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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한녀혼을 하게 되면 마주하게 될 아주 평범한 일상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3.05.15 15:57:06
조회 101 추천 1 댓글 0

본인이 200충 300충이지만 모든걸 이해하고 자신과 결혼해주겠다는

착한 한녀 와이프를 만나서 직장생활로 모은 돈과 대출로

신도시에 작은 자가를 구해서 와이프가 해온 혼수로 신혼 살림을 시작했더니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하루가 멀다하다고 직장스트레스를 풀어내던 와이프는 어느날 갑자기 전업 주부를 선언,

사표를 던지고 나와 살림을 핑계로 놀고 먹기를 시전하고


아직 남아 있는 주택담보대출 얘기를 꺼내보지만

니가 나랑 살겠다고 해온 집 대출을 갚는데 왜 이제와서 나한테 지랄이냐며

신혼초에 공동명의를 해달라고 했던 기억은 싹 지워버린 와이프는


퇴근후 집에 들어와보니 설거지, 빨래, 청소등 가사노동은 일절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남편과 예능 프로에 나오는 연예인 커플을 비교하며


요즘 남자들은 퇴근 후에도 이정도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건 당연하다며


소파에 드러누워 식후 간식을 쳐먹으며 기름기 가득한 손으로 리모콘을 부여잡고 있는 와이프를 보며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여자랑 결혼했을까 라는 회의감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니 지금와서 이혼을 한다 하더라도

재산 분담과 함께 내가 갚아 나가야할 대출 잔액, 이자 부담과

그래도 잠시일뿐 백수 생활도 좀있으면 지겹겠지 금방 다시 복직 하겠지 라고 자위를 하며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며 뒤돌아 보는 침실에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침을 질질 흘리며 남이사 출근을 하던지 말던지 드러누워서 코를 골고 있는 괴수를 보면서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가긴 하지만 바쁜 출근 시간이라 잡념은 지워버리고 일터로 향함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꿀같은 불금이 되자

집에서 놀고 먹는 와이프는 마치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듯이

인스타에서 찾아본 지방 맛집과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 집 인테리어랑 분위기 너무 좋다며 이번주 주말에 꼭 여기 가자며 얘기를 꺼내는데

네이버 지도로 찍어 보니 차로 왕복 6시간 거리라 이게 머선일이고 싶었던 남자는

그러지 말고 근처 영화관 가서 영화 한편 보고 마트 가서 쇼핑이라도 간단하게 하자 쉬고 싶다 얘기를 꺼내보지만


마음속에서 이미 결혼 선물로 받은 샤넬백과 각종 악세사리로 중무장한 풀메이크업으로 자신감이 한껏 들떠

인테리어 좋은 카페에서 다리를 꼬으고 창밖의 풍경을 보며 따뜻한 커피 한잔의 낭만과 분위기에 취해 감성이 젖어드는 상상에

온몸의 도파민으로 넘쳐흐름을 주체 못하는 와이프는

날 사랑한다며 이 정도도 못해주냐고, 날 가둬놓고 식모나 시킬 생각으로 결혼하자고 얘기를 꺼냈냐며 남자를 들들 볶음


짜증과 화가난 남자는 밖에 나가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외출을 시전하고

길거리를 배회하며 담배 한대 물고 이 쓸쓸한 마음을 누구 하나 터놓고 풀어낼 사람을 찾아보니

지금의 와이프과 연애를 하던 시절에 수도 없이 자신에게 결혼을 다시 생각해보라며

자신의 와이프를 비하하며 회의적으로 얘기하며 결혼을 말리던 손절해버린 불알친구에게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

지금의 이런 현실과 상황에 너무 답답함을 느끼며 이내 전화걸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들어왔더니


마치 자신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인상이 지옥의 야차마냥 구겨져 버린 와이프는

남자에게 자신의 아이폰을 건네며 우리 엄마가 할 얘기가 있다네? 를 시전



김서방 사람 그렇게 안봤는데 우리 딸 데려가서 이런 취급하려고 결혼전에 그렇게 매달렸냐며

어떻게 사람이 그러냐면서 이런식으로 나오면 좋을게 없다면서 협박아닌 협박을 해대니

모든걸 체념해버린 남자는 장모에게 굽실거리며 죄송하다는 얘기를 남발하며

앞으론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겠다며 전화를 끊고는 와이프에게 미안하다며

아까 말한 카페 이번 주말에 꼭 가자 라고 얘길하지만


나 오빠랑 그런데 갈 기분 아니야. 오빠 결혼전이랑 후랑 너무 많이 변했다 생각안해?

연애할땐 나 없으면 죽을 것 처럼 그러더니 왜 이제와서 이러는거야?

내가 다 잡은 물고기라 이거야? 밥안줘도 된다 이거야?


이제 와서 하는 얘기인데 나 오빠 말고도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었어

근데 내가 왜 오빠랑 결혼했는지 알아? 오빠가 나한테 잘해주고 착해서 그런거야

솔직히 오빠가 돈을 많이 벌어 능력이 좋아 아니면 집이 잘 살기라도 해?


라며 자신의 자존감 마저 깍아 먹는 와이프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지만

장모의 꾸지람과 다시 한번 대출 잔액과 이혼, 재산 반갈죽이라는 키워드가 머리속을 휘져으며


그래... 미안하다...


라는 말로 그날의 부부싸움을 넘긴다.



그리고 얼마 뒤 남자는 직장 동료의 출산 소식과 동료가 자랑하는 아기들 사진을 보며

나도 나와 와이프를 닮은 아기를 가지고 싶다라는 들뜬 마음에 집에가서 와이프 한테 잘 얘기 해봐야지 히히 라며

자동차 엑셀을 밟는 스탭 마저도 가볍고 상쾌한 공기에 너무 기분이 좋아 집에 들어가 얘기를 했더니


오빠 나 이제 겨우 나이 서른 초반이야

나한테 지금 이렇게 좋을 나이에 집에서 애나 보라 이거야? 제정신이야?

