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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Lullaby - 59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5.05 23:33:20
조회 117 추천 1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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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아!”


  바로 그때, 저 멀리서 무언가를 쫓고 있는 듯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들이 쫓아가고 있는 방향에서 익숙한 정령의 기운이 물씬 풍기고 있었다. 


  ‘어? 가까워지고 있어?’


  그리고 그녀가 정령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아차렸을 무렵, 그녀는 문득 정령이 방향을 틀어서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랜만에 보는 정령의 모습이 눈 앞에 나타났다. 작은 강아지처럼 생긴 아기 늑대 정령이었다. 맑고 순수한, 티끌 하나 없이 순결한 기운. 정말 오랜만에 만나게 된 정령이었다. 


  그르릉-


  반가워하는 엘사와는 반대로, 정령은 엘사가 반갑지 않기라도 한 것일까? 아기 정령은 엘사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문을 표했다. 


  ‘갑자기 왜 이러지?’


  엘사는 당황하면서 정령에게 다가가던 몸을 잠시 멈칫했다. 아주 잠시였지만 예전과는 너무 다른 적대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령은 다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언제 그녀를 향해 이빨을 드러냈냐고 묻기라도 하는 것처럼 밝은 미소를 드리우며 다가왔다. 


  정령은 엘사의 품에 풀썩 뛰어들고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엘사는 품에 안긴 정령을 쓰다듬으면서 작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며칠 동안 잠도 자지 못하면서 쌓였던 고뇌와 피로가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만 같았다. 


  ‘오랜만이네, 후우…’


  고작 며칠 만에 보게 된 것이었지만 엘사에게는 마치 수십 년이 지난 것처럼 느껴졌다. 


  대체 정령은 왜 자신을 보면서 으르렁거렸던 것일까? 엘사는 문득 어떤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다. 갑자기 사람을 봐서 그런 것일까? 


  ‘그럴 수도 있어.’


  다시 생각해 보니 정령은 어떤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나도 그 사람들과 같은 무리인 줄 알고 그랬던 것이 아닐까? 


  ‘근데 그 사람들은 무슨 사람들이었지?’


  그러다 보니 그 사람들, 혹은 영혼들의 정체에 대해서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럴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왜 정령을 쫓고 있었던 것일까? 엘사는 품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아기 정령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으며 생각했다. 


  또 그러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한 생각이 있었다. 


  ‘잠깐, 쫓기고 있었잖아. 그렇다면…’


  바로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잡아!!!”


  “뭐, 뭐야!?”


  정령이 달려오던 방향에서 어마어마한 인파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땅이 당장 뒤집히기라도 할 것처럼 쿵쿵 울리고 있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는 먼지구름을 뚫고 나타난 것은 눈이 뒤집힌 채로 희번덕거리는, 그러면서 오로지 정령만을 바라보고 달려오는 사람들이었다. 


  “쫓아! 빨리!”


  누군가가 앞장서서 외치자 영혼들은 이성을 잃고 엘사와 정령에게 달려들었다. 엘사는 그 누가 먼저 달려들기도 전에 그들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끼잉… 


  품에 안긴 정령은 몹시 불안해하고 있었다. 엘사의 품에 안겨서 그나마 안정을 조금 되찾은 것 같아 보였지만, 정령은 여전히 신음을 하면서 엘사의 등 뒤를 힐끔힐끔 바라보고는 했다. 


  “헉, 헉… 안돼, 이대로라면 따돌릴 수가…”


  숨이 차도록 달렸지만 미친 영혼들은 지칠 줄도 모르고 그녀를 계속 쫓아다녔다. 엘사는 가쁜 숨을 헉헉거리며 정신없이 도망쳤다. 그러나 의미 없이 뱅글뱅글 돌기만 하게 될 뿐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자신이 먼저 지쳐 쓰러질 것만 같았다. 


  ‘어디로 가야 하지?’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안간힘을 쓰고 생각했다. 제단, 엘사가 유일하게 떠올릴 수 있는 단어였다. 하지만 제단이 어디에 있는데? 생각이 턱 막히자 엘사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끝이었다. 


  “헉, 헉…”


  의미 없는 달리기가 계속 이어졌다. 점차 힘이 빠지고 느려지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방금까지만 해도 수십 걸음 멀어져 있던 영혼들이 이제는 불과 열댓 걸음 차이가 되어 있었다.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뭘 해야 되지? 


  엘사의 머릿속은 더 이상 제대로 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생기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공포가 그녀를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야!”


  바로 그때, 정령의 이빨이 팔 위의 살갗을 짓눌렀다.








아파! 정령이 나를 깨물 때마다 아파!

... ㅈㅅ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잘 봤다는 댓글 하나씩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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