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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개요]
현대물. 오션스8 비슷. 보석도둑 엘사랑 미술품도둑 안나 이야기. 엘산나 커플링 맞음.
엘사: 전기능력 있음, 천재해커. 어릴 때 여동생이랑 헤어지고 당한 사고로 기억상실. 자기 이름도 까먹음. ‘제인’, ‘Ice queen’으로 활동. 보석도둑.
안나: 사기꾼. 미술품도둑. 연기의 귀재. 활동명 ‘A’로 활동. 3살 때 언니랑 헤어짐.
올라프: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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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9. Caribbean Confrontation *
Part 2.
안나는 퀸을 따라
현관문 앞을 나서면서 숨을 내쉬었다. 티키 횃불은 타고 있었고, 열대지방의
장작불이 퀸의 얼굴을 더욱 창백하게 비추었다.
“나는 사과하지 않을거야.” 안나는
말했다.
“너보고 부탁한 적 없어.”
“그 다이아몬드는 내 거야. 애초에
내 일이기도 했어.”
“우리가 여기 앉아서 훔친 물건들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뒤로 두고 좀 더 유용한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난 널 신뢰하지 않아.”
“나도 그래, 널.”
안나는 뒤돌아서 현관의 그네를 밟아, 매달린 나무판자 위로 넘어져
연결된 체인에 머리를 박았다. 그네는 이윽고 흔들렸는데, 그네가
늘 그렇듯이, 안나의 머리에는 좋지 않았다.
“너는 내가 쉽게 당황해 한다고 했는데, 너야말로 사기꾼치고는 지나치게 동요하는 것 같은데.”
“네 주변에서만 그래.” 안나는
되받아 쳤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바람에 퀸의 눈썹이 움찍거리는 것을 놓쳤다. “너와 그 유연한 몸이 빌딩에 매달려 있거나 금고 해킹하는 건 빌어먹을 식은 죽 먹기겠지. 너는 실력이 좋고, 나는 잘하는 것은 마땅히 칭찬하지만……” 안나는 감긴 눈을 엄지와 검지로 문지른다. “너한테서 내 신경을
완전히 건드리는 뭔가가 느껴져. 그리고 난 낯선 세계와는 잘 못 지내거든.”
“그게 바로 애드립이지 않나? 낯선, 미지로 확장하는 게?”
“내용이나 문맥에 따라서는 가능하지.
하지만 ‘구조’에는 맞지 않아. 애드립도 규칙은 있어. 어디든 널려있는 3류 배우라도 같은 소리할 걸.”
“그래, 내가 널 뒤흔들었다니
미안한데, 내 선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퀸은
여전히 가슴앞에 팔짱을 낀 채로 말했다.
“이렇게 큰 건수에 너랑 같이 일할 수 있을만큼 널 알지는 못해서
말이야. 네가 우리 몫까지 혼자 독차지하지 않을 거라고 믿지 않아.”
안나는 설명했다. “이런 큰 인수 건에는 전자 송금이 불가피하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난 바보가 아냐. 그리고 그 유명한 Ice Queen을 부른 이유는 그 자금을 우리 계좌에 직접 넣기 위해서고. 근데
너라면 간단하게 네 계좌로 다 넣을 수 있을 거 아냐? 내가 틀렸으면 말해줘.”
“난 못해.”
안나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나라면 그랬을거야.”
여자는 가까이
걸어가, 개인간의 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이 안나 위로 다가왔다.
그녀는 몸을 구부려 안나의 얼굴을 눈동자로 훑어보았다. 안나는 그녀의 체향을 맡을 수 있었다. 따뜻함이나 모래와는 거리가 먼 냄새였다. 바싹바싹하고 차가운, 어찌보면 치명적인, 상쾌한 리넨의 향과 민트가 어우려져 이끌리는
향이 났다. 취해서 후각이 예민해진 거라며 안나는 다시 술 탓을 했다.
지근거리에 있는 퀸과 눈이 마주쳤고, 그 바보같이 파란 눈이 다가올수록 초점을 재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어두워도 이 정도로 가까워지니, 안나는
퀸의 얼굴이 그녀가 생각했던 것만큼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달처럼 창백한 주근깨들이 코로부터
뺨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넌 좀 더 조용해질 필요가 있어.”
