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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여행

ㅇㅇ(110.12) 2013.10.27 18:58:34
조회 1063 추천 1 댓글 6

														



과거 기사 읽으며 못 가본 브릿어겐 앓이하기 

앓_앓 




박효신 콘서트 - "루더, 나의 노래를 듣고 있나요?"

2005-10-04 , Tuesday 
hyoshin11.jpg

9월 22일 서초동의 한전아트센터에서 오랫만에 박효신 공연이 열렸다. 박효신은 인간문화재다. 그냥 '노래 잘하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과 '우리 모두 나서서 보호해야할 사람'이라는 인식에는 제법 차이가 있는데 나는 후자쪽이다. 그는 우리 모두가 나서서 보호하고 육성(?)해야할 문화자원이다. 

그 문화재께서 오랫만에 무대에 선 것이다. 리메이크 음반을 내놓고도 공연은 커녕 방송에 코빼기도 안비치고 두문불출 음반작업에 들어가버려 사실 리메이크 음반의 판매고는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홍보활동을 하지 못했던 것은 다음 정규 음반 발매 스케쥴이 임박해서였던 탓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내년 초로 연기되었다. 그나 음반사나 너무 호흡이 가쁘다는데 동의를 한것. 그래서 그에게 쉴틈이 생겼고 쉴틈이 생기자마자 그는 공연으로 팬들을 만난다.

역시 인간문화재, 건실하다.

아는 노래가 '엄써요!'
공연내용은 그야말로 상식 밖이고 허를 찌른다. 첫날 공연장에 앉아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내내 '제정신이 아니야'라고 중얼거렸다. 그가 아무리 젊고, 음악에의 열정이 훨훨 타오른다지만 그래도 인기에 둔감하지는 않을것인데 공연 내용은 소위 '흥행'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갔기 때문이다.

히트곡을 전혀라 할만큼 부르지 않는다. 4집 수록곡의 Hey come on. 나처럼..을 부른게 고작이다. 그리곤 사람들에게 아직 덜 알려진 리메이크 음반 수록곡 전부!!!에다가 나머지는 죄다 루더 밴드로스와 에릭 베네의 R&B 넘버들이다.

이번 리메이크 음반을 듣지 않은 사람, 그리고 팝음악을 잘 듣지 않는 사람들은  공연시간의 80~90%를 모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보게된다. 그런 까닭에 티켓예매 사이트에는 약간의 불평도 올라왔고, 그를 좋아라하는 팬들은 '미리 공부해야하나'라고 서로 물어보는 등 살짝 불안해했다. 그의 히트곡들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해하는 팬들도 많았다. 

게다가 노래들 대부분이 발라드다. 예전같은 '개인기'시간도, 댄스퍼레이드도 없다. 안그래도 낯선 넘버들이 계속 연주되는데, 대부분이 다 발라드이다 보니 잘못하면 몇몇 관객은 잠들게 생겼다.

그래도 인간문화재답게 서울 공연장은 꽉꽉 찼고 팬들은 그저 그를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 초감격이다. 지방 공연에선 살짝 레퍼토리를 조정한다고.


티켓값은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사실 이 공연은 감상자 입장에선 대박이다. 루더 밴드로스나 에릭 베네의 노래를 무려 7곡을 부르는데 단언컨대 이 노래들은 하나같이 명곡 중의 명곡들이다. 박효신 덕분에 알게되는 것을 고마워해야할 정도. Here and now나 Dance with my father 등은 한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 더 자세한 설명은 공연중엔 박효신이 아주 친절하게 해준다. 

