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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용쨔 안놔는 부끄럼쟁이얏 6앱에서 작성

ㅇㅇ(223.33) 2019.12.31 23:58:24
조회 295 추천 19 댓글 8




나무들이 해도 가리고 있지, 정령들은 재밌지, 시간이 얼마나 흐른지 모르고 정령들과 함께 떠들고 있을거야. 엘사는 차가운 마력을 신기해 하는 나무 정령들을 위해 작은 눈사람 하나를 만들어주었어. 눈앞에 보이는 수십개의 하얀빛들은 작은 눈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어. 앉아있는 창조주의 허리 뒤에 몸을 숨길거야.

"무서워하지마. 착한 정령들이야."

작은 눈사람은 창조주의 말에 용기를 내볼거야. 그러나 실체화 된 차가운 마력을 구경하겠다며 우루루 몰려오는 빛에 놀라 제자리에서 폴짝 뛰더니 발빠르게 도망가겠지. 정령들은 하얀것이 도망간다며 까르르 웃으며 뒤를 쫓았어.


용사님은 똑똑하게도 차가운 마력으로 만들어진 그릇 안에 뜨거운 샘물을 담아서 작은버섯이 즐길 수 있는 작은 욕조를 만들었어. 샘물은 버섯전골이 될 만큼 뜨겁긴 해도 작은버섯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청정수였어.


엘사의 차가운 마력은 뜨거운 샘물에 스며들어 물의 온도를 식혔지만 작은버섯의 물놀이를 위해 완전히 녹아내리지 않았어. 엘사가 없었으면 저런 물놀이는 생각지도 못했을거야. 엘사와 함께하면 놀라운 일이 연속이야.


작은 눈사람을 이용해서 정령들도 저 멀리 보냈겠다, 엘사는 드디어 용사님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 근데 용사님이 아까부터 눈을 안 마주치려 해. 오른손으로 올라프를 살짝 감싸 쥔 엘사는 왼손으로는 안나의 어깨를 톡톡 건드렸어.

"안나. 부끄러웠어?"

엘사는 독심술 없이도 이제 어느정도 용사님의 패턴을 알고 있었어. 역시 부끄러운게 맞나봐. 뽀뽀 받는건 익숙해져도 하는 건 아직 부끄러움을 타는 초보단계 였던 거였지.

"뽀뽀는 부끄러운게 아니라 기분 좋은거야."
"엘사는 기분 좋아? 나랑... 할 때마다?"
"안나가 해주면 더 좋아."

대화를 듣자하니 엘사의 손가락 틈으로 나온 올라프는 새로운 호기심이 생겼어. 엘사가 애정행각을 인간에게 하는것도 놀라운데, 인간이 엘사에게 애정행각을 한대. 근데 이 인간한테 받는게 더 기분이 좋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물음이 올라프의 머리 위로 떠올라.

"올라프. 안나는 누구보다 날 생각해줘. 안나가 뽀뽀해주면 기분 좋은 것도 그 때문이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온 미끈매끈 몸을 느낀 엘사가 올라프를 보며 얘기했어. 용사님의 발갛게 되는 얼굴도 신경 안 쓰고. 올라프는 엘사와 마찬가지로 생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 단지 언어상의 소통만 불가할 뿐이야. 엘사는 진심이었지. 엘사는 제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올라프에게 엘사는 항상 같이 있고 싶은 하나뿐인 소중한 친구이긴 했지만, 엘사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건 아니었어. 이미 정식적인 첫만남 때 용사님을 뚫어져라 보고 검증까지 마친 상태야. 엘사를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만난 인간이 아닌, 순수하게 엘사와 가까워져 있던 인간이었지.

"안나도 널 좋아해. 너도 안나한테 상냥하게 대해줄래?"

올라프는 눈을 한번 느리게 껌뻑였어. 스르륵- 손가락 사이에서 완전히 나오더니 바닥으로 내려와. 안나의 옆으로 가겠지. 혹시 날 다시 받아주려나? 안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어. 결과는 실패야. 올라프가 다시 무는 시늉을 했거든.


접촉은 허락하지 않았다만 안나의 팔을 타고 어깨 위로는 올라가고 싶은지 폴짝 뛰어서 팔목에 안착하고 스르르 올라갔어. 곧 어깨에 도착해서 얌전하게 있는거야. 엘사는 안나에게 가까이 있으려는 올라프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한번 쓸어주었어.

"올라프. 안나랑 뽀뽀하는 거 방해하면 안 돼."

그렇게 스을쩍 안나의 옆에 가까이 앉은 엘사는 긴장한 용사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어. 아무도 없다고 바로 또 하려는거야? 가까워지는 얼굴에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뻣뻣해져. 뒤로 가는 건 불가능하니, 눈이 꽉 감겨지겠지.


하지만 촉감은 느껴지지 않았어. 응? 한쪽눈을 뜨니 바로 코앞에 있는거야. 그늘이 져서 하얀 얼굴이 거무스름하게 보였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짐작은 가. 내가 다가왔으니 네가 하라는 뜻인거지.


그래, 아무도 없으니 지금 하는게 낫겠지. 라며 또 별 수 없이 시나리오대로 해버리는거야. 눈가가 주름지게 눈을 꽉 감고 촉. 드디어 입술에 해냈어.


용사님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코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 얼굴은 물론, 제 얼굴을 감싸는 하얀 손이 입술 뽀뽀 한번으로는 부족하다고 시위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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