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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피스물의 관계 어때? 21

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14 18:40:39
조회 568 추천 21 댓글 7


"가정내에서 폭행이 있었니?"


"......."


감사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엘사는 자신 없게 시선을 피했다.

긴옷과 바지로 가렸지만 영락 없었다.


"엘사, 숨기면 안된단다.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 여기는 너랑 나만 있고 안전한 곳이야. 솔직하게 말해야 너를 보호할 수 있어. 네가 말을 해줘야만 다른 가정으로 이동할 수 있단다!"


감사관은 엘사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했다.

자꾸 숙이는 고개짓.

자신 없는 눈과 행동들.

극도로 불안함을 표출하는 손짓과 발짓.

이미 엘사의 외형은 보호 조치가 가능했다.

다만 위탁모의 학대에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필요했다.

위탁아동의 증언과 의사 표현.


엘사는 슬며시 눈을 들었다.

하지만 감사관과 마주치자 마자 바로 고개를 푹 숙였다.

엘사는 의식도 못한 사이에 손이 목 언저리로 향했다.

엘사는 숨이 조여오는듯한 기분에 목 주변을 마구 긁어대기 시작했다.


"엘사?"


"......"


"엘사, 고개들어보렴. 무슨 말하는지 이해했니?"


".......그만해요."


"엘사 여기 이 종이에 이름만 써도 된단다. 대답하기 어려우면 그렇게 하면 모든게 잘 해결될거야."


"그만.....그만하라고요!!!"


질의가 반복될수록 엘사는 손톱 날을 바짝 세웠다.

더 쎄게 긁어서 그 아픔으로 현실을 탈출한다.

그러다 일순간 살갖이 벗겨지는 쓰라림에 엘사는 인상을 구겼다.

피가 나기 직전에 감사관의 손이 강제로 막고서야 멈출 수 있엇다.

그 순간 엘사는 비명을 질러댔다.

괴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끔직한 비명을.

엘사는 정서가 안정되지 않아 발버둥 쳤고 즉시 복지사들이 뛰쳐들어왔다.





"젠장할."


악몽을 꾸면 눈이 번쩍 떠진다.

남들처럼 놀라거나 하지는 않는다.

엘사는 아주 차분하게 침대에서 눈만 떴을 뿐이다.

기억력이 특별한게 이럴 때는 도움이 안된다.

인간은 꿈을 꿔도 금방 잊는다는데.

엘사는 그 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니까.


엘사는 창문의 어두움으로 대강 시간을 가늠했다.

오전 2시쯤이겠군.

시계를 확인해보니 역시나였다.

목이 마르고 가려웠다.

엘사는 자기 목 상태가 어떤지 손으로 짚어 확인했다.

살갖이 까지긴 커녕 멀쩡하다.


몸을 일으키다 머리가 찌잉하고 돌아 다시 베게에 쓰러졌다.

엘사는 오히려 목보다 더 아픈 이마를 짚었다.


'망할 술.'


침대 옆 스텐드에는 잠들기 전 마신 위스키 병이 그대로 있었다.

물은 저 멀리 부엌에 있다는 사실에 침대에서 일어난다.

머리가 너무 띵해서 균형 감각이 없었다.

엘사는 침대에 걸터서 잠깐 정신을 다 잡았다.

어제가.....

쓸데 없이 좋은 기억력이 스물스물 제 역할을 시작한다.

엘사의 머릿속에 푸딩처럼 물렁대던 기억이 단단히 굳어져갔다.


크로커스 바를 나와서.

집에 오고.

그 자리에서 술을 반병 이상 한 번에.

옷은 대충 벗어버리고.

전화를......

거기까지 복기하고 엘사는 바로 핸드폰을 찾았다.

안나에게 한 세 번의 발신목록!

엘사는 전화라도 받았나 싶어 확인했지만 전부 거절이었다.

전화가 연결된 기록은 없었다.


균형 감각이 돌아왔다.

엘사는 바로 거실로 나와 물부터 마시며 정신을 차렸다.

새벽이 괴상한 마법을 부린다.

엘사는 어두운 거실에서 생각에 잠겼다.

어린시절의 학대는 평생 기억에 남는다.

또한 높은 확률로 사회계층의 밑을 잠식하게 된다.

낮은 교육 수준과 환경이 성장기의 동력원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엘사는 그런 논문으로 거들먹대는 전문가들에게 한 방 먹여주고 싶었다.

화려한 이 집과 고급 자가용과 성공한 인생과 능력을 과시하면서.

기억이 연결되어간다.

또 떠오르는 끔직한 기억의 연쇄.

위탁가정을 바꿔봤자 무슨 의미가 있지?


첫번째 가정은 최악.

두번째라고 별반 다른가?

두번째 가정은 더 끔직했다.

그곳에는 엘사말고 다른 위탁 아동이 한 명 더 있었다.

그녀는 엘사를 경계했고.

그 경계심에 더러운 수작을 부렸다.

엘사가 아직 성인이 아니었을 때, 그 미지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유혹했다.

그때 처음으로 엘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 느꼈다.


동시에 이름만 가지고 성은 버리자고 생각했다.

숱하게 당했으니까.

