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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피스물의 관계 어때? 24

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1 20:51:30
조회 550 추천 18 댓글 8



길바닥에서 눈물 짜던 엘사는 볼품 없이 돌아왔다.

엘사는 허탈함과 각인된 기억의 수치를 지우려 진열장의 술을 몽땅 꺼냈다.

미친 사람처럼 초점 없는 눈빛과 맥빠진 몸짓.

엘사는 손에 몇 개씩 쥐고 술병들을 욕실로 옮겨 욕조 옆에 쌓았다.

그리고 하나, 하나 병을 열기 시작한다.

모든 병을 열고나서 엘사는 욕조에 처박은 자기 머리에 술병들을 콸콸 쏟아댔다.

와인을 한 병.

그 다음은 위스키를 한 병.

그 다음은 보드카를 한 병.

그 다음은 데킬라를 한 병.

그 다음은 다시 와인을 한 병.

그 다음은 진을 한 병.

그 다음은, 다음, 다음은......

알콜 쩌든내가 가득찬 욕실은 냄새만으로 역한 취기가 돌았다.


무슨 일이 벌어진거지.

엘사는 작금의 어지럽혀진 참사를 수습할 능력이 없었다.

절절한 무능함과 추함을 마주 보았을 때.

그 시궁창 같은 거대한 감정의 늪에 빠져버림을 알았을 때.

자기를 경멸하는 안나와 참패한 자신을 내려다보는 에리사.

엘사는 마지막 술을 머리에 쏟아내고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들었다.

뒤죽박죽 진창이 된 술들이 뚝뚝 흘러내린다.

그 값 비싼 정장도 전부 버렸고 얼굴은 쫄딱 젖어 엉망이었다.


거울 속에 그 완벽했던 모습이 어디갔지?

마치 마약이라도 했던 마냥 초췌하게 찌든 해골이 있을 뿐이었다.

엘사는 자신 없게 고개를 떨어뜨렸다.

더 이상 자신의 얼굴을 보고 있기가 힘들었으니까.


"전화 받아. 제발..."


엘사는 안나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해명할 수 있어.

이 모든건 전부 잘못된거라고.

현실이 아니야!

허상처럼 지나가고 나면 전부 제자리에 있을거야.

에리사의 잔꾀에 속아 넘어갔어!

그 망할 계집이 처참한 몰골로 너한테 연약한척 빌붙는거라고!!!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엘사는 곧 바로 다시 통화를 눌렀다.

해명해야한다.

이 꼴이 된걸.

잘못 여부를 떠나서 이런 욕나오는 상황 전부 잘못된거라 해명해야해!


"제발, 제발, 제발.....받아봐 안나!"


통화가 3번째 끊어지고 그 다음에 시도할 때.

그때는 전화가 연결됐다!

엘사는 화색을 지으며 안나의 이름을 불렀다.


"정말 추잡하다 당신."


하지만 이내 가슴이 철렁 가라앉는다.

안나의 전화 너머에서 들린건 에리사의 목소리!


"네가 왜...안나 옆에 있잖아. 안나에게 전화한거야!"


"시끄럽게 방해하지마. 우린 지금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니까. 너도 한마디 할래 안나?"


전화 너머에 조금 떨어진듯한 목소리로 안나가 들렸다.

"됐어요." 하는 목소리.

손사래치며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끊을게, 듣자하니 휴가중이라던데. 오늘 일은 서로 얼굴 붉혔으니 내일부터는 즐거운 휴가가 됐으면해. 굳이 따지자면 네가 더 많이 팼잖아? 스트레스 해소도 됐을거고."


"기다려봐, 안나! 안나!!!"


전화가 끊어지며 뚝하는 소리.

엘사는 즉시 통화를 다시 연타했다.

허나 이 다음은 전화가 꺼져있다는 딱딱한 안내만 이어질 뿐이었다.

평소라면 핸드폰을 집어 던졌을거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핸드폰을 놓쳤다.

뭘 해야 할지 알고 있다.

엘사는 갑자기 욱하는 마음에 가슴이 저려오는걸 느꼈다.


"내, 내가......"


엘사는 입을 우물거렸다.

얼굴 가득 적셨놓은 알콜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

뭐가 뭔지는 뒤죽박죽이라 하나 알지도 못하곘지만.


다시 눈물이 찼다.

숨이 차는 오열을 하며 어깨까지 들썩이며 술독이 된 욕조에 엎드렸다.


"사과하는 방법을 몰라. 어떻게 하면 되는건데? 미안해? 내 잘못이야? 이렇게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물론, 끅끅대며 한 번 내뱉은 사과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욕실의 벽에 부딪힌 메아리가 돌아올뿐.




