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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꿀꾸리 무리들 5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38) 2020.01.19 16:48:23
조회 148 추천 14 댓글 3




작은 눈사람이 평화적으로 내쫓은 줄 알았던 등뿔멧돼지가 동료들을 더 데려와서 안나 일행을 따라왔어. 히익! 그것들을 상대할 무기가 없는 용사님은 등뿔멧돼지 떼를 보고 기겁을 하겠지.


고약한 성격의 등뿔멧돼지들은 언덕에서 우르르 내려왔어. 거의 스무마리 정도 돼보여. 용사님 몸보다 더 큰데다가 몸통박치기를 하면 날카롭게 등뿔에 찔릴거야. 도망치자! 안나는 작은 눈사람과 엘사를 잡고 빠르게 언덕 아래로 내려갔어.


마을이 몬스터 습격을 피할 가장 안전한 장소겠지만, 저 정도 수의 멧돼지를 마을로 유인했다간 온통 쑥대밭이 돼버릴거야. 마을까지 아직 멀기도 하고, 도망은 쳐야하고, 용사님은 마을 대신 길 옆에 난 풀숲으로 들어가는 걸 택했어. 허리 높이까지 자란 풀이지만, 어느정도 피해서 도망칠 수 있을거야.


용사님 일행을 따라 풀숲으로 들어온 멧돼지들은 시야를 가리는 풀을 머리로 헤치면서 앞으로 나아갈거야. 그래도 시야가 차단됐는지 언덕을 내려온 속도에 비해 현저히 느려. 작은 눈사람은 심각한 상황에도 안나가 좋은지, 안나의 품에서 활짝 웃고 있었어.


풀숲을 나온 안나 일행은 큰 바위가 듬성듬성 박혀있는 강을 발견했어. 물 속으로 들어가면 냄새를 지워서 따돌릴 수 있을거라고 했어. 먼저 강에 뛰어들어서 수위를 확인한 용사님은 엘사가 물 속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었어.


가슴팍까지 차오른 물에 용사님은 작은 눈사람을 머리 위로 올렸어. 강과 지면 경계에 있는 큰 바위 뒤로 몸을 숨겼어. 크엉- 컹- 큰 콧구멍이 풀숲 바깥으로 나와서 거칠게 숨을 들이마셔. 맛있는 냄새를 찾는데 제격인 콧구멍이 지금은 자신들을 괴롭힌 사람을 수색하는데 쓰이고 있어.


수다스러운 작은버섯도 심각성을 아는지 엘쨔의 어깨 위에서 가만히 있었어. 올라프는 왜 멍청한 돼지들에게서 도망쳐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나봐. 인간은 한입 거리도 안 되는 고깃덩어리들을 무서워한다고 코웃음을 치겠지.


맞설 생각이 있었다면 엘사의 힘을 믿고 맞섰겠지만, 안나는 되도록 엘사의 손에 피를 묻히게 하고 싶지 않았어. 나쁜것과 싸우는 건 용사의 몫이기도 하고, 혹시나 누군가가 엘사의 등뿔멧돼지 학살 장면을 목격한다면 곤란하기도 했거든.


강가에 남은 냄새에 코를 바닥에 처박고 킁킁거릴거야. 강에 뛰어들었다는 생각은 못 하고 있는 것 같아. 뛰어난 후각만큼 지능이 높지 않은 탓이겠지. 휴우- 안나는 이제서야 숨을 돌릴 수 있을 거 같았어. 저러다가 곧 갈거야.


그러나 멧돼지는 용사님 생각과 다르게 포기하지 않았어. 떠날 생각이 없어보였지. 성격은 괴팍하지만 단순해서 왜 풀숲을 지나서 강에 왔는지 이곳에서 뭘 찾고있었는지 까먹고 단체로 엎드려서 휴식모드로 돌입했어.


얼마 동안을 기다린걸까, 해가 서쪽으로 조금 기울어졌어. 다행히 강물은 그닥 차갑지 않아서 버틸 수 있지만 이대로 가면 해가 지기 전에 마을에 들어갈 수가 없었어. 고개를 빼꼼 내밀어. 작은 눈사람도 용사님을 따라 빼꼼거렸어. 모두 덩치큰 몸을 비스듬히 눕혀서 얇은 꼬리로 파리를 내쫓으며 자고있어.


엘사는 어깨 위에서 꼬리로 탁탁 소리를 내는 올라프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어. 오랜 의미없는 기다림에 반항심이 많아진 왜 조용히 해야 하냐고 엘사에게 투덜거렸어. 말을 하진 않았지만 엘사는 올라프의 눈빛으로 심통난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

"안나가 저 돼지들이 가기 전까지는 여기 있어야 한댔어."

엘사는 어벙한 용사 말만 들어. 고개를 홱 돌린 올라프는 혼자 스르르 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어. 어디로 도망가려는 건지, 엘사가 물 속에 손을 넣고 휘젓다가 느낌이 와서 딱 잡으니, 그대로 잡혀나와.


올라프는 그럼에도 엘사의 손아귀를 미끈매끈몸을 이용해서 빠져나갔어. 올라프가 토라져버렸나봐. 안나에게 올라프가 사라졌다고 말했어. 끄응, 찾으러 가고 싶어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걸, 조금만 첨벙거려도 멧돼지들에게 들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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