금발은 은은하게 불빛을 비추는 현관에 무릅을 꿇으며 말했다. 그네가 여자의 어깨를 친 것을
안나는 느낄 수 있었다. 열대의 어떤 새가 지저귀고, 야자
잎이 흔들린다. 안나는 그녀를 응시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우리가 계획을 검토하기로 한 날에 왜 취하도록 마신거야?”
안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는 주근깨로 덮힌 무릎을 향해 얼굴을
찡그렸고, 숨기고 있던 결점들이 밖으로 드러났다. 결점들로
뒤덮여 있었다.
젠장. 주량도
약한 게 철학적인 주정뱅이라니.
“의도를 가지고 술을 마신 것 같아서 물어본거야. 여기 오기 전에 스콧 해변의 바에 2시간이나 있었잖아.”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안나가
물었다.
“널 봤으니까.”
“난 널 못 봤는데.”
“네 머릿속이 소금 발라 둔 유리잔으로 가득해서 그런 게 아닐까?”
“몇 살이야?” 질문은
그녀가 멈출 새도 없이 튀어나왔다. 안나는 이게 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알아야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안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여자에게
끌린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래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그녀를 신뢰하진 않았다. 뭣하면 그녀를 집어던질 수 있을정도로.
하지만 믿고 싶어.
퀸은 그림을 제 자리로 돌려놓았다. 유유히 사라져 암시장에 팔 수도
있었을텐데. 그냥 혼내줬다면서 사라졌다. 왜 그랬을까? 자기한테 그럴 가치가 있었나? 마치 그건….올리브 나무줄기를 뻗어온 것 같았다. 안나는 아주 긴 시간 동안
타인을 믿고 싶어한 적은 처음이었다. 두려워했던 그 욕구가 지극히개인적인 질문이라는 형태로 드러난다: 몇 살이야? 네 이름이 뭐야? 넌
내가 그렇게나 싫어?
“나…나도 몰라,” 퀸은 대답했다.
“모른다니 무슨 뜻이야,” 안나는
물었다.
“말대로야. 내가 몇 살인지
확실하지 않아.” 퀸이 말했다.
“왜?”
“기억의 일부가 없어. 자세히
얘기하고 싶진 않아.”
“난 18살이야,” 안나는 말했다. 여전히 무릎을 쳐다보고 있었다. “열여덟이고 네가 관심 있을지는 몰라도 비열한 짓을 많이 했어. 난
열여덟이고, 둘 뿐인 지인은 살인청부업자야. 난 열여덟이고
이제부터 세계 굴지의 기업에 침투해서 3억5천만 달러 이상을
빼돌릴 거야.”
안나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금발이 소파쿠션의 끝자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안나의 시선을 느낀 퀸은 시선을 안나에게 돌려주며 만나서 처음으로 표정을
한층 부드럽게 풀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간적으로 보였다.
“넌 두려워하고 있어.” 그녀는
말했다.
“응.”
“넌 열여덟이고, 두려운
거야.”
안나는 끄덕였다.
“나- 나- 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거야?” 퀸은 물었다.
안나는 어깨를 들썩였다. “어쩌면 내가 널 거짓된 안전감으로 밀어넣고
있는 건지도 몰라. 어쩌면 나는 너를 조종하려 드는 걸 수도 있지. 널
등쳐먹으려는 천하의 개-“
“아니. 그만해.”
그네가 삐걱거렸다. 새가 다시 지저귄다. 그리고 이번에는 안나는 그녀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들이쉬고. 내쉬고. 반복.
민트.
“난 네가 깊은 곳에 개인적인 고민들을 떠안고 있다는 걸 믿어. 나도 마찬가지인걸. 넌 쉽게 상대방을 믿지 못하겠지. 난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넌….그게, 내가….너….” 금발머리
여자는 비니를 벗고 손가락으로 앞머리를 쓸어내렸다. “습하네.”
“내 옷 가져다 줄게.”
“난 네가 신경 쓰여.” 그녀는
불쑥 얘기했다.
“뭐?” 안나가 물었다.
“이전부터 네게 하고 싶었던 말이야.
난 네가 신경 쓰여. 넌 주목을 끄는 사람이고, 그건
나쁜 일이 아니야. 넌 너의 이점을 이용했고, 그런 점을
높이 사고 있어. 넌 눈에 띄어.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는 네가 하는 일을 잘한다는 거야.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잘하고. 한스는 그의 명성은 익히 들었어. 두 노르웨이인들이
어떨지는 상상에 맡기고 있어.”
“네 말은?”
