 있습니다.

  논지를 떠나 이런 행위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찌질하고 구차한 짓인데 (물론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고, 그게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배출하려는 개인의 노력일 수도 있다만) 본질적인 문제는 아무리 그 것을 반복한다 한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공고히 쌓은 신념과 그래야만 한다는 본인만의 믿음을 누군가의 반대에 대항해 몇 시간동안 키보드를 두드린들 우리가 현실 속 몇 명이나 바꿀 수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백날 천날 키보드로 싸워봤자 영원한 평행선입니다.

그런걸로 사람의 정신을 굴복시킬 수 없고요,

철저한 논지로 박살난 상대방이 굴욕감에 욕을 뱉으며 패배를 인정한다 한들 내가 믿는 정의가 그를 통해 뭔가를 이룰 수 있긴 것도 거의 없습니다.

결국에 다들 귀 막고 자기 하고 싶은 얘기만 떠드는 형국이고 대부분의 결착은 익명성 안에 내재된 찌질한 공격성을 표출하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기에 무력감은 켜켜이 쌓이기만 합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자신의 경험은 물론이고 가장 가까이 지내온 형제, 부모마저 한 사람의 정신을 바꾸지 못하는 와중에 모니터 위에 띄운 한낱 텍스트 덩어리가 정말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감 말입니다.

그렇다면 선택은 이제 두 가지 정도가 남습니다.

그중 하나는 본인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서 떠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습관처럼 분노하고 싸우고 이중적인 자아를 공고히 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레드필적으로, 현실주의 행동양식적으로 실효성이 있는 행위만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주식갤러리의 현상황은 여자를 포기하지 못하지만 여자들이 본인들한테 안 대줘서, 본인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분노를 수 차례 곱씹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한녀가 싫다면서 여갤러가 인증하면 조회수가 폭발하고

벗방 방송 보는 이용자들과 겹치는 이유와 궤를 같이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