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문이 열리자 방문자를 환영한다는 작은 종소리가 들렸어. 잡다한 것들이 많이 있는 상점이야. 도구와 각종포션들이 가지런히 널려있었어. 인어가 주지 않았다면 당장 필요했을 해독포션도 포션 진열장에 있었어.
"유후- 각종 물건 세일 중이에요-"
그 소리에 계산대로 시선이 갔어. 초록색 모자를 쓴 덩치 큰 아저씨가 계산대에 끼어져있는 것처럼 보였어. 어깨와 팔이 전부 근육으로 돼있었지만 깜찍하게 보이려 두꺼운 두 손가락을 모으고, 친절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미소를 띠고 있었지.
"엄...필요한 물건은 없고 하룻밤 묵으려고 하는데요."
"방은 없지만 바깥에서 따뜻하게 잘 수 있게 침낭을 대여해주고 있답니다. 비용을 좀 더 내면 텐트까지 지어줘요!"
그럼 그렇지. 이런 곳에서 숙박할 수 있는 방이 있을리가. 엘사는 실망해서 팔자눈썹이 됐어. 하지만 침낭은 빌려서 잘 수 있겠다. 엘사의 실망한 얼굴을 본 안나가 두 손을 잡아줬어.
"오늘은 여기서 침낭 빌려서 자고 내일 일찍 떠나서 마을에 가자. 혹시 먹을것도 있나요?"
"물론 있죠! 돼지, 소, 도마뱀구이, 미트볼도시락 등이 구비돼 있습니다. 혹시 고기가 원치 않으신다면, 오로지 채소와 풀과 꽃으로 된 도시락도 있답니다!"
우웩. 고기를 좋아하는 육식 작은버섯은 채소와 풀꽃으로 만든 도시락 소리를 듣고 두꺼운 혀를 내보였어. 정말 귀여운 반려동물이네요! 립서비스에 발끈한 작은버섯은 재빨리 입을 틀어막은 용사님 덕에 조용해졌어.
"으음..? 혹시 두 분 사귀는 사이?"
"사귀는 사이요?"
"커플은 사우나가 반값인데 한번 사용해보지 않으실래요?"
역시 상인은 눈치가 빨라야 해. 가게 들어온 뒤로 손을 쭈욱 잡고있던 걸 눈 여겨보고 이곳 상점에만 있는 특별한 시설을 소개하는거야. 바로 사우나였지! 용사님은 그런거 필요 없다고 얘기했지만 엘사는 사우나가 뭔지 잘 몰라. 뿌연 연기로 가득찬 방이 신기한지 문으로 다가가보겠지.
"손님. 제가 웬만해서는 이런 물건은 잘 안 내놓는데, 두 분이 너무 잘 어울려 보여서 소개 해주는 거예요."
엘사가 작은 생명체들과 사우나를 구경간 사이에, 혼자 남은 용사님 공략을 시작한건지 덩치 큰 상인은 계산대 밑을 뒤적거리다가 분홍색 액체가 든 작은 병 하나랑 골무를 꺼냈어. 골무 같은데 손가락 마디까지 덮을 길이야. 이게 뭐예요? 안나가 물었어.
"순진한 얼굴 하지 마시고 들어봐요, 손님. 이건 남쪽 바다동굴, 특히나 깨끗한 곳에서만 서식한다는 바다슬라임에게서 추출해서 제조한 젤인데, 혹시나 잘 안 느끼는 몸이라면 이걸 한번 써보시라고..."
"어... 어, 어떨 때 쓴다고요?"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니었어요?"
"아니에요! 절대!"
무슨 소릴 하는거야! 기겁하면서 얘기하니 뻘쭘해진건지 덩치 큰 상인은 그것을 큰 손가락으로 계산대 안쪽으로 숨겼어. 입버릇 나쁜 성녀도 그렇고 왜 엘사랑 내 사이를 그렇고 그런사이로 보는거야! 안나는 제자리에서 폴짝거릴거야.
"안나. 여기 깨끗해보여."
"물론이고 말고요, 손님! 저희는 항상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서 청결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비용만 먼저 지불 하신다면 마음껏 즐기실 수 있어요!"
"작은버섯이랑 올라프도 좋아했어."
"흐, 흠! 손님? 죄송하지만, 청결유지를 위해 반려동물은 사우나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요."
"작은버섯이랑 올라프는 친구야."
"보통 반려동물을 친구 혹은 가족이라고도 부르지요, 그래도 안돼요! 혹시 몰라요? 저 귀여운 버섯이 버섯찜이 될지!"
상인은 작은 버섯을 가리키면서 얘기했어. 버쩟찜?! 작은버섯은 모욕에 불쾌했지만,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야. 뜨거운 증기에 오래있으면 버섯찜이 돼버리겠지.
적은 비용으로 사우나라니. 짤랑- 금액이 정확한지 금화 몇개를 손바닥에 굴린 상인은 만족한 얼굴로 큰 수건이든 바구니 하나를 내어주었어.
"좋은 시간 되십시오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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