다음날.

엘사는 12시가 넘은 시간이 되서 깨어났다.

수 년간 한 번도 어긴적 없던 기상시간.

엘사는 아직도 몸에 술 밴 냄새를 느꼈다.

상의는 벗은채였지만 정장 바지는 입고 있는 모습.

머리는 술이 말랐어도 심하게 푸석거렸다.


엘사는 눈을 뜨고서도 잠깐 멍하니 침대에 있었다.

항상 짙은 커튼을 달아둔다.

그 암흑속에 파묻혀서 엘사는 일부러 더 깊이 숨었다.

지금까지 몇 년간 투쟁할 때는 알고서 지나쳤다.

출근길의 명목으로.

해야 할 일들을 쌓아두는걸로.


외로움.

엘사는 외로움 그 세글자가 어떤건지 체험하고 있었다.

그건 뼈에 사무치는 괴로운 고통이었다.

말 그대로 고통이다.

엘사는 계속 가슴이 쿡쿡 아려서 몸을 뒤척였다.

비틀때마다 역한 알콜 냄새는 덤.

어쩜 이렇게 아무도 없을까.

절절하다거나 하는 말 따위도 모자랐다.

엘사는 지난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꾸지람에 회의감이 들 정도였으니까.


그런 엘사에게 안나의 기억은 각별하게 다가왔다.

엘사가 아직까지 귀찮게 여기던 때.

안나는 기를 쓰고 엘사와 친해지려고 노력하는게 느껴지던 때의 기억.

아직 안나가 지쳐버리고 포기하는 심정이 들기 전의 기억이다.


어제 일은 인생의 어떤 분기점이 된 것만 같다.

엘사 인생에서 꽤 큰 충격이었으니까.

느낌이 아니라 정말로 뭔가 달라진 날이 되어 있었다.

어제와 오늘.

굳이 따지자면 24시간도 아닌 몇 시간 남짓 사이에.


'오늘부터는 좀 달라지자.'


엘사는 곧 바로 그 생각부터 했다.

오늘은 뭐가 됐든 평소랑 다르게 하자.


욕실로 향한다.

욕실에는 여전히 술 찌든내가 가득하고 술병이 쌓여 있었다.

술에 쩔어 더 못 입을 정도로 착색된 흰 셔츠, 마찬가지 꼴인 정장 상의도.

핸드폰은 바닥을 구르고 있고.


엘사는 한참 멍하게 있었다.

그리고 야금 야금 정리를 시작했다.

술병들을 다시 옮기고.

옷은 그냥 버리자.

입고 있던 한 벌의 바지도.

배터리 방전된 핸드폰도 다시 충전기를 꼿아뒀다.

그러고선 엘사는 꽤 긴 샤워를 했다.

온 몸을 두 번씩 닦아가며 씻었다.

특히 머리는 세 번이나 감았다.


그러고선 평소처럼 몸을 단장했다.

물 한방울 없이 말리고.

헤어 에센스를 가득 바르고.

화장도 새로하고.

옷장에 옷은.....


엘사는 문득 사복이 이렇게 없었나 싶었다.

옷장을 열자마자 보이는 검은 물결들.

엘사는 어쩔 수 없이 평소처럼 흰 셔츠를 입었다.

그나마도 겨우 하나 찾은 슬렉스 바지만 롤업해서 캐쥬얼하게.

나중에 시간이 되면 색있는 옷을 사자.

이건 달라질 예정으로 두고.


다 끝내고 나니 배가 고팠다.

평소라면 요리를 직접 하겠지만...

엘사는 처음으로 배달 어플을 깔아봤다.

첫 주문은 할인해준다고?

위치 등록을 하니까 우수수 떠오르는 메뉴들.

엘사는 최대한 먹을만한걸 찾아봤다.

대부분 정크 푸드잖아.

도대체가 배달 음식은 이런 것만 있나.


엘사가 기대하는 음식들은 별로 없었다.

호텔식 같이는 기대 못해도 정말...

엘사는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가까운 가게에서 피자를 주문했다.

배달도 제일 빠르고.


30분도 안되서 도착한 배달부는 여드름 잔뜩에 뻐드렁니 난 젊은 남자였다.

배달부는 피자를 받으러 나온 엘사에게 잔뜩 놀라 있는거 같았다.

둘째로는 이런 거창한 집에서도 피자를 시켜먹나 하는 눈치기도 했다.


"후우우."


엘사는 아직도 뜨거운 피자를 보고도 감흥이 없었다.

페페로니가 잔뜩 올라간 살 찌는 치즈 덩어리.

