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 썰/축전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1 21:53:28
조회 1705 추천 41 댓글 6

축전




11월이었어. 너무 차갑고 혹독했지. 라디오에서 아직 흘러나오는 가을이라는 말에 놀란 안나는 따뜻한 오리털점퍼를 꺼내서 툭툭 먼지를 털었어. 작년 안나가 엘사에게 선물한 옷이었지. 하얀색이 그 백금발 머리칼과 너무 잘 어울리더랬지. 한 달 용돈에 빠듯한 값이었지만 엘사 생각을 하니 안 살 수가 없었어. 물론 엘리너 것도 샀지. 엘사를 쏙 빼닮아 예쁜 백금발을 가진 엘리너, 자신의 터키옥빛 강한 초록빛 눈을 가진 우리의 아가. 그리고 내 사랑, 나의 부인. 두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안나는 또 다시 행복해졌어.


“안나!”


내 사람이자 내 사랑. 오자마자 그녀를 끌어안아보다 안나는 점퍼를 잘 꺼냈다고 생각해. 엘사에게서 겨울의 향이 강하게 묻어났거든. 아무리 추위를 안 탄다 한 들 이번 겨울은 정말 추울 것만 같아. 자신의 손이 튼 지도 모르는 안나는 엘사 걱정 뿐이었어.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웃고 있어요?”


질투나게. 그 말에 안나는 하하 웃었어. 달콤한 사람아, 안나는 속으로 말을 삼켜냈어. 당신과 함께 하는 순간들은 왜 이렇게 달콤할까요. 왜 이렇게 행복할까요. 왜, 나는 이 행복이 언제 깨질까 두려울까요.


“우리 데이트 하러 가요. 엘리너 오기 전에.”


좋다며 마주 잡은 손에 둘은 동시에 웃은 것만 같아. 안나의 복잡한 마음을 손 잡음과 동시에 저 멀리로 사라져 버렸고. 둘은 가까운 영화관으로 내내 손을 잡으며 걸어갔어.






겨울왕국2. 자신들과 같은 이름의 엘사와 안나의 모험이야기. 영화 내내 한참을 손을 붙들고 있다가, 집중하다가, 즐거이 보다가, 잠시 마주친 눈에 서로 웃어주다가 그렇게 시간을 한참 보내다보니 영화의 끝이 다가왔어.


“이거 쿠키 영상도 있다던데.”


여전히 신나 있는 안나, 그녀의 입가에 잔뜩 묻은 팝콘을 털어주던 엘사가 후후 웃다가 마저 보고가자고 했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그러니, 이제 말해야겠어. 맺을 것은 맺어야하니까.


“안나.”

“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음에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엘사는 다시금 슬며시 웃었어.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만져주다가 안나의 손을 가볍게 잡았지.


“나 영화 끝나고 할 말이 있어요.”


언제 집중을 했냐는 듯 엘사와 눈을 맞추던 안나는 눈을 접으며 곱게 웃었어. 그러다 어느 새 진지해진 눈빛으로 엘사를 바라보았지.


“지금 해요. 엘사.”


잠깐 망설이다가, 멈칫하다가 엘사는 단단히 잡은 마음을 꺼내놓았어.

“우리 이제 그만해요. 안나.”


가슴이 아파도 꺼내야 하는 말, 해야 하는 말.


“그동안 나 때문에 마음 고생 많았죠. 알고 있어요.”


얼굴에 핏기가 가시는 걸 보며 엘사는 못내 혀를 깨물고 싶어졌어. 그만 말하고 싶어.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말해야해. 오늘이 우리의 디데이 인 거야. 이 비지니스 관계, 정략결혼 멈춰야해. 그래야 둘 다 행복해질 수 있어.


“... 그래요. 엘사.”


잠시의 침묵, 기운이 없건만 단단한 긍정의 울림. 엘사는 그 말에도 가슴이 아팠어.


“서류는 다 준비되어있어요. 엘리너의 알파부모로 등록되어 있는 것만 어떻게 하면... 엘사와 엘리너의 앞길을 막는 일은...”

“아니요. 안나.”


단호하게 말을 잘랐어.

그래, 당신이 이러기 때문이야.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지만, 잘라낼 것은 잘라내고 이을 것은 잇는 것은.


“내 말뜻은, 그런 거... 그만해요... 언제든 나를, 우리를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것들, 그런 거 더는 안 해도 돼요. 안나.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세상에 그 어떤 것도 내 감정을 막을 수 없어요.”


“이제 우리 사랑해요. 안나.


확신에 가득한 푸른 눈, 나약하지 않은 그 목소리. 거기서 신뢰를 느껴.


안나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어. 그 하얀 뺨을 가볍게 쥐고 입을 맞췄지. 쿠키 영상 내내. 이제 안나에게 추운 겨울은 더 이상 없어. 엘사와 엘리너와 함께 행복할테야.


-------------------------

[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 썰(링크모음)


프2 개봉 축전.

사랑한다고 제대로 말해주지 않아 늘 불안해하던 안나의 손을 잡아주는 엘사.

아직 스토리상 멀었지만 보고 싶었다.

추천 비추천

41

고정닉 8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15:50 5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ㅇㅇ(223.62) 15:42 6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 11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11:29 19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11:27 13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11:08 8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1 19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5:34 13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5:33 9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4:50 10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28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4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0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1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2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3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6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17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7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46 4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18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7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6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16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3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4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0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27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3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4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1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19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19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7] ㅇㅇ(115.138) 06.07 82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0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95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04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49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1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5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3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4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0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29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2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2 0
1123662 점심때되니 [1] ㅇㅇ(211.234) 06.06 21 0
1123661 오늘 갓생사는척 함 ㅇㅇ(211.234) 06.06 1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