“내 말은, 우리는 우리
분야에서 최고야. 이번 건을 해내고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우리들뿐일거야.”
“우리?’
“집단 명사, 맞아. 잘 전달이 안될 수도 있지만, 내 나름대로 너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시도 한 거야.”
“고마워. 하지만 난 아직
너를 신뢰하지 않아.”
“그럼 너 자신을 믿어.” 금발의
소녀가 말했다. “한스는 우리 모두가
필요해. 넌 이 일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고, 그
말인 즉슨 나도 네게 신세질 일이 생길 거라는 말이야. 반대도 마찬가지고. 난 이런 상호의존관계를 피하고 싶어서 네게 혼자 일하는 걸 선호한다고 얘기했었는데, 이 일로…뭐, 우리가
앞으로 마주칠 일은 없을 테니까 걱정 안해도 돼. 보석이나 미술품이나 돈은 뒤로 두고. 난 빠질거니까.”
파도소리와 야행성 동물들의 소리로 찍히는 불완전한 침묵이 뒤이었다. 그네의
쇠사슬이 집요하게 끽 소리를 내었고, 소리는 마치 벽돌처럼 안나의 어깨를 짓눌러갔다. 대화는 끊겼고, 동료의 존재를 느끼며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안나가 자신의 올리브 나무줄기를 뻗어갈 때까지.
“나도 그만두고 싶어.” 그녀는
고백했다.
“정말? 넌 이걸 위해
사는 것 같았는데.” 금발의 소녀가 말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최고의
영화에는 모험에 위험이 도사려 있는 법이야. 그리고 난 모험이 좋아!
애정하지. 인디아나
존스, 해리포터, 프린세스 브라이드. 언제나 뭔가가 절실하게 걸려 있는 법이야. 하지만 난 내 머리 위로
재앙의 위협이 다가오지 않아도 스릴과 흥분을 가지고 살 수 있어. 이 일이 끝나면, 난 나가고 싶어.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어.”
“대학에 갈 수도 있을거야.” 퀸은
말했다.
“아니면 드디어 베로니카 마르스의 에피소드들을 마저 다 볼 수도 있을거야.”
“아니면 그렇게 할 수도 있고. 무엇이든
상관없어, 그저…이거만 아니면 돼.”
안나는 끄덕이며, 턱을 열었다가 닫았다.
“다른 생에서는 친구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녀는 속삭였다.
이건 술에 취해서 말이 헛 나온거야. 그게 아니라면 내가 이렇게나 멍청하고 이렇게나 노골적인 말을 할 리가----
“이번 생에선 친구가 될 순 없는거야?” 퀸이 물었다.
어, 이건
예상 못했는 걸.
“난 네가 ‘교류’에 그다지 관심 없어 하는 건 알겠는데, 친구는 신뢰해야 해.” 안나는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네가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잖아.”
“너도 나를 신뢰하지 못하잖아.”
대화가 시작했을 무렵에는 신랄하게 비난하던 말이었다. 지금은, 저 말이 참이라는 사실에 여자들은 슬퍼하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고칠 수
있지 않을까.” 금발은 말을 이으며, 장갑 낀 손을 내밀었다.
간신히 흔들었고, 안나는 회의적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감옥에 갇히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악수는 친근하게 하고싶어.” 그녀는 운을 땠다.
그리고 안나는 끝장났다. 하마터면 울 뻔 했다. 금발의 입에서 들은 말은, 이전에 첫 만남에서 그녀가 했던 말들과
같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녀가 하는 얘기들을 들어준다는 뜻이었다. 만들어진 캐릭터로서가 아닌, 가명으로서도 아닌, 그저 자신의 얘기를. 그저 안나를.
퀸과 얘기를 나눈 오늘 밤은, 자기가 기억하는 한 가장 자신을 많이 드러냈다.
사기꾼 수칙 1번: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절대로 주지 마라. 상대방에게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줘라. 식욕을 자극하는 기회를
주는 편이 물건 자체보다 사람을 감질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여자는 자신이 생에서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수년 동안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던 것들:
우정. 안정감. 믿음.
안나는 장갑 낀 손을 쥐고 흔들었다.
“안녕,” 금발이 말했다. “난 제인이야.”
“A야.”
“만나서 반가워, A. 이제
안으로 들어가서 한스의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었어?”
“응, 하지만 필기 잘
해두는 게 좋을거야. 내일은 숙취에 쩔어있을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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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하는 엘사와 안나
언제 사귀는 데까지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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