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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의 고민 3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03.54) 2016.10.03 02:38:21
조회 414 추천 15 댓글 4

우여곡절 끝에 샤워를 끝낸 안나가 마을에 무슨 볼거리가 있는지 나가자고 할거야. 웬일로 엘사는 안놔랑 방에 남겠대. 사람들의 생각을 볼 수 없으니 불안한거겠지. 안나는 의아해했지만 금세 오겠다면서 안놔를 양손으로 잡아당기는 엘사에게 손을 흔들고 나갈거야.

부웨에에. 안놔는 잡아당기는 족족 잘 늘어났어. 작은버섯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엘사는 안놔를 침대에 놓아줄거야. 늘어난 몸을 주물거리던 작은 손은  침대를 꾹 누르고 안놔는 빙글 구르면서 침대에서 일어났어. 안놔는 엘사가 안나를 따라가지 않아 의문이 생겼어.

"엘쨔. 엘쨔는 안 놔과?"
"난 여기 있을래."
"안놔가 마찟는걸 짤 쭈도 있지만 안놔는 엘쨔랑 남을거돠!"
"고마워. 작은버섯아."

안놔는 가쯤품에 들어가려고 아첨 중이야. 근데 엘사는 그 깊은 의미까지 눈치채지 못했어. 안놔는 고개를 갸우뚱했어. 지금이면 가쯤품에 들어갔었어야 했는데 엘사의 독심술은 안놔에게도 많은 영향을 줬어. 마치 종을 울리면 반응하는 멍멍이처럼 엘쨔에게 좋은말을 하면 가쯤품에 들어간다고 여긴 안놔는 제 갓만 쓰다듬는 엘쨔의 손을 가만히 받아들이기만 할거야.


안나는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있어. 마을의 규모는 크진 않지만 상인들과 모험가들이 많아. 큰 마을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서 이곳을 거쳐가나봐. 우와. 전신 무장한 기사도 있네! 안나는 큰 길드처럼 보이는 기사 무리의 행진을 운좋게 보게됐어. 그들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 낄거야.

그들은 광부들을 호위하고 있었어. 근처에 큰 광산이라도 있는지 하나씩 메고 오는 가죽가방 크기를 보면 어마어마해. 고원도 아닌데 웬 광물? 안나는 옆에 서있던 우락부락 아저씨를 콕콕 찌르더니 광부들에 대해 물어볼거야.

"아저씨. 저것들이 뭔지 아세요?"
"아? 아. 근처에서 얻은거라고 하던데."
"근처요? 근처라고 해봤자 드래곤의 숲 뿐인데요..?"
"그거야... 최근 드래곤의 영역에서 무수한 광물들이 묻혀있다는 소문이 있었지. 아마? 전사 협회에서 냄새를 맡은 모양이야. 쯧쯧,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은거겠지. 드래곤이 숲을 떠나기라도 했는지 강이 완전 흙빛이 됐어. 이젠 지하수로 연명해야 하게 생겼다고! 보상은 두둑히 받아낼거야."

저 기사들은 길드가 아니라 협회 소속 전사들이구나. 안나는 우락부락 아저씨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어. 드래곤이 화난 이유도 저것 때문이겠지. 재물에 눈이 멀어서 지켜야 했던 규칙을 깨버렸어. 이 마을은 특히나 숲에서 흘러나오는 큰 강에 의지하는 것 같던데 진흙강이 돼버렸으니 당장 쓸 물을 잃어버렸겠지.

뭐가 저렇게 탐을 내는지 모험을 즐기는 용사 안나는 그들과는 다른 곳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똑같이 검을 들고 싸우는  전사들인데도 추구하는 것은 달라. 사람들이 평화로이 지내는 방법은 침략과 약탈밖에 없는걸까.  마을 한곳에 쌓이는 수많은 광물가방을 보며 미간을 찌푸린 안나는 미련없이 뒤도 돌지않고 군중에서 빠져나왔어. 곧 채광 기념으로 금을 모두에게 나누어 준다는 한 기사의 외침에도 말이야.

기분이 찜찜해. 오래 있을 만한 마을은 아닌 것 같아. 어차피 하룻밤은 있어야 하겠지만 안나는 빨리 이곳을 뜨고 싶었을거야. 근처 식당에 양고기를 판다는 간판이 걸려있어. 심지어 오늘 내일 이틀동안 반값할인! 채광 성공 기념으로 가게주인이 후하게 인심을 쓰나봐. 안나는 배가 고파졌어.

"이봐요, 젊은 아가씨."
                                                    
안나는 식당 맞은편에 있는 얼굴을 스카프로 뒤집어 쓴 상인이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나요? 손가락으로 제 몸믈 가리키며 재차 물으니 맞다고 하네. 안나를 부른 상인은 잡동사니라도 파는건지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있었어. 물건 팔라고 부른건가? 상인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안나는 지금 돈이 한푼도 없어.

"저기... 난 지금 돈 없어요. 다른 손님 찾아보는게..."
"강매하려 부른게 아니야. 아까 아가씨가 어떤 처자랑 지나가는 걸 봤거든. 사이가 아주 좋아보이던 걸? 이건 요즘 구한건데 팔리지도 않고 쓸모가 없어서 말이야. 아가씨한테 줌세."

안나는 책 하나를 받았어. 당신도 핫해질 수 있다! 라니. 이상한 이름이네. 저자는 파마머리 마법사래.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명칭 같단 말이야. 안나는 끙끙 생각해 내려다가 말았어. 언젠가 다시 생각나겠지.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공짜란 좋은 것이야. 기분이 안 좋았던 안나는 받은 책을 옆구리에 끼고 폴짝 뛰면서 숙소로 돌아가겠지. 상인은 큰 일이라도 해낸듯이 그자리를 떠나. 그가 뒤집어쓴 스카프 사이에서 곱슬기의 머리카락이 툭 튀어나왔어.



- -

파마머리는 맨 처음 챕터에서 등장한 적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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