좋은 뮤지컬 배우가 좋은 뮤지컬 넘버들을 부르게 되길 원하듯이 박효신 역시 이 노래들을 언젠가는 무대에서 부르길 희구했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 7월 루더 밴드로스가 타계했다.  마침 박효신은 새 음반을 내기 전이다.  그는 아마 이 시점을 지나치면 영원히 이렇게 '제정신이 아닌 선곡'을 할 기회란 없을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박효신은 서울 공연에서 혼자서만 3시간 반동안 노래한다. 게스트들의 공연시간까지 합하면 공연시간은 쉽게 4시간을 넘어가버린다. 물론 그가 평소 공연보다 훨씬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노래의 밀도도 대단히 높다. 노래 한곡 한곡이 워낙 쉽지 않고 장려한 뒷마무리가 어느 한곡 빠짐없이 이어지는지라 그야말로 박효신의 노래는 원없이 듣고간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죄다 '초연'인 곡들이다.  이 어찌 아니 기쁜 일인가. 

리메이크 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라이브로 듣는 기쁨도 만만치 않다. 리메이크 음반을 듣는 걸로는 잘 오지 않던 느낌이 그의 '라이브'를 통해 정말 비수처럼 꽂힌다. 아 이 노래는 이린 식으로 해석한 것이었군..하는 이해가 바로 된다.
 
즐거운 예습이 필요한 공연
hyoshin112.jpg루더 밴드로스 곡의 박효신 버전을 비교 감상하는 것도  무척 재미있다. 박효신은 루더밴더로스의 곡을 크게 편곡해서 부르지는 않지만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 박효신의 지극히 한국적인 감수성, 그리고 25살이라는 그의 젊은 나이가 만들어내는 변화일까.

가령 I'd rather만 해도 루더 밴더로스는 바람피고 돌아온 남편이, 조강지처에게 '여보 당신이 최고야'라고 말하는 느긋하고 완숙한 느낌이라면 박효신 버전은 훨씬 더 로맨틱하고 애틋하다. 그 자신이 대가와는 아직 견주어지기를 원하지 않겠지만 절대로 더 빈약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루더가 들었다면 "젊은이 제법 괜찮은데...."라고 해주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날 공연은 첫날이라 그런지 박효신이 살짝 긴장했다. 원래 많이 긴장하고 많이 힘들어하고 많이 예민한 스타일의 가수란건 익히 알려져 있지만 이날은 첫날이니만큼 평소보다 더했나보다. 공연 전에 가서 봤던 연습실에서도 그는 I'd rather를 불렀는데 그날은 훨씬 더 느긋하게 불렀다. 20대다운 열정에 30대의 유유자적한 매력까지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뭐, 원래 훌륭한 보컬리스트는 그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다른 버전을 생산해낸다. 아마 투어 후반부에는 또 다른 버전의 라이브가 나오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사실 '라이브 공연'은 이맛에 보러가는 것이다. 

이렇게 루더의 노래를 무려 6곡을 부른다. 정말 많다. 거기다 루더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 자신의 마음을 담은 긴 편지, 루더에 대한 긴 이야기... 이날 공연의 2부는 완전히 '루더 밴드로스 추모공연'인 셈이다. 

앵콜 무대에서는 '박효신이야말로 진정한 춤꾼'이라고 믿는 팬들(제법 많다!)을 위한 짧은 율동시간도 나온다. 마지막 곡은 눈의 꽃. 이날 들은 눈의 꽃 라이브는 그간 들었던 중에서 최고로 꼽을만 했다.  

그의 투어는 10월 한달내내 전국 곳곳에서 계속된다. 가기 전에 반드시 루더 밴드로스의 노래를 여러번 듣고 가실것. 한두번만 들어도 노래들이 가슴에 폭 하고 안긴다. 누구나 좋아할 노래들이다. 가사도 한번 챙겨보고. 그리고 리메이크 음반도 한번쯤은 미리 듣고 가는 센스. (쥬크온등 뮤직 포탈 사이트에 가면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들을 수 있다.)

니벨룽의 반지 공연이 얼마전 세종문화회관에 올랐을때, 바그너의 음악을 평소 듣지 않는 사람들조차 드문 기회라며 바그너 음악과 줄거리를 일부러 공부해서 다들 갔다. 이 공연도 마찬가지다. 공부할 가치가 있다. 미리 공부하면 큰 기쁨이 되돌아온다.[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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