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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용쨔 안놔는 부끄럼쟁이얏 4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9.12.30 23:14:38
조회 225 추천 13 댓글 2



슬슬 숲길로 들어서니 머리 위를 작렬하는 태양과 동시에 더위는 조금 가신 거 같아. 엘사는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에서 빛나는 것들을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킬거야. 용사님 고함에 깜짝 놀라고 나서 지금까지 따라온 나무 정령들이었어.

"안녕! 우린 이곳에 사는 나무 정령들이야."

영체들은 웬만해선 인간들에게 다가오지 않을텐데? 지난번엔 요정들이 몰려들더니 이번엔 이 숲에서 사는 정령들인가봐. 초록빛 하나가 엘사의 검지 손가락 하나에 내려앉았어. 나뭇가지에 숨어있던 다른 정령들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

"말랑말랑이도 안녕!"
"지굼 이 몸 한테 그런거찌냐?"

말랑이는 안놔가 싫어하는 별칭 중 하나야. 특이하게도 말랑이라는 별칭은 생명을 가진 버섯들이라면 다 싫어해. 안나 일행이 만났었던 대왕 버섯도 말랑이라는 별칭을 좋아하지 않았어. 작은버섯이 얼굴을 구겨. 뭐가 좋은지 정령들끼리 서로 깔깔 웃어댈거야.


나무 정령의 빛에 닿으니 올라프의 신비한 비늘이 반짝거리게 되겠지. 다들 신기해서 하나둘 모여 여러 빛깔로 빛나는 작은 레비아탄의 비늘을 구경할거야. 개중에 허락없이 올라프의 미끈매끈 비늘을 만지는 나무 정령도 있었어. 안나는 자신의 한쪽 어깨가 유달리 빛나서 눈 뜨기 어려워.

"네게서 녹색 드래곤의 기운이 느껴져. 우린 그의 친구야."
"녹색 드래곤의 친구는 우리들의 친구야!"

숲이 인간들에게 더러워졌을 때 화를 냈던 그 드래곤을 말하는건가봐. 안나가 다른 인간들처럼 교활하고 이기적인 생물임을 알려주고자 엘사의 독심술을 봉인했었어. 그러나 안나는 독심술이 봉인된 엘사에게 한결같이 대해주었어. 오히려 안나를 더 믿을 수 있게 된거야.


나무 정령들은 처음에 쩔쩔매는 인간의 모습이 웃겨서 따라왔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녹색 드래곤의 기운이 느껴져서 완전히 마음을 열고 다가온거야. 장난꾸러기 정령들은 안나의 일행 주변을 계속 맴돌아.


엘사는 자신의 검지손가락을 의자삼아 앉은 정령 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려고 했어. 그랬더니 점프해서 엘사의 머리 위에 올라가겠지. 엘사는 처음보는 작은 생물체들이 귀엽다고 생각해.


샤악! 지느러미를 사납게 펼치며 빛나는 나무 정령들을 내쫓은 올라프는 그렇지 않아보여. 꺅! 놀라서 도망가던 정령 하나가 바닥에 추락했어. 올라프는 안나의 어깨 아래로 내려왔어. 기분을 망친 나무 정령을 혼내주려 할거야.


"그만해. 올라프. 그러면 안 돼." 엘사는 꿇어앉아서 올라프를 잡았어. 소중한 친구가 그만하래서 참은거야. 바닥에 떨어진 나무 정령은 재빨리 높은 나뭇가지 위로 올라갈거야.


"고약한 작은 뱀이야!" 화가 많이 난 나무 정령이 소리쳤어. 올라프도 할 말이 많아. 신기하다는 이유로 허락없이 남의 몸에 손을 대고. 안그래도 안나가 엘사의 몸을 건드린다고 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나무 정령의 버릇없는 행동은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야.

"올라프. 왜 기분이 나쁘..."

쉬익! 올라프는 제 앞에 꿇어 앉고 친절하게 물어보는 안나에게도 까칠하게 굴었어. 작은버섯은 뱀꼬기가 화가 났다고 놀렸어. 엘사는 물론, 작은버섯도 올라프의 기분이 어떤지 알고있었어. 안나만 모르고 있던거야.

"올라프. 안나는 나한테 잘해줘. 나한테 나쁜짓 하는게 아니야."

이미 올라프의 마음속에서 안나는 친절한 인간에서 한 단계 내려가 버렸는 걸. 혹시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거야? 손을 내밀어보니 안나의 손을 깨무려는 시늉을 하는거야. 만지지 말라는 뜻이겠지.


그래도 지킬 조항은 지켜야하니 올라프는 안나의 손을 거치지 않고 팔 쪽으로 점프해서 스르륵 어깨 위로 올라갔어. 반지를 확인해보니 칙칙한 파란색이야. 고약한 작은 뱀이 잠잠해지면 나무 정령들은 다시 내려오겠지.

"인간. 고약한 작은 뱀이랑 왜 같이 있어?"
"올라프는 고약하지 않아. 잠시 기분이 나쁜거야."
"마음씨 착한 인간이 하얗고 예쁜 인간 가슴에 뽀뽀한다고 해서 그래!"

따라다니면서 대화내용을 처음부터 들었던 나무 정령이 소리쳤어. 그 소리에 나무 정령들이 귀엽다며 까르르 웃어댔어. 이제 좀 잊어버리려 했더니 장난꾸러기들이 다시 놀려대겠지. 창피하게 말이야. 하지만 수치심은 용사님 뿐 아니라 고약하지만 귀여운 작은뱀도 느끼고 있었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한 올라프는 똬리를 틀더니 그 속에 얼굴을 쏙 숨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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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버섯이 말랑이 싫다고 하는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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