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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판사인데...힘들다...

리얼판사 2006.05.11 11:50:15
조회 1577 추천 0 댓글 15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부산, 대구를 거처 지금은 서초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내 꿈은 헌법재판소였기에 처음부터 검사나 김앤장은 전혀관심이 없었다. 원래는 에스대 지리학과에 재학했으나 일학기를 끝내기 전에 자퇴서를 냈고 다시 학력고사를 봤다. 지금도 당시가 기억난다. 교수님께서 " ..군 사시만이 전부가 아니라네...이 곳에 계속 남게나..." "교수님 저는 법대가 목적이었지 서울대가 목적이 아닙니다. 서울법대를 못가면 고법을 가야합니다" 라고 버릇없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군 제대하고 몇년을 더 공부해서 꿈에그리던 사시에 합격하고, 연수원에서 성공적으로 마치고 드디어 판사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 하는일이란... 친구 의사가 있다. 우리둘이는 문이과 최고의 탑들이었다. 그 친구왈...."의대6년 인턴,레지4년 끝내고 보건의 끝내고...개원하였는데 매일 하는 일이란 감기걸린 사람들 검진이나하고....90%이상이 허접한 것만 진료하는 이 것을 이위해 10년이 넘게 밤샘공부했나?" 라고 투덜거린 것이 생각난다.... 내 일의 90%이상이 교통사고, 뺑소니 사고, 뭐 이런 것만 한다. 거의 안봐도 뻔한 내용들이다.심지어 판사들끼리 공유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가면 이미 작성된 판결문들이 수두룩 하다.거기에서 사고난 지점, 차종, 시간, 피해자,피의자 이름만 고치고 판사 @@@만 쓰면 판결문 완성이다. 또 이일이 엄청나게 많아서 주7일근무(일요일도 거의 나온다)에 저녁 10에 퇴근이다. 서울에서는 이런일들이 너무너무 많이 일어나 주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검사들을 보면 위로를 받는다. 판사보다 10배는 고생한다. 검사수를 현격히 늘여야 한다. 판사는 판사보도 주어지지만 검사는 그런 것도 주어지지 않는다. 일년이면 최소 한차례 이상 근무지를 옮긴다. 동기들(연수원)중 전화하면 춘천에, 순천에...이렇게 있다. 심지어, 그 전날 "내일부터 부천으로 출근하세요" 이렇게 한다. 애초에 결혼생활이 될리 없다. 검사가 빨리 법복을 벗는 이유는 두가지 때문이다.돈과 안정된 가정생활. 검사생활 10년이면 마지노선까지 오는 것이다.  그나마 판사는 3년정도로 돌아다니며 비교적 안정적이다(검사에 비해). 가끔 나를 만나러 오는 사람중에 '사회 이슈가된 것의 방향을 알아보고 싶어서'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죄송한 말로, 우리 판사들은 사회이슈 하나도 모른다. 그렇게 신문볼 시간도 없다. 그저 내 앞에 떨어진 교통사고 판결문만 쓸뿐이다. 그것도 사무실에 앉아서 우리팀(부장판사와 일반판사2명)과 아침부터 밤까지 같이 식사하고 이야기할뿐 집안은 이미 잠자는 곳 외에는 아무 곳도 아니다. 물론 판사 좋다. 어디가나 판사라 그러면 전혀 다른 눈으로 본다. (사실 설법다닐때도 이런 특혜 많이 봤다. 택시비도 안받는 경우가 있으니...그러나 설법의 그 눈길과 판사라고할때의 눈길은 전혀 다르다), 덕분에 난 치과의사와 결혼했다. 행복하다.... 그러나, 일에는 자부심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또 불행히도 결혼6년차인데 아이가 태어나질않는다. 그래서 집안은 더욱더 잠자는 곳 외에는 의미상실에 가깝다. 불나방 처럼 신림동에 수많은 고시낭인들이 있다. 나는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꿈이 이뤄지면 실망만 있을뿐이다라는 것을... 이 세상에는 판검사가 아닌 또 다른 얼마든지 좋은 직업이 있건만,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고시낭인들을 인생을 파멸(계속 떨어지기에)로 질주하고 있다. 참고로 서초동엔 판사만 약 350명 있고// 재미있는 광경은.... 신임판사가 들어오면 서울대출신들은 "네 고등학교 어디고?" 내지는 "고향이 어디고?" 해서 고향까지 틀리면 전혀 남남인 것이다. 그러나 고대출신 판사들은 신임판사가 오면 "대학 어디나왔네?" "서울댑니다" 그러면 남남인 것이고, "고대나왔습니다" 하면 그때부터 완전 자기 사람으로 만든다. 사실 판사계에서 고법은 이렇게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완전한 마이너고, 설법출신들은 설법이라고 특별히 다르게 보지 않는다. 그나마 동향사람들만을 위주로 챙기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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