그러니까 가족이고 뭐고 다른 사람은 전부 이용하기만 하자고.

그런 새기들과는 아예 다른 사람이 되자고.


"그런데 왜!!!!!"


엘사는 새벽에다가 소리를 질렀다.

망할 마법이 사라진다.

엘사는 무의식속에 하던 행동들이 그녀들과 똑같다는걸 알고 있었다.

그토록 혐오하고 증오하던 그 인간들과.


그래서 또 다른 엘사가 도망치고 있었다.

갈색머리의 주근깨가 인상적인 또 다른 엘사가.






6시 알람.

끄고선 7시로.

오늘 이유는 집보다 회사에서 가까우니까.

알람을 끄며 안나는 다시 한 번 부재중 목록을 확인했다.

엘사가 왜?

하필이면 기분 나쁘게 몇 분 단위 간격도 아니고 연속으로 세 번이나.

가당치도 않지만 카페에서 본 낙담하는 모습이 스쳐 괜히 불안했다.

엄습하는 불안감은 회사 일적으로 뭐가 잘못됐나?

두번째는 에리사와의 관계가 불편해서?

뭐가 됐든 둘 다 영 좋지 않을거란 점이다.


"벌써 일어날 때야?"


안나는 등을 감싸는 손길을 느꼈다.

맨살에 닿아 부드러운 체온이 섞이는 것도.

목과 등 사이 애매한 위치에 닿는 키스.

안나는 찌르르한 소름에 몸을 떨었다.


"여기가 약한 성감대구나."


에리사는 안나를 놓아주지 않고 와락 붙잡았다.

그런채로 안나가 전율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만, 그만해요 간지러워요 에리사."


"또 출근하면 못 보니까 아쉬워서 그렇지."


안나는 핸드폰을 놓고 돌아누웠다.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어보인 에리사는 안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이쪽은 어때?"


"그, 그만하라니까요."


"여기도 좋아하는구나?"


에리사는 안나의 가슴에 숨을 후 하고 불었다.

숨결에 곧장 유두가 반응한게 부끄러워서 에리사를 떨어뜨렸다.


"흡혈귀라도 되나봐. 밤에는 사납더니 아침이 되자마자 부끄럼쟁이네."


"누, 누가 사나워요."


"나는 밤 때의 안나가 더 좋더라. 날 음미하며 따먹어주는 안나."


"낮에는 자꾸 짖궂으니까 밤에 복수하는거에요."


"지금도 복수해줄 수 있어?"


에리사는 혀를 굴렸다.

먹이를 현혹시키는 뱀처럼.

윙크하듯 눈을 껌벅이자 안나는 그걸 신호로 여겼다.


"어떻게 해줄까? 이런식이었나? 여기?"


"아흣!"


안나는 에리사의 팔을 잡아 넘기며 손쉽게 올라탔다.

그리고 흡혈귀란 표현대로 쇄골을 깨물며 똑같이 숨을 불었다.

복수하는거니까 더해서 가슴까지.

안나는 에리사의 허벅지까지 내려가다 거기서 끝냈다.


"왜 멈춰, 더 안해줄거야?"


"12시간 정도 참으면요."


"나는 지금도 스위치 켜졌는데."


"복수 성공이네요."


에리사는 난처한 표정으로 용서를 구해봤다.

그 답으로 안나는 의기양양하게 욕실로 향했다.

샤워기의 온수를 맞으며 안나는 다시금 현실에 집중했다.


'불편하게 전화하고 있어. 찜찜하네 정말,'


안나는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직장 상사의 부재중.

이제 단순히 상사를 넘어 회사 최상층의 전화.

이걸 마음대로 무시하고 넘기는게 맞는건가?

아니면 이건 고도의 계략일지도 모르겠다.

회사라는 올가미로 엮어 어떻게든 연락하도록.


"샤워를 하는게 아니라 온천욕이라도 즐기나봐."


"에리사! 멋대로 들어오지 마요!"


안나는 수증기가 가득 낀 샤워부스에서 황급히 몸을 가렸다.

부스를 열자 뿌연 수증기 안에서 에리사가 들어왔다.

안나가 손사래 치자 에리사는 부스 문틀을 쥔채 버텼다.


"이대로는 못 보내. 나 지금 엄청 흥분했어."


"나, 나가요 얼른! 읍?"


"출근전에 딱 한번만 더 하자. 지금 바로 끝낼 수 있어. 그렇지?"


에리사는 단번에 샤워호스의 물줄기 아래를 차지했다.

그리고 안나를 껴안으며 키스를 퍼부었다.

에리사의 몸을 밀어내려던 손길은 스르르 풀렸다.

안나는 자기 몸을 맡겼고 베베 꼬았다.

입술이 닿는곳마다 떨려오고 손이 가는대로 움직인다.


안나는 부스 벽에 기대어 다리를 벌렸다.

키스하며 내려가던 에리사는 안나 앞에 쪼그려 앉았다.

물줄기 사이에 또 다른 물줄기가 흐른다.

에리사의 얼굴에 튀는게 단순히 수돗물은 아니었다.

그 색정적인 음마 같은 모습에 안나는 더 못참고 몸을 떨며 절정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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