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장편] Lullaby - 54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18 23:57:42
조회 170 추천 20 댓글 7

링크모음집





엘사는 방에 돌아가 가방을 챙겼다. 밖에 나오니 영혼들은 어느새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마침 보는 눈도 없겠다, 엘사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살금살금 걷다 보니 문득 한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엘사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리더와 첫날 보았던 여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리더, 그게 정말이에요?”


“정황상 그런 것 같아. 유감스럽지만…”


‘무슨 이야기를 저런 표정을 지으면서 하고 있는 거지?’


두 사람 모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엘류드니르에 관한 이야기일까? 엘사는 그들이 눈치채지 못할 만한 거리에 자리를 잡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아니, 오염됐다니…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라, 조금 당황스러워요. 명확한 증거라도 있어요?”


“의심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 위험해.”


“그래도 너무 급하게 내보내는 거 아니에요?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요!”


“말은 똑바로 해야지. 자기가 나간대서 나는 보내준 것뿐이야. 내가 직접 나가라고 한 적은 없다고.”


“아니, 하… 좋아요. 그런데, 대체 뭐가 그렇게 걸리는 거예요? 그 사람, 제가 봤을 땐 멀쩡해 보였는데.”


“... 오염되지 않았다고 한들, 저 광인들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 같아.”


‘광인?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걸까?’


“광인이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잠깐, 설마, 그 사람이 광인들과 내통이라도 하고 있다는…?”


리더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것보다 누굴 말하고 있는 거야?’


엘사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었다.


“여기 오고 나서 가만히 잘 지내는 것 같던데, 내통이라니…”


“맞아, 증거가 하나 있어.”


“증거요?”


“그래. 데리고 오다가 상처를 입는 모습을 우연히 봤는데, 상처가 낫지를 않았어.”


“... 거짓말이죠? 잘못 본거 아니에요?”


리더의 말을 듣자, 여자는 굳은 표정을 짓고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겁에 질리기라도 한 것처럼 경직되어 있었다.


“아니, 똑똑히 봤어. 피가 흐르더라.”


“다, 당장 내쫓아요! 이게 무슨… 안돼요!”


‘피?... 아.’


영혼들은 상처를 입게 되면 피를 흘리지 않았다. 그 상처마저도 금세 나아 버리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저들의 말에 따르면 광인들은 그러지 않은 듯 싶어 보였다.


“진정해, 이미 떠났어. 후, 어쩐지 불안하더니만. 처음 만났을 때도 미행이 붙어 있더니만, 내통일 줄은… 앞으로 더 조심해야겠어.”


“... 그래요, 일단 돌아가요. 아, 사람들한테 말할 거예요?”


“뭘? 아, 이거? 아니. 일단 숨기자.”


그들은 말을 마치고 다시 돌아갔다. 엘사는 그들의 뒷모습이 멀어지자, 그들과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엘사는 한 손으로 머리를 지그시 눌렀다. 간신히 정리되었다고 생각한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졌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멀쩡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환경이 바뀌고, 그래서 광인이 생겨났다고? 그리고 내통하는 첩자가 있다고?’


엘사는 잠시 눈을 감고 광인들을 떠올려 보았다. 광인들은 모두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자들과 내통을 한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지 의심했다.


‘... 난 갈 길이 머니까. 가야 돼.’


엘사는 문득 얼마 전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녀가 처음 떠난다고 말을 했을 때, 몇몇 영혼들은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 바깥은 너무 혼란스럽고, 위험한 것들이 많다고 했다. 이 곳에서 같이 쉬자고 말했다. 하지만 엘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영혼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이 곳에 있으면 걱정도, 근심도 줄게 될 것이라고. 아직까지 생생한 생전의 기억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그래도 함께 있으면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엘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영혼들은 결국 그녀를 보내주게 되었다. 그들은 엘사에게 물었다. 무엇을 찾아 그렇게 급하게 떠나는 것이냐고. 엘사는 대답했다. 이 곳을 떠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영혼들은 기겁했다. 엘사는 쓴웃음을 짓고,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 다음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때, 한 영혼이 그녀에게 말했다.


‘도시의 중심부에 이상한 제단이 하나 있다고 했어.’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엘사가 가야 할 곳은 정해져 있었다. 엘사는 다시 가방끈을 고쳐 매었다. 한번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엘사는 곧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주변의 풍경이 이리저리 바뀌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마침내 비밀 통로가 있던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도시 중심부.’


엘사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주변에서 들려 오던 광기 어린 목소리들은 사라져 있었다. 잠에 빠진 것일까, 아니면 어딘가로 가버린 것일까? 엘사는 마음을 졸이며 살금살금 발을 내디뎠다.




한편, 엘사가 떠나고 난 뒤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다.


“마셔!”


한적하던 동굴에 수많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들이 내는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취해!”


그들은 모두 손에 병을 하나씩 들고 어딘가를 향해 행군하고 있었다.


“믿어!”


그들은 한 목소리가 되어서 일제히 합창하고 있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은총을 내려 주실 거야!”


“그분들은 돌아오실 거야!”


족히 수백 명은 되어 보이는 영혼들은 동굴을 지나 어딘가로 향했다.


“이단을 심판하라!”


그리고 얼마 뒤, 동굴에는 비명 소리와 쾌락에 찬 목소리만이 가득했다.








(스포일러 주의!) 스토리/외전 흐름도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1064640



와 ㅋㅋㅋ 오늘 갤 떡밥 살벌하네

못난 저급 글 봐주셔서 모두 감사해요

저거 보고 오기가 생기네

무조건 완결 내놓고 탈갤한다 ㅅㅂ

추천 비추천

20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15:50 5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ㅇㅇ(223.62) 15:42 6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 11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11:29 19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11:27 13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11:08 8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1 19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5:34 13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5:33 9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4:50 10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28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4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0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1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2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3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6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17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7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46 4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18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7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6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16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3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4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0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26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3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4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1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19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19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7] ㅇㅇ(115.138) 06.07 82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0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95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04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49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1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5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3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4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0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29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2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2 0
1123662 점심때되니 [1] ㅇㅇ(211.234) 06.06 21 0
1123661 오늘 갓생사는척 함 ㅇㅇ(211.234) 06.06 1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