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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는 대단해! 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1.161) 2016.03.11 00:06:54
조회 601 추천 19 댓글 5


안놔는 주머니 속에서 꿈틀꿈틀 난리가 났어. 옷이 당겨지는 느낌에 또 핀잔을 주려는 안나가 안놔를 꺼냈더니 안놔가 유난히 기분이 좋아보였지. 왜이러지? 몸도 조금 뜨끈뜨끈 한 것 같고.

"너 괜찮은 거야?"
"...히힛! 안놔 괜짢다!"
"작은 버섯 따끈따끈해."
"혼자 뱀고기육포를 다 먹으니까 그렇지."
"뱀...꼬기?!"

몸에 좋은걸 혼자서만 잔뜩 먹어버렸으니 건강해지는? 반응을 버텨야 했지. 찐득한 찹쌀떡이 녹은 것처럼 손바닥 위에 축 늘어진 따끈따끈 안놔는 헤롱대기 바빠. 기절마법에라도 걸려버린 것 같았지. 술에 취해 몸 못 가누는 사람도 닮았고.

"안놔 뜨거웡!"
"이리와 작은버섯아."

엘사의 손바닥 위에 올라간 안놔는 장갑너머 차가운 엘사의 손이 정말 반가울거야. 장갑위에 얼굴을 푹 문지르고 난리가 났어. 과한 욕심이 부른 화야. 안놔는 이번 기회에 크게 깨달았을거야. 욕심을 부리면 몸이 크게 아프다는 사실을. 엘사의 로브 속 품속에 들어간 걸 보면 오히려 기회가 된 듯해보여.

오랜만에 들어간 가슴품은 전과 달리 매우 차가워져 있었어. 손 뿐만 아니라 엘사는 몸 전체가 차갑나봐. 몸이 워낙 뜨거운 안놔는 시원하다는 기분좋은 생각 밖에 없어. 가슴이 따끈따끈한 엘사는 따끈한 자연 난로 안놔덕에 정말 마음이 따뜻해진 느낌이 들었어.

코를 한번 훌쩍.거린 안나는 앞장 선 성녀의 큰소리에 엘사의 손을 잡고 달려가야 했어. 다음 마을까지 가려면 숲을 지나야 한다는데 엘프와 있던 곳과 달리 많이 음침하단 말이지. 돌아가는 방법은 없냐 물으니 돌아가려면 3일 정도는 더 소요해야 한대. 다시 길거리 상인을 만난다는 보장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지나야 하겠지.

"엘사 내 뒤만 따라와."

안나는 듬직하게 말하며 앞장서서 마법으로 빛을 만들어낸 성녀의 뒤를 따라. 빛이 없으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빽빽한 숲. 이 숲이 정말 나무로 빽빽한건지 다른 것들로 인해 빛이 들어오게 된건지도 모르겠어.

입구에서 멀어질수록 용사님 일행은 성녀의 빛에 의존하며 숲을 지나야 할지도 몰라. 바닥도 조금 진득거리고, 축축한걸 넘어서 너무 어두우니 속도를 낼 수가 없네. 괜히 불안감만 커지고 작은 소리에도 고개를 이리저리 돌릴 수밖에 없었어.

"이대로 밤을 지내게 되면 곤란하겠어."
"여, 여기서 잔다고?"
"누가 잔대? 곤란하댔지."
"난 안나가 있으면 자도 돼."

엘사는 기분나쁜 곳이라도 안나만 있으면 되나봐. 안나의 옷끝을 붙잡은 엘사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웅얼거렸어. 주변 소리에 민감한 안나가 듣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그것으로 만족해. 단검을 들고 도리도리하는 용사님이라니 듬직하면서도 귀여웠어.

질척거리는 바닥을 지나고 딱딱한 흙길로 나오니 길이 좀 넓어져. 빛이 없으면 어두운건 마찬가지였지만. 마법 나침반이 무작정 남쪽을 가리키는 곳을 가게되면 숲을 더 헤맬지도 모르니 성녀는 주문을 살짝 바꿔. 인간의 영혼이 보다 많이 몰려있는 쪽으로 바꾸니 바늘이 서서히 움직여.

인간의 영혼이 많이 몰린 쪽이라면 분명 마을 쪽이라며 당당하게 길을 나가는 성녀의 말에 왠지 을씨년스러운 기운을 느낀 안나가 그 자신감에 말을 덧붙이려다 벌써 저만치나 가버린 빛을 놓치지 않으려 성녀의 뒤에 붙었어.

그러고보니 자체발광 안놔도, 횃대를 만들어도 빛을 낼 수 있을텐데 불안한 나머지 그걸 생각을 못한 안나는 성녀의 작은 빛만 의지해서 나가. 엘사가 보기엔 안나는 어둠을 싫어하나봐. 엘사는 안나의 옆에 붙어줘. 손을 잡을 수는 없어도 옆에 있을 수는 있으니까! 든든한 엘사가 있어 안나의 불안함은 반절로 줄어들어 보여.

나침반은 흔들리지 않고 다수의 인간의 영혼을 향해 어둠속을 가리켜. 음산함이 가득한 곳이야. 엘사도 느낄 수 있었어. 사지를 꾹꾹 누르면서 살살 기어오르는 듯한 그런 느낌. 위즐튼 영감이 썼던 마법과 닮았어. 괜히 안나를 슬프게 했던 일이 떠오른 엘사는 홀로 시무룩해.

시무룩해딘 전직마왕과, 용사 안나. 빠져나갈 수 있을거라는 자신만만한 잘난 성녀는 자신들이 같은곳 근처를 계속 돌고있는 것도 잘 모를거야. 영혼이 많은 곳이 단순히 마을을 가리키고 있다는게 아니라는 사실도.

그들의 가까운 곳에서 반짝이는 푸른색 빛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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