티비 보면 나이 서른 중반, 마흔 먹고도 애기 낳아서 잘 키우는 여자 연예인들 얼마나 많은데



라며 일갈을 하니 남자는 그래도 한살이라도 어릴때 애를 가져야 우리가 노후에 고생을 덜하지 않을까 라는 얘기를 해보지만

이미 확고히 굳어 버린 와이프의 선언에

남자는 오늘도 네이버에 노산, 마흔살 출산, 우영우 등을 검색 해보며 속으로 눈물을 삼킨다.






그리고 몇개월 후, 오늘도 직장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온 몸에 기운이 다 빠져

겨우 집에 도착한 남자는 우편함에서 낯선 우편물을 보게 되는데

저축은행? 이게 뭐지? 라고 봉투를 뜯어 보니

와이프 이름과 금액이 찍혀 있는 독촉장엔 이자 납부 기일과 변제의무에 대한 안내문이 들어 있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너무 놀라 뛰는 심장을 겨우 추스르고

설마 보이스 피싱 같은거겠지 아니겠지 라며 현실을 애써 부정하려는 남자는

이내 안내문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사실을 확인해보니

본인 이외에는 안내가 불가능하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고객센터 직원의 답변에

와이프에게 사실을 확인해봐야겠다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연타하며 황급히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와이프에게 독촉장을 들이 밀며 이게 무슨 일이냐고

나 몰래 대출 받았냐고 따져 보지만 이미 시나리오를 다 준비해놨던 와이프에게


오빠가 돈을 잘 벌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거 아니냐는 책임전가식 회피 화술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던 남자는

주택담보대출을 갚기 위해 조금씩 모으던 월급 통장 잔고를 확인하려고 와이프에게 통장을 요구하지만

본인의 처녀 시절 만들었던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장인 장모의 빚을 해결 하기 위해 다 써버렸다는

와이프의 답변에 남자는 그자리에서 이혼을 외친다.



그러나 와이프는 마치 이상황을 미리 연습이라도 한듯


오빠, 나 임신했어


를 시전. 이 모든 상황이 단숨에 역전되는 기현상을 만들어낸다.


그래. 참자.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참자 라고 마음을 다 잡던 남자는

와이프와 뱃속의 아이를 위해 태교에 온 정성을 다 하고

가족에게 헌신하며 하루하루를 인고하며 보내지만



산부인과에서 들려온 얘기는 노산으로 인한 다지증.



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해야한다니 장애아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내가 도대체 뭘 얼마나 잘못했길래 이런 고통과 시련만 주는지

하늘과 신을 원망하던 남자는 마음을 다 잡곤

그래 수술하면 괜찮다고 했어. 별거 아니야 라고 다시 한번 인생의 큰 난관을 극복한다.





그리고 아이는 어느덧 자라 어린이집을 갈 나이가 됐고

그 동안 부부싸움은 좀 있었지만 그럭저럭 위기를 잘 넘기며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 라는 생각과 소주 한잔으로 인생을 버텨 나가던 남자는

동년배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자신의 아이에게 의문을 가지다

와이프와 함께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상담을 받아보니

자폐증 진단을 받으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게 된다.





더 이상 버틸 힘도 기력도 남아 있지 않던 남자는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에 한강을 찾아가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서 부터 뭐가 어떻게 잘 못된건지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과 함께 쏟아지는 눈물을 뒤로하고 강물에 몸을 던지려던 찰나


강물에 비쳐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서

자신만을 바라보는 와이프와 아이의 모습이 연신 스쳐지나가며 가까스로 뛰어들기를 멈춘다.



그래 나만 바라보는 가족들을 위해 참아야지 라며

쓰디쓴 눈물로 범벅이 된 자신의 얼굴을 소매로 쓱 닦으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집으로 들어가 자신을 보고도 아무런 반김도 없는 가족들을 바라보다 이내 잠에 든다.





아이는 어느덧 자라 초등학생이 되고

한달에 100만원이 넘는 자폐증 치료 비용과 끝없는 부부의 노력으로

많이 호전된 아이를 보며 남자는 이제는 마치 면역이라도 된듯 아이를 안아주며

우리 아들 최고를 부르짖는다.





그리고 평상시와 같이 아이와 주말에 목욕탕에 들러 씻고 나오던 찰나

오랜만에 동네 친구를 만나 이게 얼마만이냐를 연신 남발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와중


다른 동네 친구가 이혼을 했다는 소식과 함께

알고 봤더니 아이가 그 친구의 친자식이 아니라 불륜남의 자식이였다는 얘기를 하며

혀를 끌끌 차대는 친구에게 다음에 만나 소주 한잔 하자는 얘기와 함께 헤어지고 난뒤


낮에 친구에게 들었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친자불일치와 이혼에 대한 얘기를 되새기던 남자는

아이를 바라보며 지금껏 자신은 닮지 않았지만 와이프를 많이 닮아

단 한번도 작은 의심 조차 가지지 않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와이프 몰래 연차를 내고 아이 머리카락을 들고 유전자 검사 기관을 찾아

하루 이틀 정도 걸린다는 직원의 말을 듣곤 무거운 몸을 질질 끌어내며 밖으로 다서 담배 한대를 문다.





그리고 검사 결과 나오는 당일

거래처를 들른다는 핑계로 회사를 빠져나와 유전자 검사 결과서를 받아본 남자의 떨리는 손엔


친자가 아닐 확률 99.7%가 찍힌 종이 한장이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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