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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피스물의 관계 어때? 15

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26 23:59:26
조회 755 추천 21 댓글 7



"뭐야. 분위기 왜 이래?"


일상들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엘사는 원래 자신의 자리에 있었다.

바뀐건 엘사 옆으로 비켜 선 안나뿐.

팀원들을 둘러본 엘사의 희번뜩한 눈도 마찬가지로 그대로였다.


"없는 동안 즐겁게들 있다가 내가 돌아오니까 착잡해졌나. 그건 아무래도 좋고. 돌아와서 보니까 나름 잘했어요. 사실 흠집 하나라도 잡히면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긴 했는데. 안나가 내 대행을 잘 해준 덕분이겠죠? 고생한 안나에게 격려의 박수 한 번 부탁해요."


엘사는 안나를 옆으로 끌어당겼다.

허리를 감은 손에 힘이 잔뜩 실려 있다.

손가락 끝도 예민하게 세워놓았고.

안나는 어색하게 허리를 빼려다가 엘사에게 막혀 가만히 있었다.

삭막한 박수는 짧게 끝났다.


"좋은 말은 여기까지. 내가 돌아왔으니까 다시 긴장해요. 하던대로 일해요. 깔끔하고 완벽하게."


엘사는 손을 훌훌 털어버렸다.

모두가 긴장속에 별 탈 없이 끝난 복귀를 다행이라 여기는거 같았다.

내심 엘사가 몇 명쯤 본보기로 핀잔줄거라 생각했으니까.


"생각보다 더 잘하고 있었네. 솔직히 좀 놀랬어."


엘사는 팀원들을 털어내고선 바로 안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모니터 화면에 올려져 있는 자료들, 엘사가 들고 있는 보고 내용들.

엘사는 서류철을 톡톡 두드렸다.


"어렵지도 않은걸요."


"어려워 했었잖아. 역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건가."


안나는 정장 옷깃을 괜히 더듬는 엘사를 의식했다.

엘사는 다분히 차별된 친절함으로 안나를 대한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아끼는 애완 동물처럼.

엘사는 옷 매무새를 다듬으며 서서히 내려갔다.

정장 끝단을 잡아 괜히 주름까지 일일히 펴주면서.


"제가 할게요."


"왜?"


"알아서 할 수 있어요."


"퉁명스럽다? 앙칼지다고 할까?"


안나는 엘사에게서 반걸음 떨어졌다.

엘사가 만지던 옷 정리 시늉도 하면서.

더 정리할 것도 없었지만.


"못 본 사이에 달라졌네."


"달라지긴요."


"꼬박 꼬박 말꼬리도 잡고."


안나는 살짝 내려앉는 어조에 움찔했다.

안나는 발가락 끝부터 힘을 주려고 노력했다.

엘사의 싸늘한 한기에 속지 말자.

저 기세에 짓눌리지 말자.

그런 생각만 하면서 뱃전에 힘을 줬다.


"됐어, 가봐."


엘사는 생각보다 싱겁게 안나를 놓아줬다.

위아래로 재빨리 흘기는 것은 날이 바짝 서 있었지만.

엘사는 심드렁하니 서류와 테블렛을 챙겼다.

사장님 주관의 임원 회의 시간이니까.

엘사는 안나를 지나치면서 스치듯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알아서 할거 알지? 조율해서 오전 업무 잘 끝내놔.


"네."


"없는 사이에 얼굴이 폈네?"


"......"


"내 대행은 끝났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 너답게."


"알고 있어요..."


"훗, 있다가 보자. 단둘이."






"그, 그만해요....! 읍!"


텅 빈 회사에는 휴게실만 불이 켜져 있었다.

엘사는 많이 급해 보였고 그래서 이렇게 남았다.

명분은 잔업.

안나가 괴로운건 그걸 다른 사람들은 다 인정한다는거다.

일에 미쳐있는 엘사와 최심복으로서.


"오늘 엄청 짜증스럽게구네.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럴까?"


엘사의 호흡이 평소 같지 않았다.

기세도 평소보다 훨씬 투박했다.

엘사는 억지로 안나의 머리를 붙잡고 입을 맞대고 머리를 비볐다.

너무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쾌락.

안나는 엘사를 완력으로 당하지 못해 입술을 깨물었다.

달콤한 키스에 방심하다 아차 싶을 때 안나는 재빨리 엘사를 밀어냈다.


텅 빈 휴게실.

안나는 정말 싫어하는 장소였다.

여기에서 가슴 졸이며 식은땀 흘린 기억들이 선하다.

그 경험 탓인지 아무도 없다 한들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하기 싫어요..."


"난 상관 없는데."


"전 상관 있어요."


"무슨 상관인데?"


"팀장님 혼자만의 만족에 저를 도구 취급하는 상관이요!"


엘사는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반항적이게 구는 안나를 완력으로 짖누르는건 꽤 벅찬 일이니까.

엘사는 머리를 풀어버리고 귀 뒤로 넘기며 더위를 식혔다.

안나는 자기 말이 똑바로 전해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안나의 말에 대한 답변에 고민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엘사는 그저 안나가 깨문 입술을 잘근대며 곱씹는다.

조금 불쾌하다는듯 인상을 쓰다 립스틱이 살짝 번졌다.

그 고혹적이게 붉은 입가에 소름끼치는 미소가 걸린다.


"난 또 뭐라고, 뒤돌아서."


안나는 휴게실의 출입문 반대편 벽에 몰려 있었다.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엘사는 안나의 시야에서 정확히 출입문을 가려놓았다.


