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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뾰족귀 닌겐 7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6.03.01 18:54:46
조회 466 추천 24 댓글 5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난 엘사는 바닥에 작은 눈꽃을 쏘아서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어. 활짝 웃고있는게 안나를 껴안고 잔 엘사의 행복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지. 무언의 명에 쪼르르 달려간 작은 눈사람은 흰머리 엘프의 옆에 도착했어.

엘프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걸기 싫었던 엘사가 눈사람에게 시켜 상처를 보고 오라고 시킨거야. 엘프는 작은 눈사람을 두 손에 올리고 귀엽다고 칭찬해줬어. 온몸을 베베 꼬는 작은 눈사람은 머리위에 뽀뽀까지 받겠지.

엘프는 눈이 좋았어. 이 순수하지만 강력한 차가움은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갔거든. 얼음과 가까이 하고 섬기는 존재라 그런 걸지도 모르지. 엘프가 작은 눈사람을 툭. 건드니 희미하게 느껴진 차가움에 작은 눈사람은 화들짝 놀라.

작은 눈사람을 통해 무언가 느낀 엘사는 흰머리 엘프를 볼거야. 인간과는 다른 무언가. 검은머리 여자가 지니고 있는 마력과는 또다른 느낌이야. 비슷하면서도, 더 차가운 그런느낌. 처음보는 귀뾰족 인간이라 그런가 엘사는 희미하게 느낀 그 감각을 그냥 넘겨버리겠지.

"여왕에게 돌아가."

엘프의 말과 동시 빛나는 푸른원석 목걸이의 희미한 푸른빛을 본 작은 눈사람은 후다닥 뛰어서 주인의 옆으로 가겠지. 엘사는 작은 눈사람에게 물어봐. 저 흰머리 애한테 상처가 있니? 급하게 온 나머지 정작 중요한 걸 못 보고 왔네. 일은 처리하지 못했지만 엘사는 작은 눈사람의 머리를 쓰다듬어줘.

안나가 크게 모포를 팍! 털자 방금 일어난 안놔가 땅바닥으로 추락해버렸어. 무쯘 짓이얏! 머리부분을 부딪친 안놔가 안나에게 혀짧은 소리로 성질을 내려하자, 안놔를 주머니에 넣어.

"엘사 잘잤어?"

안나는 정리를 끝내서야 엘사에게 아침인사를 했어. 눈사람도 있네! 안나가 손을 흔드니 작은 눈사람이 땅에서 방방 뛰어. 두리번거리던 안나는 딱딱한 바닥에서 잔 탓에 허리를 짚고 일어나는 성녀와 흰머리 엘프를 발견해. 엘프는 아직 안 돌아갔어.

"넌 집에 안 가?"
"엘프는 숲이 곧 집이야."
"...그래? 그럼 우리가 너희 집을 마음대로 들어온게 되는건가?"
"맞아."
            
해맑게 대답한 흰머리 엘프는 벌떡 일어나더니 총총총 와서 왠지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 작은 버섯을 주머니에서 꺼냈어. 이 귀여운건 말동무 삼으면 재밌을 것 같아. 엘프가 안나에게 말해.

"이 버섯 나 주라!"
"안놔는 주고받는 물건이 아니라서 안 돼."
"안놔는 그냥 버쪗 아니얏!"
"미안해. 큰버섯아."
"큰버쪗?!"

큰버섯이란 소리에 안놔는 손바닥 위에서 꽈배기가 돼버렸어. 쬐그만게 크다는 소리는 더럽게 좋아해. 이제보니 안놔를 조련하는 엘프의 능력이 만만찮은데, 역시 엘프는 인간과는 달리 뭐 다른것이 있나봐.

엘사와 작은눈사람은 엘프를 쳐다보기만 할거야. 선명히 드러난 쇄골사이에 있는 푸른원석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져. 어쩌면 엘사가 지닌 얼음의 힘과 비슷하면서 동일한 것일 수도 있겠어.

"이거 예뻐?"

꽈배기가 된 안놔를 안나에게 넘겨준 엘프가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들면서 엘사에게 보여줘. 이 푸른 원석에 차가운 힘이 숨어있대. 원석을 가지고 있으면 마력을 많이 모으지 않고도 강력한 마법을 쓸 수 있다는데, 어제 성녀가 손쉽게 날아가버린 것도 그 때문이겠지.

하지만 강력한 만큼 희귀하고 그 가치는 어마어마 할거야. 엘프가 가지고 있는 원석의 길이는 손가락 만해. 굉장한 엘프들은 웬만해선 다 들고있다고 쫑알거리며 자랑하는데, 그 얘기를 들은 성녀가 고개를 젓겠지. 정말 철이 덜 든 엘프라면서.

방긋 웃는 엘프는 안나나 안놔가 푸른 원석에 구경이 나고 유치하다며 투덜거리는 성녀가 지도나 펼쳐보는 사이에 엘사를 스윽 쳐다보겠지. 엘사는 가면 갈수록 이상한 기운만 느껴지는 엘프의 눈을 보며 통찰을 시도할거야. 엘프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 이상한 걸 보여주고 있는지.

하지만 이상하겠지. 단 한번도 이런적 없었을텐데. 엘사는 새까맣기만 한 눈앞에 눈을 동그랗게 떴어. 작은 눈사람은 창조주가 크게 당황하니 저도 화들짝 놀라 창조주를 쳐다봐. 엘프는 놀란 엘사에게 싱긋 웃었어.
                        
"안 보일거야. 그치?"
                
산 생물 대부분에게 통찰이 가능했던 엘사는 엘프의 속내가 보이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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