거기에 와인보다 콜라라니.

최고의 조합이지.

엘사는 불평하기 보다는 받아들였다.

마지막 자존심이 있지 손으로 들고 허겁지겁하진 않는다.

접시에 1조각만 옮겨 담아서 칼과 포크로 썰어서 먹었다.

우물대며 맛을 느껴보는 순간 엘사는 저도 모르게 탄성했다.

생각보다 훨씬 맛있잖아?


한 모금 마신 시원한 콜라도 환상적이었다.

쓰고 머리 띵한 술에 비하면 이건 정말인지......

오히려 인체에 무해한거 아닐까?

1조각을 우아하게 썰어서 먹고 나서.

엘사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 포크는 내려놓았다.

피자는 그 자리에서 절반을 해치웠다.


2시가 훌쩍 넘긴 시간.

엘사는 또 어떤 일을 할까 고민했다.

어린시절에는 뭘 했더라.

엘사는 털실 인형을 만들던 취미가 있었다.

말벗이 되주던 친구도 있었다.

요르겐비요르겐이라는.

무슨 마법의 주문이었는데.

눈이 한쪽 떨어져서 나중에는 파란 단추로 때웠다.


'유일한 친구였는데.'


엘사는 씁쓸하게 웃었다.

어느새 유일한 친구도 잃어버렸구나.

다시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당장 털실이 없으니까 그건 못하겠네.

또.....


'하, 또야.'


엘사는 그 다음 기억들에 눈살 구겼다.

그 다음에는 맞았더랬지.

비요르비요르겐은 몇 번에 걸쳐서 만들어졌다.

위탁모에게 매 맞는 동안 잃어버리기도 했고, 털실이 풀리기도 했거든.

엘사는 크게 심호흡했다.

평소보다도 훨씬 크고 길게.


'평정심을 되찾자.'


정작 패고 욕하고 그랬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었는데.

지난 며칠이 삽시간에 스쳐갔다.

조금 더 거슬러가서 안나와의 시간들도.

할 일이 떠오른 엘사는 볼펜과 빈 공책을 챙겨왔다.

그리고 수기를 적기 시작했다.

자신의 일생에 대한 수기.


안나의 약점을 잡았던 것 같다.

위탁모도 엘사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나약한 엘사가 자신을 미워하면서도 못 도망간다는 약점이다.

그래서 어떤짓이든 서슴 없었던거다.


두번째 집에서도 비슷했지.

안나는 1살 터울의 그 언니를 좋아했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다른 위탁 아동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했다.

이 집은 정말로 괜찮을거라는 희망과 기대감도.

그 언니를 너무 좋아해서 사랑한다고 착각했다.

사랑을 표현하는게 설레고 당연하다고 느꼈다.

물론 다 허울이었지만.

엘사는 곧 바로 문제아가 되었고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있는 아이가 되었다.

그녀가 엘사를 질투해 함정에 빠뜨린거지만.

위탁가정과 상담사들, 복지사들 전부 엘사에게서 문제를 찾았다.

엘사의 애정 결핍이 어긋나 동성애를 저질렀고 학대로 인한 불안함이 일을 야기했다고.


그때부터 엘사는 완전히 어긋나갔다.

세상이 모두 어긋났다고 비난하니까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다.

차고의 망치를 챙겨와서 언니의 방을 다 뒤엎어 박살냈다.

책상, 침대, 옷장과 거울, 창문 전부!

가위도 챙겨서 옷이란 옷, 커튼이랑 커튼, 이불이란 이불 전부 도려냈다.


그리고 짐을 싸맨채 아무도 없는 텅 빈 주말에 가출했다.

20여분 넘게 걷다가 노선도 모르는 버스에 타서 종착점까지 가서 내렸다.

엘사는 보이는 성당에 무작정 들어갔다.

주말 미사가 다 끝나고도 여전히 자리에 남은 엘사에게 한 수녀님이 다가왔다.

고아원을 찾는다거나, 경찰 같은 사람에게 손을 벌리면 금방 발견될거다.

비하면 종교인들이라면 더 괜찮을거라 여겼다.

그 약삭빠른 판단은 정확했다.


'이때부터 악질이었네.'


엘사는 중간에 끊고 피식 웃었다.

나름대로 대단한 미친년이었구나 싶어서.


수녀님은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이름만 알려주고 대답을 꾹 지켰다.

대충 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였기에 수녀님은 더 대답 안했다.

대신에 손을 잡고 나가서 밥을 먹여줬다.

엘사는 그 수녀님과 한 동안 같이 지냈다.

