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여행끝에

나는 한적한곳에 자리잡은 한 도시를 마주할 수 있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햇살 너머로 펼쳐진 도시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나에게 그 어느 휴양지보다 멋진 모습으로 비추어졌다.

잠시 주위를 훑어보던 나는 문득 눈앞에 자리잡은 거대한 타워를 바라보고 있었다.

압도적으로 우뚝 솟은 그 크기에 나는 멍하니 그 위대한 건축물을 감상하였다.

그러기를 잠시,

나는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고 그에게 물었다.

"저 타워는 도대체 무엇인지요?"

나의 물음에 그는 내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리더니,

이내 도시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오른 타워를 바라보고는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저 타워는 배틀타워입니다. 멀리서 오셨나보네요."

"근방에서는 유명한가요?"

"유명하고 말고요. 이 일대 도시 사람들중엔 모르는 사람이 없을겁니다."

그의 대답에 나는 잠시 그 타워를 바라보고는,

그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곤 타워를 향하여 다가갔다.

'무엇을 하는 건물인거지?'

확실히 그의 말대로 나는 멀리서 온 이방인이었다.

그리고 저 건물이 무슨 기능을 갖추고있는지 알 턱이 없었다.

건물이 가까워질수록 주위의 풍경은 조금씩 변해갔고

더더욱 드높아지고 웅장해지고 찬란해지고

매우 번화해지는 것이었다.

북적이는 인파속에서

수많은 포켓몬들이 여행자, 혹은 트레이너들과 함께하고 있었고

그들 틈에 끼어서 나는 타워를 향해 나아갔다.

주위에 자리잡은 수많은 카페, 포켓몬샵 등등을 지나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시키는 훈련소와

배틀 강의를 펼치는 올바른 학원이 눈에 다가왔고

우뚝 솟은 위대한 건물들 사이로

거대한 열차가 기적소리를 내며 인상깊게 지나가고 있었다.

"열차 왔다!!"

한 무리의 인파가 그렇게 외치며 사라졌다.

나는 조금은 빈틈이 생긴 인파 사이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

어느새 '배틀 타워' 라고 불리우는 그 건물앞에 다다를 수 있었다.

-배틀 타워-

네모난 간판에는 짧고 굵게 그저 그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자동으로 열리는 유리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깔끔한 로비 너머로 역시나 수많은 인파가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다행히도 생각 이상으로 넓었던 건물의 내부는 그 수많은 인원들을 수용하고도 자리가 남았다

"어서오세요."

로비에 다다르자,

안내원이 그렇게 말하며 방긋 인사했다.

"바로 접수하시겠어요?"

그렇게 물어오는 안내원에게 나는 잠시 대답을 하지 못하였고

의아해하는 안내원에게 이내 바보같은 대답을 꺼내었다.

"저,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요?"

나의 물음에 그녀는 잠시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음소리를 숨기며 나에게 입을 열었다.

"이곳은 배틀 타워입니다. 흔히 글로벌 링크라고도 불리우는 건물이지요. 이곳에서는 마음껏 포켓몬 배틀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배틀을 즐긴다고?'

나는 그녀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확실히 잘 단련된 주위의 포켓몬들은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들의 비장한 모습들은 단순 여행자의 낯빛이 아니었다.

'포켓몬리그 같은 곳인가?'

확실히 포켓몬 배틀 문화는 비단 생존과 탐험의 영역을 넘어서

그것을 전문적으로 즐기고 실력을 겨루는 문화가 발달하고 있었다.

"배틀을 하기 위한 곳이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한가지 의문이 나의 머릿속에 조용히 떠올랐다.

굳이 배틀을 즐기기 위해 이렇게 거대하고 찬란한 건물을 지어놨다는 사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건물 주위로 이러한 번화가가 생겼다는 사실이 적어도 나에겐 이해할 수가 없는 현실이었다.

그렇게 의문을 갖던도중,

다시 그녀가 나에게 웃으며 말하였다.

"물론 일반적인 배틀 시설과는 다르답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으니까요?"

'다른점?'

내가 그녀를 돌아보자,

그녀가 방긋 웃으며 계속 말하였다.

"네. 이곳은 바로 '계급' 이라는 시스템을 운영중이니까요. 배틀 결과에 따라 지급되는 점수와 계급이 있답니다."

"그게 무슨..."

"이기면 올라가고, 지면 내려가는 거예요."

그녀의 한 마디에 내 머릿속 의문이 산산조각나듯 사라졌다.

이런 경쟁과도 같은 시스템에 이 수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어

이 배틀 시설에 가득 차있던 것이다.

"한번, 해보시겠어요?"

그녀의 물음에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곤 나의 자랑스러운 포켓몬과 함께 접수에 성공한 것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