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비극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우주적인 동시에 무한의 시간과 무한의 확률이라는 상상조차 쉽게 할 수 없는 사건 속에서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선택이라는 거대한 축복을 받고 세상에 던져진다.

그리고 모든 생물은 삶의 시작의 순간 세상과 자신에게 물음을 던진다.

'나는 무엇인가?'

그러나 이 수수께끼 가득한 세상에서 그것을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모든 생물은 자신에게 던져진 단 하나의 과제를 알고 있다.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을 비롯하여 꽃과 나무, 온갖 미생물들은 삶의 시작의 순간 필연적으로 생을 향해 발버둥치기 시작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우리가 알 수 있는 절대적인 단 하나의 진리, 그것은 '사는 것'이다.

죽는 것이 어때서? 삶이 있으면 죽음도 있는 법.

삶과 죽음은 음양의 원리와 같이 조화롭고 당연한 자연의 질서이다.

어떻게 보면 죽음은 삶의 연장, 혹은 그 다음 단계일 뿐이다.

그러나 작은 벌레를 밟으면, 작은 벌레는 어떻게 해서든 살려고 발버둥친다.

꽃은 꺾이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몸에 가시를 생성한다.

우리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세상 모든 존재는 마치 당연한 듯이 삶을 향해 발버둥친다.

마치 죽음이 절대 와서는 안 되는 것처럼. 죽음 그 뒤에 존재하는 무서움을 피하는 것처럼.

그렇다.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명확한 진리는 '삶'인 것이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삶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시작과 동시에 바로 끝을 향한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시에 죽어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내 생각으로는 인간만이 이러한 자연의 질서를 가장 쉽게 망각하는 생물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생물은 죽어가는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종족보존의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 중에서는 그러한 종족보존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최소한으로 행하는 자들도 많다.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생의 연장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을 속이는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사회적 윤리에 세뇌된 것인지 다른 목적에 심취하여 종족보존을 등한시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지구의 수십억년의 생물의 역사 중에서 삶의 기본적인 원리를 벗어나는 이러한 특이하고 예외적인 생물이 탄생한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별종은 백수일 것이다.

투비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