수녀님은 종교를 권했지만 엘사는 그런척, 한 번도 신을 믿은적은 없었다.

처음 읽어보는 성경은 정독했지만 읽을수록 따분하기만 했지.

보면서 오히려 성경속 인물들이 얄미웠다.

이들은 뭔데 특별한 취급이야? 신을 잘 믿었다고?

그럼 나 같은 인간들은 대체 뭐냐고.


신을 의심한 것만큼이나 또 수녀님을 의심했다.

그녀가 자신을 신고하기라도 했는지.

그래서 어느날 경찰이나 복지사 누가 됐든 다시 찾아오면 어떻게 할지.

도망갈 때 최소화 시킬 가방은 늘 챙겨놨다.

어디로 어떻게 도망갈지도.

온종일 그것만 신경쓰고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만 머리 굴렸다.


허나 얼굴도 모르는 신이나 이해 안되는 성경보다 그녀는 믿을만했다.

수녀님은 엘사의 과거가 어떻게 됐든 간에 사랑하고 포용하라 했다.

언젠간 엘사도 사랑해줘야 할거라면서.

그래서 엘사를 데리고 이곳 저곳 봉사활동을 많이 다녔다.

어느날부터 수녀님은 엘사를 자신의 딸이라고 농담처럼 하고 다녔다.

처녀가 어떻게 잉태했냐는 말에 이 시대 성모 마리아라고 하는 뻔한 패턴을 몇 번 들었는지.

여하튼 마리아는 끝내 엘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말로 성모처럼 엘사가 성인이 될 때까지 온정을 다 했다.


그맘쯤 엘사는 한 배식 봉사에서 아그나르를 만났다.

노숙자나 불우이웃을 모아둔 미사.

어떻게 지금의 상태가 됐나 허심탄회한 자리에서 아그나르의 속사정도 알았다.

보통의 패배주의에 찌든 한심한 작자들.

그런 어중이 떠중이에 비하면 아그나르에게는 본능적인걸 느꼈다.

기회가 왔구나!


그 날, 엘사는 성모 마리아를 찾아서 작별의 말을 어렵게 건넸다.

이제 그만 떠나겠다는 말에 마리아는 붙잡지 않았다.

대신에 떠난다는 말보다는 '엄마,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라고 했다.


'......'


엘사는 문득 눈망울이 붉어졌다.

그 당시의 기억이 분명히 떠올랐다.

그대로 남는 방법도 있으니까.

수녀님 밑에서 행복하고 소소하게.

그때까지도 일말의 의심을 못 버리고 있던거였을까?


이 기억은 왜 생각도 못하고 있고 왜 이제야 떠오를까.

그말대로 엘사는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말로 바꿔 인사했다.

수녀님은 그제야 웃으며 마음을 놓는거 같았다.

첫 만남보다 조금 더 주름진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애써 감췄지만 엘사를 보내기 너무 괴로워했다.

그렇지만 꿋꿋하게.

늘 성모 마리아 같은 미소로.


'엘사, 나와 지낸 삶을 더 기억하렴. 그 표독스런 꼬맹이 시절은 다 잊어버리고.'


엘사는 수기를 쓰다 말고 눈물날거 같아 손으로 가렸다.

그녀처럼 살고 싶었는데.

그렇게 다짐하며 성당을 나왔는데.


성모님의 품을 떠나자마자 들러붙은 과거.

그게 지금까지 붙어 있었다.

애정어린 진심은 어렵지만 학대하는 분노는 쉽다.

엘사는 여태까지 쉬운 길에 있다는걸 알아차렸다.

그 방식이 모든 면에서 간단했잖아.

이악물고 맞서서 욕하고, 싸우고, 경쟁하고 물불 안가리는 방식.

그렇게 쌓은 성공의 결말을 오늘 아침에 묵도했다.


볼펜을 놓으면서 엘사는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평정심이 잡혀온다.

마음 깊은 진심에서는 모르겠지만 엘사는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홀몸으로 악착 같이 살았던 위탁모도.

자기처럼 피해자였을 그 언니도.

그 밖의 온갖 밉고 원망스러웠던 것들 전부.


하루 사이에 무슨 성인군자처럼 깨달음이라도 얻었나.

엘사는 갑자기 이상한 바람이라도 든거 같았다.


휴가는 절반이 훌쩍 지나 있다.

엘사는 수기를 적던 노트의 한켠에 새로운 목표를 적었다.


- 모든걸 원래대로 돌려놓기.


'아니지.'


엘사는 그렇게 썼다가 직직 그었다.


- 모든걸 원래대로 돌려놓기.

-> 안나에게 용서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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