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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산나위크/판타지) 엘쨔는 심심해요 5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5.05.05 21:43:40
조회 1126 추천 40 댓글 8


드드드.. 쿠궁! 거대한 문이 닫히고 안나는 넓은 홀에 들어왔어. 마왕의 성은 의외로 고요했어. 깔끔한 성격인지 내부는 말끔해. 어딘가에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 방심은 금물이야. 안나는 벽에 기대어 몸을 수그리면서 계단을 오르는데 윗층에서 시끌시끌하게 나. 안놔가 견고하게 의지를 굽히지 않고 반항하고 있나봐. 역시나 용사의 파트너!


...엥? 윗층으로 올라온 안나는 잔뜩 모여있는 작은 눈사람들 가운데 여자와 안놔를 찾아냈어. 왕좌 위에 올라간 안놔는 막대기를 쥐고 왕좌 위에서 지금까지 겪었던 모험담을 자랑 중이야. 다들 박수를 치면서 안놔를 호응하는 듯했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명색이 용사의 파트너인데 용사의 일을 적에게 발설해!? 그것도 마왕한테? 안나는 씩씩거렸어.


"안놔?!" 왕좌 위, 입구에서 안나를 발견한 안놔는 뿌챡뿌챡 제자리에서 뛰었어. "안놔도 이리와! 이거 맛있쪄!" 태평하게 간식까지 내밀면서 오라 손짓하는데, 저렇게나 순종적이라니. 마왕에게 최면이라도 걸렸나? 안놔는 왕좌에서 내려와 제쪽으로 오는데, 작은 눈사람들이 길을 비켜주었어. 안나는 몰골이 말이 아니야. 피칠갑에, 눈을 한바탕 맞아서 젖어버렸어. 힘들게 구하러 왔더니 기껏 하는 말이 얼음 덩어리 하나 먹으라?


미쳐버린? 안놔를 붙잡아서 다짜고짜 제 주머니에 넣은 안나는 작은 눈사람들 사이에서 앉아있던 여자를 거대한 검으로 가리켰어. "안놔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는 모르겠다만 각오해라, 마왕!" 전용 주머니에 쏙 들어간 안놔는 필사적으로 바둥거리는데, 그러든 말든 안나는 검을 고쳐쥐고 높이 뛰었어.


창조주가 위험해! 작은 눈사람들은 하나씩 폴짝 뛰어서 제 주인에게 향하는 검에 달라붙더니, 안나의 몸에도 찰싹 붙었어. "으악!" 안나는 작은 눈사람들의 공격에 비명을 질렀어. 작은 눈사람이 모이고, 모여 안나의 몸은 동글동글 눈덩이에 갇힌 것처럼  보여. 


검이 먼저 떨어져 푹. 얼음 바닥에 박히고, 안나도 눈덩이에 갇혀 마왕의 앞으로 떨어졌어. 팔과 얼굴을 제외하고 눈에 갇혀 눈사람이 돼버린 안나는 달라붙은 눈을 긁어내려 눈덩이 몸을 마구 두드리는데, 벌써 단단해져서 얼음을 때리는 것과 다름없어.


힘도 쓸 것 없이 용사를 제압한 마왕은 서서히 일어나서 안나에게 걸어왔어. 먼저 날카롭고 거대한 사시미칼을 흘끗거려. 저걸로 맞으면 많이 아야하겠네. 붕대로 잘 감아진 손잡이를 손가락 끝으로 건들다가 건장한 사내도 두 손으로 들기 힘든 검을 한손으로 빼더니 저 구석으로 던졌어.


"저거 네 것이야?" 마왕은 눈사람이 된 용사의 앞에 가서 가벼운 손짓으로 금이 간 바닥을 말끔하게 정리하더니 의자 하나도 만들어서 안나의 앞에 앉아서 다리를 꼬았어. 손가락으로 한번 퉁기니 작은 눈사람이 뿅. 생기는데, 작은 눈사람을 시켜서 왕좌 옆에 있던 간식을 가져오게 했어. 


간식 하나를 입에 쏙 넣은 마왕은 안나에게 손을 뻗었어. 안나가 아무리 두드려도 흔적 하나 나지 않던 얼음덩어리들은 마왕이 손가락이 닿으니 갓 쌓인 눈처럼 쉽게 깎여 내려가는데, 안나는 기가막혀서 당황해버렸어. 마왕이 찾은 건 안나가 마구잡이로 주머니에 넣어버린 안놔야. 안놔는 마왕의 손아귀에 들어왔어. 


"쭈웡!" 잠깐동안 눈 속에 갇혀있던 안놔는 몸을 움직이며 눈을 털어내. 마왕도 상냥하게 머리에 쌓인 눈을 털어주고 안놔가 좋아하는 가슴 품으로 넣어줬어. 어라, 저거보게! 파트너가 저래도 되는거야! 안나는 환한 얼굴이 된 안놔를 노려봤어.

"안놔를 돌려줘!"                       
"너. 안놔랑 친해? 혹시 안놔가 말한 여자애가 너야?"
"...아, 안놔가 무, 무슨 말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 나는..!"
"엘쨔! 안놔는 엘쨔를 만나서 부끄러운가봐!"
"에.. 엘사?"

안놔는 마왕의 이름을 알아내는데 성공했나봐. 마왕의 이름은 엘사래. "안놔! 엘쨔는 나쁜 마왕이 아니야!" 마왕인데 안 나쁜게 더 이상합니다만. 눈에 띄게 마왕의 편을 드는 안놔를 더 이상 믿으면 안 되겠어. 안나는 눈덩이에서 나가려 끙끙 힘을 주다가 마왕을 째려봐,


꼼짝없이 잡히다니. 이젠 난 어떻게 되는거지. 얼음 조각상이 돼서 장식품이 된다거나 하는건가? 마왕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어. 지금껏 잡아왔던 용이나 사나운 인어들이 졸개로 보일 정도로. 용사를 앞에 두고 여유롭게 웃는 마왕은 작은 눈사람을 들어올려 쓰다듬는데, 작은 눈사람은 용사를 보고 활짝 웃었어.                   

"같이 놀자." 마왕은 작은 눈사람과 똑같이 미소를 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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