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우에는 원판 성우가 낫다 아니다라는 말을 좀처럼 않으려는 편입니다. 원판과 더빙판 양측 모두를 들었다하더라도 그 나름을 인정하려는 편이지요. 지금 짤방으로 만든 'CSI:마이애미'가 그런 사례의 하나라고 보는데 원래 호레이쇼 케인역을 맡은 데이빗 카루소의 목소리는 꽤 낮은 저음이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국내판 더빙을 맡는 양지운님의 목소리는 카루소의 낮고 부드러운 음색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죠. 그런탓에 적잖은 항의를 듣는 캐스팅이지요. -같은 CSI:마이애미의 켈리 듀케인의 경우도 연기를 한 에밀리 프록터의 새소리같은 목소리와 김아영님의 목소리도 갭이 크지요. 그런데 제 경우는 MBC의 캐스팅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 호레이쇼의 캐릭터를 생각해본다면 양지운님쪽도 괜찮은 캐스팅이라는 느낌입니다. 양지운님의 호레이쇼는 카루소의 낮은 톤과 달리 조금 떠있는 느낌이고, 부드럽게 들어가는 카루소의 소리와 달리 파고드는 느낌이 듭니다. 문제는 호레이쇼의 캐릭터를 '따뜻한 남자'로 보느냐, 혹은 '과학수사를 하는 형사'로 보느냐의 느낌이겠지요. 호레이쇼 케인이라는 캐릭터는 CSI(라스베가스 팀)의 반장인 길 그리섬이 약간은 뚱~한 느낌의 학자풍 캐릭터가 기존 형사물 시청자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지기도해(반대로 그것이 그리섬의 매력이지만) 기존 형사물에 가까운 스핀오프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다른 스핀오프-라스베가스, 뉴욕-에 비해 그런 경향이 크지요). '형사물'이라는 속성으로 본다면 양지운님의 파고드는 목소리는 '형사'캐릭터를 살리는데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겠죠. 반대로 캐릭터 분석이 어긋났다고 생각되는 경우로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영화버젼)'에서 니키타 역할을 맡은 권某씨(이분은 현재 성우가 아니라고 알고 있어 '씨'라는 호칭을 사용하겠습니다.)의 경우를 들까합니다. 영화 초반(정보기관에 오기전, 불량배들과 어울리던 시절)에 보이는 니키타의 캐릭터는 초등학생 이하의 정신 수준을 보입니다(욕구에 대한 절제 능력 부재나 상황판단력 결여등...). 그나마 정보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약간은 나아지지만 극이 끝날때까지 니키타의 정신수준은 사춘기 이전이라고 볼 수 있을정도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그런탓에 니키타의 연기에서는 어린애(많이 잡아도 '초.딩.')같은 느낌이 드는 쪽이 적합하리라 여겨지지만, 권某씨의 니키타는 너무 '어른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극 초반에서도 유치한 정신 세계의 니키타가 아닌 세상에 불만이 있는듯한 느낌) 어색한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성우의 연기를 평하는데에 있어서 문제는 얼마나 원판의 '목소리와 비슷하냐'가 아니라 어떻게 '캐릭터를 해석하냐'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줄 요약 : 성우의 연기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분석해 얼마나 그 특징에 맞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개인 의견) p.s. 강희선님이 연기하신 TV 시리즈 '니키타'의 경우는 이미 니키타의 정신수준이 어느정도 상황판단 능력등이 있는 상태로 보여 무난하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정보기관(섹션)에서의 교육후에는 여러모로 정상적인 성인 캐릭터인 탓에 영화판과는 여러모로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