"제 말에 먼저 대답해줘요. 저는 팀장님을 정말 애정했고 동경해서....."


"정말 왜 이럴까. 참을만큼 참아준거 같은데."


엘사는 셔츠의 어깻단을 잡고 펄럭였다.

빳빳하게 굳은 고개를 움직이자 뚜득대는 소리가 났다.


"원래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자극이 되네. 왜 못된 바람이 들어있지. 늦은 사춘기 소녀 같잖아."


"회사에서는 하기 싫어요. 몇 번 말했던거에요!"


엘사는 안나의 말에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노골적이게 비릿했다.


"어차피 막상 하면 좋아하잖아.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금 딱 좋아. 그 반항적인 태도."


"......!"


엘사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익숙하게 안나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끼워 벌렸다.

도망갈곳 없게 막아놓는 팔과 안나의 턱을 붙잡는 것까지.

이 순간이 오면 안나는 엘사에게 갇히는 느낌이었다.

유흥 전에 가득 뿌린 향수 냄새.

그림자 지는 엘사의 얼굴과 안나를 덮쳐 짓누르는 위세.


"더 소리쳐봐."


"티, 팀장님..."


안나는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막상 마주한 엘사는 훨씬 더 고압적이었다.

엘사에게 철저히 길들여진 시간들이 안나를 더 위축시킨다.

그리고 그 모습에 엘사는 비릿했던 미소에서 승리감에 도취된다.


"엘사라고 해도 좋아. 퇴근 시간이니까."


"에, 엘사.....이제 그만.....읏...읍."


엘사는 어느때보다 끈적이게 키스했다.

고상한 평소 답지 않게 타액이 흐를 만큼 질척이게.

살짝 들린 무릎에 안나의 다리 사이에 자극이 왔다.

벽에 몰린채로 점점 자세가 무너지다 엘사에게 올라타듯 안기고 만다.


"뒤돌아. 너 스스로."


"엘사아....무섭게 굴지 마요....차라리 지금이라도 좋으니까 다른데로..."


"울지마. 내가 나쁜짓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


안나는 황홀경과 두려움에 패닉 상태였다.

몸의 자극은 충실하게 생리 현상으로 반응한다.

또 엘사에 대한 패배주의에는 분함이 사무쳤다.

그런 안나의 눈가에 차는 눈물을 엘사는 무미건조하게 닦았다.

검지손가락으로 슥- 닦은 그 눈물을 엘사는 음미하듯 혀를 내밀어 핥짝였다.


"아니지. 지금 이 모습 엄청 예쁘네. 틱틱거리다가 애원하는거."


엘사는 주저하는 안나를 가볍게 등떠밀었다.

골반을 잡아 살짝만 기울였을뿐.

안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돌아서 뒤를 보였다.


"벽 짚어. 머리 위로. 엉덩이 더 빼고."


안나는 시키는대로 했다.

머리 위로 모은 양손은 엘사의 손이 덮어 눌렀다.

굴욕적이게 내민 하반신 위를 엘사의 손가락이 스르륵 지나친다.

치마 자크가 지이익 풀러지자 허무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헐벗겨지며 각오를 다지기도 전에.

안나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빨리 엘사의 손가락이 파고들어왔다.


"이렇게 적셔놓았으면서 뭘. 하찮은 반항 시도는 좋았어 안나. 나를 더 재밌게해주려던거지?"


엘사의 조롱에 안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굴욕감에 눈물이 뚝뚝 흘렀다.

에리사의 다정함이 비교되서 더욱.


안나는 최후의 저항으로 어떻게든 오르가즘을 버티려했다.

엘사의 손가락이 더 비집고 들어와도 허벅지에 힘을 꽉 쥐었다.


"음? 버텨볼려고? 참으면 더 크게 느낄텐데."


"하...아압..! 으윽...! 그, 그만...! 흐읏..."


"어디까지 할까? 여기가 약한거 다 아는데."


엘사는 바로 가장 기다란 중지를 찔러넣었다.

안쪽부터 찔렀다가 내벽을 긁으며 나오자 몸이 부르르 떨렸다.

엘사는 여유롭게 안나가 느끼는 부분을 자극했다.

능숙한 완급 조절로 안나의 쾌감을 천천히 쌓아간다.

그 끝에 결국 안나는 바닥에 왈칵하고 한가득 물을 쏟아냈다.


"가버렸네?"


힘이 풀린 안나는 엘사에게 의지해 휴게실 소파에 털썩 쓰러졌다.

허벅지를 잡아 벌린 엘사는 안나의 다리 사이를 혀로 애무했다.

아직도 여운이 남은채로 안나는 금방 두번째 오르가즘을 맞이했다.

쉴 틈도 없이 엘사는 바로 안나의 무릎 위에 올라온다.

안나는 일방적인 엘사의 욕구에 원하는대로 몸을 내었다.

내어주고....원치 않은 오르가즘을 느끼고....다시 내어준다.

몇 번째인지 세기를 멈췄을 때.

안나는 이미 전신이 땀과 타액에 젖은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마르지 않게 혹사 당한 비부와 눈물도 안나의 몸을 적시는 액체의 일부였다.


안나는 꼭 말하고 싶었던걸 마음속에 담았다.

그저 섹스 파트너인지, 정말 사랑하는건지.

그 두 문제를 가지고 엘사에게 따질 생각이었다.

후자라면 이런식으로 하지 말라고.

좀 더 배려하고 아껴달라고 호소하듯이.


하지만 이제 그 답을 찾으려 하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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