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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카페인 - 66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5 21:40:58
조회 108 추천 1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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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깜빡할 뻔했네. 감정의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는 하더군요. 뭐, 감정에 의해서든 시간에 의해서든 결국 파멸하게 된다는 것은 똑같지만.”


  “...”


  “사실, 여기 들어오기 조금 전에 안나 양의 과거 행적을 조회해 봤어요.”


  “행적… 설마?”


  “흥미롭더군요. 얼마 전, 격리 구역에서 있었던 화재 사건… 목격자들 증언에 의하면 커다란 불꽃이 피어올랐다고 하던데.”


  “그건…”


  나는 움찔 놀라며 몸을 움츠렸다. 연구원은 나를 보더니 작게 웃기 시작했다. 


  “크흐흐, 걱정 말아요. 안나 양에게 뭐라고 하려는 것이 아니니까.”


  “어, 어쩔 수가 없었어요. 불가항력이었다고요! 칼을 들이대면서 저를 죽이려고 하는데, 갑자기 주변에 불이 났다고요!”


  “그렇게 변명하지 않아도 돼요. 그 사람들은 멀쩡하게 잘 살아 있고, 그걸 질책하려고 부른 게 아니니까. 그보다, 하나가 더 있더라고요.”


  하나 더? … 설마.


  “왜 이 사건이 급작스럽게 말소 대상 기록물에 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흠. 찾느라 조금 힘들었어요.”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잠시 힐끗 바라보았다. 


  “고아원. 기억해요?”


  그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오는 순간,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불이 진압되고, 소방 안드로이드들이 조사를 했는데 불이 날 원인이 전혀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때마침 화염 능력을 가진 당신이 우연히 그 고아원에 있었고 말이에요.”


  “... 그게 나 때문이었다고?”


  과거를 보았을 때부터 혹시나 하는 두려움은 있어 왔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커져가자 알 수 없는 공포가 나를 다시 엄습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 짓이 아니야! 나, 난…!”


  과거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아이가 바닥에 주저앉아 비명을 질렀다. 매번 나를 괴롭힐 때마다 앞장서던 아이였건만, 도망갈 길이 보이질 않자 바닥에 무릎을 꿇고 내게 비는 장면이었다. 


  “너, 넌 악마야! 여기서 썩 꺼져!”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내게 소리친 말이었다. 그 말을 끝으로 내 주위를 맴돌던 불꽃이 아이를 잡아먹었다. 


  “... 나는, 도대체…”


  믿고 싶지 않았건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결국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손과 발이 떨려 왔다.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어, 잠깐, 진정해요. 당신, 이러려고 여기 자원한거 아니잖아요. 당신도 뭔가 필요한 것이 있어서 여기 온 거 아니에요?”


  “...”


  … 맞아. 엘사, 그리고 데이지.


  “그리고 꼭 그게 안나 양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어요. 센티넬은 나타난지 이제 두어달 째인데, 저 사건은 무려 십 년이나 지난 일이잖아요. 그리고, 음…”


  그는 다시 종이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여기, 조사 내용에 보면… ‘화상에 입은 사람은커녕, 시체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라고 적혀 있네요.”


  “... 그 말은?”


  “확실히 뭐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제국과 의회는 저 사건에 반제국 조직이 간섭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음, 혹시 죽음에 관해서 들어본 적 있나요?”


  “네, 네. 죽고 싶어도 죽지를 못 한다고…”


  “반쯤 맞네요.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라… 늙어도 늙은 그대로 살아가야 하고, 팔이 잘려도, 심지어 목이 잘려도 안 죽어요. 꽤나 먼 옛날에는 죽을 수 있었다던데, 이건 잘 모르겠고. 아무튼, 제국은 원래 사람이 어느 정도 늙었다 되었다 싶으면 약에 취하게 만들어서 다른 행성에 던져버려요.”


  “...”


  “죽는 사람은 없고, 인구는 늘어만 가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유일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단체가 나타난 거예요. 안나 양이 속한 팀에게 주어진 의뢰, 기억하죠?”


  “태양의 후예…”


  “맞아요.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 그 무기를 사용하면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하지만… 원래 제국이 소유하고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건 아닌데, 맞나? 음… 기밀이라서, 미안해요. 어쨌거나 고아원 사람들은 원래대로라면 살아 있어야 해요. 말이 이상한 곳으로 샜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죠. 능력이 통제가 되지 않는 것, 이 상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진, 진짜요? 어떻게 하면…!”


  나는 연구원에게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다. 연구원은 기겁하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조금 물러났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 번째는…”


  그는 품에서 무언가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조그맣고 동그란 물체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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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으면 물어봐줘!

서로 자책 삼매경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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