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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3) 엘쨔는 이상해요 6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5.39) 2016.04.12 15:52:48
조회 455 추천 22 댓글 5


그래도 열심히 걸어온 보람이 있긴 한건지 마른 계곡과 거친 바위면만 보이는 고원에서 조금씩 평지로 내려가고 있는게 느껴져. 이러다 또 산이 나와서 올라가야 하는건 아닌가 걱정이 됐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어.

와이번 무리들이 지나가서 그런가 고원이 더 적적한 분위기가 된 느낌이야. 무리와 만나면 혈투를 피할 수 없으니 충분히 그럴만도 해. 완전히 바위산 고원지대를 벗어나기까지는 긴장을 풀 수 없었어.

고요하기만 하늘엔 어느새 주홍빛으로 물들고 저 멀리서는 짙은 남색의 밤이 몰려오고 있어. 이곳에서 불을 피워도 될까? 성녀에게 물어본 결과 와이번들과 야간전투로 패대기 쳐지고 싶다면 그러래. 안된다는 소리를 저리 험악하게 말하다니. 안나는 뺨을 부풀면서 불만을 토로하려다 엘사를 보며 참았어.

어찌됐든 모래바람을 피해야하니 근처 동굴같은 곳으로 들어가 밤을 보내야겠지. 불을 피울 수는 없어 서로 붙어자야 할지도 몰라. 안나라면 엘사와 붙어잘 수는 있다지만 안나는 짝퉁 성녀와 붙어자기 싫은가봐. 벌써부터 투덜대는 성녀의 목소리 때문에 거부감이 심하게 들더라지.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와이번들의 눈을 피하려면 위장술이라도 해서 지나가야 할 판에 투덜거리기나 하다니. 성녀는 용사 안나에게 무식한 전사라고 또 놀렸어. 안나는 등을 홱 돌렸어. 더는 말 안 들을거야.

바위들이 많은 지역. 움푹패인 커다란 바위를 찾아낸 안나는 기어들어가서 확인부터 해보겠지. 그늘진 곳이라 그런가 손바닥에 닿는 모래가 차가워. 저녁이 되면 더 추울텐데 안나는 다시 나오더니 조금은 불을 피워두고 데워두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해. 안나의 말대로 저녁이 되기 전까진 불을 피워도 될거야.

식량으로 빵을 서로 나눠먹은 안나는 냄비에 모래를 가득담아 따뜻하게 덥히려고 성녀가 구입한 마법주문으로 만든 모닥불 위에 올려. 와이번들은 후각이 매우 발달해서 언제든지 사람을 찾아낼 수 있댔어. 바위틈 밖으로 기어나온 안나는 몸을 바위구멍에 반쯤 넣은채로 모닥불을 감시해.

안놔는 벌써부터 잠자리 타령이야. 풀이 하나도 없는 흙바닥에서는 자기 싫었는지 엘사의 가슴품에서 징징거리기 바빴어. 엘사는 흙색으로 변한 작은 눈사람에게 밖에서 모닥불을 지키는 안나가 즐거워 할만한 일을 하라고 명하는데 다짜고짜 하라고 하니 그게 뭔지 알아야지. 작은 눈사람도 해내지 못하는 일이 있나봐.

그러다 눈사람은 가슴품까지 올라가게 해달라고 뛰고 손바닥으로 가슴까지 올라가 안놔를 가슴품에서 강제로 꺼냈어. 쪼옥- 소리와 안놔가 틈에서 빠져나오고 갓이 물린 안놔는 버둥거리며 작은 눈사람을 욕할거야.무쯘 짓이냐는 안놔의 큰소리에도 흙색 눈사람은 쪼르르 구멍밖으로 나가 모닥불 앞에 갖다놔.

"안놔? 어째서 나온거야?"

안나는 끌려나와 불을 쬐게된 안놔에게 물었어. 눈사람이 생각한 안나가 즐거워하는 일은 안놔의 괴로움이었나봐. 하지만 안나는 친절하게 안놔에게 따뜻한 모래찜질을 할 수 있을거라고 하며 근처 바위에서 얻어온 나뭇가지로 모래를 담은 냄비속을 휘휘 저었어.

안놔는 모래찜질이 뭔지 알아. 바닷가에 놀러갔을때 뜨거운 햇볕에 몸을 태우는 일이랬어. 안나가 인어들과 놀다가 안놔를 너무 방치해둔 나머지 모래버섯구이가 될 뻔 했지만 안나에게는 그닥 나쁜 기억이 아니었나봐. 안나는 냄비속 데워진 흙을 바닥에 흘려줘. 다행히 안놔가 좋아하는 듯해.

눈사람에게는 뜨거운 모래찜질이 조금은 무리일지도 몰라. 안나는 적절하게 데운 모래를 들고 모닥불을 흙으로 덮어서 완전히 흔적을 없애. 발자국까지 나뭇가지로 삭삭 완벽히 없애며 엘사와 성녀가 있는 바위 틈으로 들어올거야.

일시적으로 따뜻할 모래에 성녀가 보온 주문을 녹여 만든 물약을 스며들게 하면 다음날 아침까지는 따뜻하게 잘 수 있을거야. 비록 몸 전신을 덮진 못하고 발만 넣고 자겠지만 그것으로 충분한지 안나네 일행은 해가 뜨자마자 출발하겠다고 말을 맞춰두고 벌써 잠자리에 누웠어.

안놔는 모래를 가장 많이 얻어서 찜질을 하며 잘 수 있게됐어. 햇빛이 없으니 버섯구이가 되진 않을거야. 안나는 엘사와 마주보고 1인용 모포를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써보겠다고 붙어잘거야. 엘사는 콩닥이는 제 가슴박동이 안나에게 전해질까 궁금해하면서 작은 눈사람에게도 인사하고 잠이 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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