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재수때 집안 사정이랑, 내 몸이 너무 아파서 공부를 못했어. 그래서 너무 아쉬움이 남고, 고등학교때 학교에서 그래도 문과 전교 1등도 하고 그랬는데, 연고대 수시 준비 하느라 수능 소홀히 했고, 결국 둘다 놓쳤어. 재수때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고3때 아팠던 몸이 더 아파서 그냥 아무것도 못했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래서 매일 티비보고 게임하고. 거의 인생 포기할 수준으로 비참하게 살았어. 근데, 재작년 수능이 워낙 쉬웠잖아. 그래서 정말 1년동안 문제집 한 권도 안 풀었는데도, 언사외 -10 으로 경희대 관광 쪽왔어. 나름 다니는 재미도 있긴 한데...그냥 너무 아쉬워. 스스로 열등감이라고 해야되나? 물론, 노력을 "안"하긴 했지만, 난 노력을 "못"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집에 갈때 가끔 고대앞 지나가는데, 사실 고딩때는 연대가 훨 좋다고 생각하고 설대 연대 이하는 안 갈거라 했거든. 수시 1학기때도 연대만 지원할 정도로. 진짜 그렇게 건방지게 무시했는데, 지금은 막 스스로 위축되는 거 같애. 고딩때 애들도 싸이 같은데서 나 연대 다니는 줄 알았다 그러고. 그래서 사시를 생각했는데, 사시가 1-2년으로 붙는 시험도 아니고.. 우선 대학을 정말 내 노력으로 한번 다시 가보는 게 어떤가 생각 중이야. 몸 아팠던게 유일하게 "군면제" 선물을 주고 갔거든. 지금은 튼튼하고 그때보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했으니.. 언사외는 전에 다시 풀어봤는데, -10 정도 더라구. 수학을 좀 못하구.. 목표는 설법이지만, 사실 인문계여도 괜찮을 거 같애. 특별히 사시에 목숨걸고 있지도 않고, 인문학 좋아하기도 하고. 어쨌든 내년에 경희대 3학년이 되는거 보다 깔끔하게 설대 1학년으로 새롭게 사는게 내 인생에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계속 드네. 길어서 미안하고, 어쨌든 어떻게 생각해? 빠른 86이니 4수긴 한데, 3수로 볼 수도 있고..학교 동기들이랑도 86끼리 말 놓고 있거든. 설대는 재수 삼수 이제 별로 없나? 괜히 가서 적응 못할까? 물론 수능 본다고 다 설대갈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신은 있어. 다만, 과연 옳은 선택인가에 대해 확신이 없어서.. 어떻게 생각해? 개념있는 조언 부탁할게. 길게 써서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