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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피스물의 관계 어때?

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19 21:14:01
조회 1726 추천 48 댓글 8



다리 사이가 저렸다. 

어제는 주말이라 '심한 날'이었다.

아직도 좀 쑤신 다리 사이를 꼼지락댄다.


"잠깐 전부 모여볼게요."


안나는 사무실로 들어오는 엘사를 보자마자 움찔 떨었다.

다들 하던 일을 멈추고 엘사 주변에 모인다.

안나도 서둘러 파일을 저장하고 틈바구니에 섰다.


"다른게 아니고 요즘 컴플레인이 너무 많아요. 날이 더워져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우리쪽 일처리 미흡도 분명히 있다는거 다들 인지 하고 있으시죠? 당장 어제만 해도 크리스토프 건도 있었으니까."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늘상 여름철만 오는 관례 행사들.

불쾌지수가 치솟을수록 비례하게 되는 일이다.


"특히 이런 때에는 악질인 블랙 컨슈머들도 더러 섞여 있고 이때다 싶어서 악성 바이럴 올리는 놈들도 있고. 다들 알잖아요 이쯤이면? 무슨 말하고 싶은지 알겠지만 다시 말할게요. '잘'하세요. 애초에 트집 잡힐 건수 없게. 아그나르 사장님도 예민해지고 있어서 마냥 진상 고객들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몸 사리자고 하는 얘기에요. 괜히 눈에 띄지 말고 조용히. 조~용~하게. 그냥 중간만 가서 있는듯 없는듯 적당히 좀 하자는 말이에요."


"알겠습니다."


"괜한 얘기했어요. 다들 일해요. 그리고 안나 씨만 잠깐."


다른 사람들은 대답하고 흩어진다.

그 틈바구니에 낑겨 있던 안나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엘사는 가까이 오라는듯 검지를 까닥였고 안나는 그 지시에 따랐다.


"힘들지 않아?"


"...전혀요."


"하긴 힘들게 뭐가 있어. 다들 하는 일인걸. 거기다 너만 특별 대우잖아. 나가서 커피나 한 잔 마시자."


"저기...아직 일할게 남아 있는데요."


엘사는 싱긋 웃던 미소를 싸악 지우고 눈을 부릅떴다.

그 독사눈에 안나는 기가 팍 죽어서 곧장 고개를 숙이고 본다.


"잠깐이면 되잖아. 다들 이해 못할것도 아니고. 우리 팀에서 가장 달성률 높은 사람이 바로 너야. 그런 너를 팀장으로서 총애하는건 당연하고."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지못해 따라나섰다.

그때마다 안나는 번번히 괴로움에 시달렸다.

각자 자리에서 일하는 동안 쉬러 가는 안나를 보는 노여움과 원망들.

그냥 저냥 평범했던 애가 어느날 갑자기 최고 성과를 낸 것에 대한 의구심들.

허나 그들이 가장 질투하는건 저 엘사가 유달리 아끼고 차별하는 것이었다.


"다들 일하고 있어요. 나랑 안나 씨는 잠깐 따로 얘기할게 있어서."


안나는 속으로 이를 뿌득 갈았다.

공공연히 알고 있는 것들을 이렇게 광고하지 말았으면.

직원 휴게실은 당연하게도 비어 있었다.

지금은 점심 시간도, 야근도 아니고 한참 업무중이니까.

엘사는 은밀하게 문을 닫으면서 마지막으로 복도를 살폈다.


"왜이리 죽상이야. 잠깐 머리 좀 식히라는건데."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하니까요."


"다른 사람이 어때서? 직원들끼리 정이 그렇게 깊은 사이였던가."


"그런 문제가 아니라...!"


엘사는 다짜고짜 안나의 셔츠깃을 잡아 당겨 입 맞췄다.

해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감각.

제 아무리 피로에 지독하게 찌들어도 머리가 곤두 서는 싸늘한 감각이다.

곧 이어 입안을 채우는 이물감까지도.

그리고 마지막에는 불안감을 싹 종식시키는 쾌락도.

10여초 남짓의 짧은 시간 사이에 안나는 털썩하고 휴게 소파에 쓰러졌다.

황홀할 정도로 따뜻한 온기 남은 입가의 타액을 닦는다.


"지금 바로 할거야. 뒤돌아서."


"티, 팀장님."


"어서."


"여기서는 안돼요. 제발..."


"벌을 받아야 말을 듣겠어?"


안나는 불안하게 블라인드 내려간 창문을 살폈다.

아무리 업무중 휴게실이지만 누가 안온다는 보장이 어딨을까.

그런데 안나가 더 걱정스러운건 여기서 자존심 세운 뒤의 일이다.

아마 여기서 완강하게 저항하면 엘사는 반드시 가혹하게 꺾어버릴 것이다.

안나는 몇 차례 엘사에게 당해본적이 있었다.

정말인지 지독하게.

자기 자신도 어째서 그런 일에 순응해가며 따르는지 이해 못하는 일들을.

엘사의 표정은 바로 직전이었다.

아마도 엘사는 둘 다 바랄것이다. 

여기서 안나가 자기 말을 듣고 뒤돌아 벗던지.

아니면 또 다시 저항하던지.

엘사에게는 둘 다 재밌는 유흥이 될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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