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이 '아베 정권 비판하는' 일본 영화 주인공 된 이유

• • • 심은경 `반 아베정권` 성향 영화 출연
  • • 심은경 일본 데뷔작 영화 `신문기자` 호평 이어져
    배우 심은경 씨가 일본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 '신문기자(新聞記者)'에 대한 현지 반응이 뜨겁다. 영화 실제 모델은 일본인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현지 언론은 "물망에 올랐던 일본 여배우들이 모두 출연을 거절해서 한국 배우 심은경이 여주인공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일본 연예매체 아사게이 플러스(Asagei plus)는 영화 '신문기자' 여주인공 결정이 난항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배역은 인기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와 미츠시마 히카키에게 제안했지만 두 배우 모두 출연을 거절했다. 영화에 출연하면 반정부 이미지가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영화 관계자는 "이 영화에 출연하면 반정부 이미지가 붙기 때문에 거절당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 배우는 모두 거절했다"라며 "그래서 한국 배우 심은경 씨가 맡게 되면서 배역도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캐릭터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화 관계자는 "극 중 TV 토론 프로그램 패널로 등장하는 장면 등 실제 스캔들 당시를 연상하게 한다"라며 "소속사에서 인기 여배우 이미지를 생각해 출연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신문기자'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대학신설 관련 정치권 스캔들을 취재하는 신문기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심은경 씨가 맡은 주인공 요시오카는 영화 원작자인 도쿄신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를 모델로 했다.

  
  

  모치즈키 기자는 아베 정권에 눈엣가시 같은 언론인으로 기자회견에서 사학 스캔들 등 정권이 불편해하는 사안들을 집중적으로 질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쓴 저서 '신문기자'를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좀처럼 정치영화가 나오지 않는 일본에서 현직 총리를 대놓고 저격하는 영화가 나왔다는 점은 현지에서 큰 충격과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를 바라보는 일본 집권층 시각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영화 개봉 전 아베 정권 한 고위 관료는 "이런 영화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영화 '신문기자'는 프로모션에서 적잖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정의롭고 젊은 엘리트 관료 역으로 캐스팅된 인기배우 '마츠자카 토리'가 출연했음에도 지상파TV에 영화 관련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개봉 직후 영화 공식 사이트가 해커들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당해 사이트가 한 때 다운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그럼에도 현지에서는 "그동안 일본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성 있는 영화"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요케이자이(Toyokeizai) 신문에서 한 평론가는 영화 '신문기자'에 대해 '그동안 일본에 없었던 차별성 있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심은경 씨 역할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요시오카 에리카 역 심은경 씨 연기가 좋았다. 정치적 이미지가 붙는 것이 두려워 모 유명 배우들이 거절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결과적으로 고마운 일이 됐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개봉 2주가 지난 현재 2억엔(약 21억 7000만원) 흥행 수입을 기록하며 높은 흥행 성적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