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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안놔와 화꾼한 종이뭉치 5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0.01.07 19:04:25
조회 277 추천 18 댓글 5


결국 피를 보고말았어. 세게 깨문 건 아닌지 핏방울만 몇 개 맺혀있었어. 적당히 그늘진 나무 하나 아래에 가서 가방과 검을 내려놓은 안나는 가방을 뒤져서 붕대와 지혈 포션을 꺼냈어. 가방은 나무에 기대여져.


엘사를 위해 공격을 하긴 했지만 약한 생물체라 봐줬어. 중독 걱정은 당장 하지않아도 되겠다만, 혹시 모르니 마을에 도착하면 해독포션 하나 사서 마셔야겠지. 엘사는 울상이 됐어. 올라프가 기어코 바닷속에서 나온 이후로 처음 안나를 공격했어.

"올라프가 오, 오해해서 그런거니까! 난 괜찮아."
"올라프. 당장 사과해!"

안나는 지혈 포션을 조금 바르고 붕대로 빠르게 손가락을 감았어. 더 이상 피 안 나와. 보여줘도 엘사는 올라프만 혼내고 있어. 꼭 사고치고 툴툴거리는 어린이를 닮았어. 안나는 올라프가 더 이상 주눅들지 않게 엘사를 말릴거야.


작은버섯은 당장 뱀꼬기에게 파트너를 깨문 죄를 묻고 싶었지만, 혼나고 있는 올라프의 눈빛이 태양처럼 이글이글 타올라서 저만치 멀리 떨어져 노려보기만 하겠지.


쉬익! 올라프는 사과하라는 엘사의 말에 반항하면서 성질을 냈어. 어떻게 몸을 부딪치자는 인간이랑 같이 있나며. 나쁜 인간과 당장 헤어지라고 엘사에게 말했지.

"안나가 나랑 몸 부딪치는 게 어때서! 올라프는 몰라. 안나가 얼마나 날 사랑해주는지!"

아니, 몸을 부딪치는게 아니라... 끄응. 단어 선정의 잘못된 예시였지. 엘사가 몸 부딪치자는 나쁜인간?의 편을 들어주자 올라프는 사납게 맞받아쳤어. 그래봤자 뱀 입에서 바람 내뿜는 소리와 비슷했지만, 어쩐지 말을 하고있는 것처럼 들려.

"나빠! 안나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엘사는 계속 올라프에게 실망감을 드러냈어. 망했어. 반지가 계속 짙은 남색이야. 올라프는 완전히 용사님에게 등을 돌렸나봐. 다음에 인어를 만나면 올라프를 바다에 데려가겠다고 할거야. 나 때문에 소중한 친구와 생이별이라니. 이런 이유로 갑자기 강제로 작은버섯과 엘사랑 헤어진다면? 제 입장으로 생각하니 용사님은 괴로워졌어.


거듭된 오해로 올라프는 용사님을 엘사 괴롭히는 사람으로 인식해버렸어. 화끈한 책의 존재를 숨기자며 올라프를 나쁘게 몰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야. 하지만 들키면 이상한 사람 그 이상이 돼버려. 용사님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게 됐어.


이까짓 책 진즉 갖다버렸다면 이런 사건도 일어나지도, 고민할 필요도 없었겠지. 세탁소에서 나와서 숙소 들어가기 전에 처분했으면 됐잖아? 왜 그 생각은 못하고 가방에 넣어둔 걸까. 현명하지 못 했던 과거의 스스로가 절망스러워.


시끌벅적한 상황 속에서 작은버섯은 허기를 느꼈어. 말랑생물체의 원초적인 본능이었지. 아까 치료도구를 꺼낼 때 육포 냄새를 맡았거든. 뒤지다 보면 분명 나올거야.


뿌쨕. 가방 위로 올라간 작은버섯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자잘한 물건 사이에서 맛있는 육포를 찾아낼거야. 잘 정리해놓은 가방 속을 헤집고 다니는데, 가방은 기우뚱- 옆으로 쓰러지면서 물건들을 막 내뱉어.

"아이쿠!"

맨 위에 있던 모포가 튕겨나오듯 가방에서 떨어지고 자잘한 물건들이 나오겠지. 작은버섯의 목소리에 모두 가방에 시선이 집중됐어. 올라프는 정말 빠르게 가방으로 기어갔어.


작은버섯은 육포와 함께 가방속에서 쫓겨났어. 가방은 계속 들썩거리고 있었지. 엘사는 얼굴을 잡으며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용사님을 제치고 가방으로 갔어.


"올라프?" 가방을 거꾸로 뒤집으면 책 한 권과 그 책을 물어뜯고 있는 올라프가 같이 떨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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